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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관련)

신월성1호기 핵반응로에서 쇠뭉치 발견 충격

신월성1호기 핵반응로에서 쇠뭉치 발견 충격

열전달 완충판 없이 재가동 안 돼!

 

 

6차 계획예방정비 중인 신월성1호기 핵반응로에서 쇠뭉치가 발견됐다. 간혹 증기발생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 사건은 있었으나, 핵반응로에서 쇠뭉치가 발견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반응로에서 발견된 쇠뭉치는 길이 29cm, 직경 6cm로 매우 크다.

 

증기발생기 이물질 발견은 한빛4호기의 망치 발견(2017), 신고리4호기의 볼트 발견(2020) 등이 있다. 이번 신월성1호기 핵반응로에서 발견된 쇠뭉치는 이전에 다른 발전소에서 발견된 망치와 볼트의 길이가 각 10cm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크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쇠뭉치가 핵반응로 하단에 끼어 있던 시점을 제3차 계획예방정비 이후로 추정하고 있다. 추정이 옳다면 최장 3년 넘게 쇠뭉치가 핵반응로에 끼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매우 놀라운 일이다. 어떻게 이런 사실을 모르고 가동해 왔을까?

 

 

이물질감시시스템 작동 안 했거나

알고도 정비 시점까지 은폐했거나

 

 

핵반응로에는 이물질감지시스템인 LPMS(Loose Part Monitoring System)가 작동하고 있다. 이물질이 감지되면 핵반응로를 멈추고 제거해야 한다. 금속성 이물질에 의해 핵연료가 손상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이 29cm 쇠뭉치의 뒤늦은 발견은 더욱 의문을 자아낸다. 이물질감지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거나, 이미 발견한 쇠뭉치를 계획예방정비 기간까지 기다렸다가 제거했을 수도 있다. 만일 LPMS가 작동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심각하고, 후자라면 사건 은폐에 해당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엄정히 조사해서 사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한빛4호기의 망치는 작업자가 실수로 증기발생기에 놓고 온 것이다. 그렇다면 신월성1호기의 육중한 쇠뭉치는 어디에서 왔을까? 놀랍게도 RCS(핵반응로 냉각재 계통) 배관에서 이탈된 쇠뭉치가 핵반응로에 흘러 들어갔다. RCS 배관은 핵반응로와 증기발생기 사이를 연결하는 1차 계통 냉각재 배관을 일컫는다. 쇠뭉치의 정식 명칭은 열전달 완충판이다.

 

 

신월성 1호기의 열전달 완충판이 떨어져 RCS배관(저온관)을 타고 핵반응로 하단으로 유입되었다. (그림=경주환경운동연합)

 

RCS 배관은 크게 고온관과 저온관으로 나뉜다. 고온관은 핵반응로에서 나온 물(냉각재)이 증기발생기로 들어가는 배관이고, 저온관은 증기발생기에서 나온 물(냉각재)이 다시 핵반응로로 들어가는 배관이다. 또 저온관에는 물(냉각재)을 보충하는 충전관이 연결되어 있다. 핵반응로에 냉각재가 부족하면 충전관이 물을 보충한다.

 

쇠뭉치, 열전달 완충판은 바로 저온관과 충전관의 연결 부위에 설치된 안전판이다. 저온관의 물 온도는 295에 달한다. 고온관과 비교해서 저온관이지 결코 저온이 아니다. 차가운 물이 충전관을 통해 295의 저온관으로 유입되면 두 배관의 연결 부위는 엄청난 온도 차이로 열충격을 받아 파손될 수 있다. 그러므로 열충격을 낮추기 위해서 배관 안쪽에 열전달 완충판을 덧댄 것이다.

 

쇠뭉치 사건을 요약하면, 핵반응로와 증기발생기를 연결하는 RCS 배관 중 저온관과 충전관 연결부위에 덧댄 열전달 완충판이 떨어져 핵반응로에 끼인 것이다. 그리고 이물질감지시스템(LPMS)이 감지 못했거나, 또는 감지했음에도 계획예방정비 때까지 은폐한 것이다.

 

 

배관 파손되면 중대사고로 이어질 가능성

한수원, 열전달 완충판 없이 재가동 예정

 

 

그런데 더 중대한 문제가 있다. 한수원은 계획예방정비가 끝나면 열전달 완충판없이 신월성1호기를 가동할 계획이다. ‘열전달 완충판이 없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핵반응로의 냉각재가 상실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충전관을 통해 냉각수를 주입해야 한다. 그때 열충격으로 배관이 파손되면 후쿠시마와 같은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안전을 위해서 설치한 열전달 완충판을 빼고 가동하겠다는 발상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열전달 완충판을 다시 설치하려면 RCS 배관 일부를 절단하는 등 큰 공사가 필요하다. 신월성1호기 가동을 장기간 못할 수도 있다.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안전을 뒷전으로 미루면 안 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열전달 완충판재설치를 지시해야 한다.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탈핵신문 2021년 7월(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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