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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관련)

월성핵발전소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 확인

지난 호 탈핵신문의 월성1호기가 새고 있다단독보도 이후에 각종 언론에서 후속 보도를 하면서 시민들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는 기자회견, 성명서, 논평을 연이어 발표하며 관련 당국에 월성핵발전소 방사능 오염 민관합동조사위원회구성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경주탈핵시민공동행동은 12일 오전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이 참여하는 방사능 오염조사 민관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13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 2,3,4호기 가동 중단과 사용후핵연료 수조 등의 방수를 위해 에폭시 라이너를 스텐레스 재질로 교체할 것 및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사진=탈핵신문)


월성핵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이 공개된 과정을 되짚어보면 2012년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SFB)의 차수막 파손 => 한수원은 2018년 뒤늦게 차수막 파손을 확인하고 규제기관에 보고, 파손된 차수막은 20201월까지 복구 계획 마련 => 20196월부터 지하수 감시 프로그램을 수립해 방사능 유출 조사 => 한수원은 지하수 조사를 바탕으로 20206[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이하 보고서) 작성 => 시민사회가 보고서 입수하고 12월에 민관조사위원회 구성 요구 보도자료 배포, 한수원은 파손된 차수막 복구 종료를 20216월로 연기한 상황이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액체폐기물 저장탱크 등

노후에 따른 방사능 유출 추정


[그림] 월성핵발전소 1,2,3,4호기 주변 27곳 삼중수소 검출 수치

△ 그림 출처: 경주환경운동연합


한국수력원자력이 작성한 문건을 보면 월성핵발전소 부지가 광범위하게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어서 주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월성핵발전소 부지에 설치된 27곳의 지하수 관측 우물에서 모두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높게 나왔다특히핵발전소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부지경계 우물에서 리터당 최대 1320베크렐(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되었고나아리 마을에서 가장 인접한 부지경계 우물도 470베크렐(Bq/L)의 삼중수소가 나왔다월성핵발전소 부지 전체가 삼중수소에 오염되어 있다.


월성 3호기의 경우 터빈 건물 배수로 2곳에서 최대 713천 베크렐(Bq/L)의 고농도 삼중수소가 나왔다. 또한, 3호기를 둘러싸고 배치된 관측 우물에서 1950베크렐(Bq/L), 3800베크렐(Bq/L), 1140베크렐(Bq/L), 3770베크렐(Bq/L)의 삼중수소가 나왔다. 3호기의 어느 지점에서 삼중수소가 지속적으로 새어나와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오염의 주범으로 방사능 오염수를 보관하고 있는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이 거론되고 있다. 콘크리트는 방수 기능이 없고 오히려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지난 20~30년간 월성핵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SFB)이 방사능 오염수를 스폰지처럼 흡수해서 외부로 유출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한수원은 콘크리트 벽체에 에폭시로 방수처리를 하고 주기적으로 정비를 한다고 하지만 매우 취약해 보인다. 중수로형을 제외한 다른 핵발전소의 경우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콘크리트 안쪽이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다. 월성 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집수정에서 최대 53만 베크렐(Bq/L)의 삼중수소와 감마핵종이 지속적으로 검출된 것도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SFB)의 누수를 짐작케 한다.


더욱 우려되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폐수지 저장탱크’(SRT). 지하에 설치된 폐수지 저장탱크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보다 삼중수소 농도가 100배 높게 나타난다. 이곳은 삼중수소가 리터당 최대 324백만 베크렐(Bq/L)이다. 4호기 폐수지 저장탱크에 인접한 관측 우물에서 2300베크렐(Bq/L)의 삼중수소가 나온 것도 눈여겨 봐야 한다. 주변의 관측 우물보다 몇 배 높은 농도이기 때문이다. 폐수지 저장탱크의 누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 시급


월성핵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오염에 대해 원자력 전문가 단체인 원자력 안전과 미래110일 성명서에서 2016912일 경주지진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지진 충격으로 지하구조물들이 변형, 균열 등이 발생될 수 있다고 추정되나 이에 대한 충분한 조사자료가 공개되고 있지 않습니다라면서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에 스테인리스 강판을 덧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 보더라도 월성핵발전소 부지는 광범위하게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으며 인근 마을과 바다로 오염수를 계속 배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확한 오염 실태, 오염 원인, 지하수 유동 등 환경영향을 밝히기 위한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이 시급해 보인다. 더이상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에만 맡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탈핵신문 2021년 1월(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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