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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탈핵현장] ‘비움’ 실천으로 자본주의의 욕망 거부

탈핵신문은 10월호부터 탈핵현장을 찾아가 활동을 소개하거나, 탈핵 활동가가 기고한 탈핵 활동을 소개합니다. 이번 달은 전국탈핵비움실천단 활동을 하는 청명 통신원의 글을 싣습니다.



탈핵현장 


 ‘비움’ 실천으로 자본주의의 욕망 거부

"냉장고·세탁기 없애고 옷 두 벌로 산다" 



나의살던 고향은 꽃피는산골, 복숭아곷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동네, 그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비우기로 했다. 그 시작은 계절별 옷 두 벌로 살기였다. 그런데 왜 두벌일까? 한 벌은 빨아야 하기 때문이다. 옷을 두 벌로 남기니 세탁기도 점점 할 일을 잃어 필요한 이웃에게 주었다. 그리고 지난 가을부터 겨울, , 여름을 냉장고 없이 살고 있다. 음식이 상할까 걱정했으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그때그때 요리를 하고, 시장을 자주 가고, 텃밭 농사를 지어 먹으니 달리 보관하거나 저장을 해놓지 않아도 되었다


   냉장고를 없는 찬장


 

   △ 계절별 옷 두별만 가지고 살기



 

      △ 조리기구와 그릇도 최소화하고 수납공간을 비웠다.


 

        △ 옷을 계절별로 두 벌씩만 남기고 옷장을 비웠다. 




비움은 계속 되었다. 지리산 산내에는 지구를 살리고 단순 소박한 삶을 실천하는 형민고돌빼기가 산다. 그에게 미니태양광과 미니전등을 받았다. 미니태양광에 충전한 보조배터리를 미니전등에 연결하여 화장실 이용, 부엌에서 식사 준비하고 먹기, 탈핵신문 읽기에 사용하였다. 1시간 30분이면 보조배터리는 수명을 다한다. 불은 점점 희미해진다. 불이 꺼지면 잔다


내가 탈핵운동에 관심을 높인 계기는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진행되었던 탈핵희망 국토 도보 순례에 참여하면서다. 걷고 또 걸으며 탈핵의 당위성을 알리고자 순례자들과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시민들에게 탈핵을 알리는 깃발과 몸자보를 보이며 선전물을 나누어 주었다. 호응과 냉대의 경험이 힘이 되기도, 한계를 느끼기도 하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이 핵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대안실천을 모색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삶과 직결되는 핵 문제는 각자 생활의 변화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핵발전의 존재는 우리네 삶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 사람과 지구생태를 폭삭 망하게 할 만큼 위험한 핵발전을 지속해야 할까.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사람들은 전기를 소비해야 할까. 이는 과다 생산과 소비를 부추기는 지금의 사회경제 시스템과 이미 물질주의에 적응된 안타까운 현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탈핵운동은 선전 위주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생활운동(비움)으로도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탈핵운동과 비움실천을 하면서 나름의 정의를 만들어 보았다. “탈핵비움실천은 생태와 에너지문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탈핵과 비움실천이라는 연동의 대안 생활운동이다. 이는 핵의 위험과 폐해에서 벗어나고자 불편할 수도 있지만, 과도한 물질적 소비를 줄임으로써 보다 나은 자신과 사회를 지향하는 생활운동이자 모든 생명체의 평화를 위한 생명운동이다.”

 

탈핵을 생활운동으로 접근

11비움 실천

 

탈핵비움실천의 의미를 더하여 정리하자면 생산과 소비, 특히 경제활동에서의 소비를 줄여 핵발전을 줄이거나 멈추게 하는 저항운동이자, 권력 부리지 않기 운동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또한, 이윤추구에 혈안이 된 자본과 편리라는 이유로 생태의 지속성을 망각하는 물질주의 사회 벗어나기다. 이렇게 보면 탈핵비움실천은 건강한 사회 만들기 운동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사람은 핵발전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편리와 대안부재라는 이유로 탈핵을 외면하는 실정이다. 그러니 어떡해야 할까!


하여 후쿠시마 8주기 추모행사에 다녀오고 난 후 2019310일의 제안문을 시작으로, 지인들의 비움실천 사례를 카톡이나 문자메시지에 담아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제안문의 내용은 적게 소유하고 소박한 자유인이 되자, 탈핵을 생활운동으로 접근하자였다. 11비움을 실천하자고 했다. 에너지와 환경문제는 사회적으로 항상 이슈화되는 문제이지만 정작 자신을 돌아보면 실천과는 괴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많은 분께서 실천과 함께 공유하는 열정을 보였다. 사례를 통해서 서로가 경험적인 도움이 되곤 한다.


하동에 사는 ㄱ 씨는 시장 볼 때 비닐에 안 담고 통을 가져가서 받거나, 포장된 상품 외에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비닐 제로를 실천하고 있다. 오송에 사는 ㄴ 씨는 꽂혀있는 플러그 뽑기, 세수를 대야에 물 받아 쓰고 헹군 물 남겼다가 손발 씻기나 걸레 빨기를 실천하며 가족에게도 권하고 있다. 진해에 사는 ㄷ 씨는 핵발전소를 걱정하는 엄마를 생각하며 딸 2G폰 고집, 서울에 사는 ㄹ 씨는 행사 때 자신의 수저와 스테인리스 빨대 들고 다니기, 밀양에 사는 ㅁ 씨는 시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며 해진 양말을 꿰매서 신는다. 청주에 사는 ㅂ 씨는 가지고 있는 물건 100개 넘지 않기, 이 외에도 대전, 광주, 구례, 장성, 군산, 광혜원, 수원, 부산 등지에서 탈핵비움을 실천하는 이들은 주방에서 일회용 비닐장갑을 추방하거나, 찢어진 고무장갑을 이용하여 고무줄 만들어 사용하기, 종이컵 사용하지 않기 등을 실천하며 아이들과 핵발전소의 위험을 이야기 나누기도 한다.

 

왜 비워야 할까?

풍요로운 사회 넘치는 쓰레기

 

그렇다면 왜 비워야 할까? 생명체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바로 과잉소비 때문이다. 과잉소비는 몸을 병들게 하고, 정신을 피폐화시킨다. 웬만한 가정마다 2대씩이나 있는 냉장고와 대부분 보유한 자가용은 지금 자신과 사회, 그리고 자연을 병들게 하고 있다. 나는 얼마만큼 물질의 풍요를 경험하고 있을까? 풍요로운 사회는 쓰레기의 풍요를 의미한다. 식당마다 집집마다 넘쳐나는 음식쓰레기, 해지지도 않았는데 버려지는 옷과 가방, 집집마다 아이를 위해 샀던 책들은 폐지로, 유행 지나 바꾸어 버리는 그릇들... 이들은 생산과정과 폐기 과정에 생태계를 위협하고, 생태계의 위기는 우리를 위협한다.


극복의 실마리는 무엇일까. 개인의 차원에서는 무엇보다도 물질적 삶에 대한 성찰이 필수적인 것 같다. 소비에 대한 생각들. 자신의 소비가 어떠한지를. 더하여 자신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성찰해야 한다. 일례로 비움실천에 함께하시는 분 중에 물품을 살 때 꼭 필요한가를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분들도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이전의 행태로 돌아가기도 하여 난감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여 탈핵비움 실천활동에 있어 지인과의 교류와 끊임없는 피드백도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말한 카톡이나 메시지를 통해 만난 지인들은 자신의 다양한 실천 활동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이 운동의 의미를 점차 다져나가게 되었다. 일상의 사례들은 편리를 넘는 삶의 기쁨을 전해주었다. 물론 이 운동을 대하는 인식들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교류와 피드백은 왜 핵발전을 멈춰야 하는지, 왜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야 하는지, 어떠한 에너지를 대안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점차 알아나가는 소중한 움직임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시달림을 받는 2020년 가을. 여전히 핵발전으로 고통받는 이웃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핵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 구성원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겠다. 비움실천이라는 생활의 변화는 핵을 막고 자연과 사람을 살린다. 그렇기에 탈핵비움실천은 우리를 살리는 일이다. 탈핵!

탈해비움실천활동 문의(010-3466-1213)


청주 청명 통신원(전국탈핵비움실천단)

탈핵신문 2020년 10월(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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