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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관련)

한수원, 배관 누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 첫 시사

 

∥월성핵발전소 방사능 누출 조사

 

한수원, 배관 누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 첫 시사

조사단, 부지 곳곳 굴착하여 배관 파손 지점 조사

 

 

올해 초 월성핵발전소 부지의 지하수 여러 곳에서 고농도 삼중수소가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널리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과 국민의 걱정이 많았다. 이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30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발족했다.

 

한수원은 그동안 발전소 부지의 삼중수소 검출 원인을 빗물 탓으로 돌렸다. 핵발전소 굴뚝을 통해 정상 배출된 기체 상태의 삼중수소가 빗물에 씻겨 지하수로 유입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조사 착수 1개월 만에 한수원의 입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조사단이 56일 제출 받은 한수원 자료는, WS-2 관측정에서 리터당 28200베크렐(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원인을 배출된 기체 중 삼중수소가 강우에 씻겨서 지하로 유입된 경우와 인근 계통수 배관 누설에 의한 영향을 주된 영향으로 판단으로 밝히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인근 계통수배관 누설에 의한 영향이다. , WS-2 관측공 주변을 지나는 땅속의 배관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누설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사회는 지하 구조물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누설됐을 가능성을 줄곧 제기했다. 한수원은 오염수 누설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조사가 착착 진행되면서 서서히 입장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탈핵신문은 지난 호의 <매일 425리터씩 18개월간 의문의 지하수 펌핑> 기사에서 조사단이 421일 실시한 WS-2 관측정 부근의 매설 배관 굴착 조사를 상세하게 전한 바 있다. 그로부터 1개월 후인 524일부터 27일까지 4일 동안 조사단은 대대적인 매설 배관 굴착을 실행했다.

 

조사단이 월성 1~4호기 매설배관 주변을 굴착하는 장면 (사진=경주환경운동연합)

 

조사단은 포크레인을 동원해 월성핵발전소 부지 11곳을 굴착했다. 그림에서 빨간색으로 표기된 지점이 모두 굴착 조사를 한 곳이다. 이번 굴착 조사는 한수원이 제출한 매설 배관 보수 이력에 근거해서 진행했다. 자료에 따르면 월성 3·4호기 매설 배관에서 부식에 의한 핀홀”, “접합부 손상등이 발생해 모두 18차례 부분 용접 또는 배관을 교체했다. 조사단은 문제가 발생한 매설 배관의 방사능 오염수 누출 확인에 들어간 것이다.

 

조사단의 굴착 조사는 쉽지만은 않았다. 한수원의 협조 없이는 굴착이 어렵기 때문이다. 월성핵발전소 본부장이 굴착을 약속해도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현장 책임자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일이 다반사여서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다. 조사단은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다그치면서 굴착을 해나갔다.

 

월성핵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조사 조사단은 한수원이 제출한 매설 배관 보수 이력에 근거해 11곳(붉게 표시)을 굴착했다. (자료=경주환경운동연합)

 

지표에서 1m~2m 아래에 있는 배관이 드러났다. 조사단은 비파괴 장비를 설치해 배관 상태를 탐지했다. 이후 핵종 분석에 사용할 배관 침전물 시료 6, 노후 배관 시편 2, 토양 시료 26개를 확보했다. 배관 조사를 이끄는 조윤호 교수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절차에 따른 매설 배관 검사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미국의 안전 매뉴얼 준용하고 있으나, 핵발전소 운영에 불리한 매뉴얼은 적용하지 않는 현실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조사단은 매설 배관의 굴착 외에도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SFB)의 냉각수 배관을 검사하고 표면 손상 부위를 발견해 한수원에 통보했다. 또한, 월성 3호기의 터빈 건물 배수로에 들어가 리터당 713,000베크렐(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배관에 내시경 장비를 투입해 건전성을 육안 검사했다. 아울러 조사단은 5314차 회의를 개최해 조사계획을 확정했다. 조사계획은 다음 기사에서 다룰 예정이다.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탈핵신문 2021년 6월(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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