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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값비싼 골치덩어리 영국의 플루토늄 재처리

영국은 70년 동안 사용후핵연료를 산에 용해시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분리하고 플루토늄을 평화롭게 사용하기 위해 비축했다. 지금 쌓여있는 더미가 그것이다. 영국 정부는 20년 전에 북동대서양 보호에 관한 오스파 협약에 따라 핵연료 재처리 작업을 중단하는 데에 합의했다. 액체 방사성 폐기물을 아일랜드해로 더는 배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것이다.


영국에는 핵연쇄반응을 예방하고 테러 공격도 피할 수 있도록 경비대로 보호되며 조심스레 보관되어야 하는 139톤의 플루토늄 말고도 셀라필드에는 수천 톤의 열화우라늄이 존재한다.


재처리공장은 종업원들 사이에 코로나-19가 발병하면서 조기에 문을 닫았고, 11500명의 노동자들은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소수만 남겨놓고 대부분 집으로 보내졌다. 감염 상황 이후에 공장이 재가동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핵폐기물을 유리화하는 셀라필드 공장 <출처 : 영국 정부기관 사진을 Wikimedia Commons를 통해 사용>


재처리에 관여하는 노동자는 셀라필드 공장 노동자 중 절반 이하다. 대부분은 핵에너지 생산과 관련 실험에 수십 년 종사한 후 정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규모 단지에는 200개 동의 건물이 있는데 다수는 폐쇄되었다. 셀라필드 단지를 가동하고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영국 납세자들이 연간 약 23억파운드(34천억원)를 부담해야 한다.

 

해법을 곧 찾아야 한다

 

영국 정부는 비축 플루토늄과 우라늄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을 꺼려왔지만 <핵과학자 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그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회보는 영국은 비축 플루토늄에 대한 해결책을 신속하게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그곳에 수십만 개의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이 있으며 이는 영구적인 핵확산 위험이라고 지적한다. 플루토늄을 안전하게 유지하는데 필요한 연간 73백만 파운드의 비용은 수천 톤의 핵폐기물을 가진 단지 전체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비용에 비하면 매우 적은 비용이다.

회보에 따르면 재처리 작업의 원래 이유는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이었다. 영국은 플루토늄을 미국에 공급하기도 하고 자체 핵무기도 만들었다. 영국과 미국 정부 간의 2014년 합의는 둘 사이에 존재했던 핵 연결망을 대략적으로 보여준다.

고속증식로에서 플루토늄을 사용하고 이를 우라늄과 혼합하여 혼합산화물연료(MOX)를 만들 계획도 수십 년 동안 이어졌다. 정부가 세계의 우라늄 공급이 고갈될 것이며 재처리를 통해 MOX도 플루토늄과 함께 재사용하는 것이 기후변화 해결책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화석연료 연소를 피하고 대량의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이 될 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MOX는 가능한 한 가지 방식의 연료였고, 고속증식로에서 재생 플루토늄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그리고 세번째 옵션은 플로토늄을 연소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원자로인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건설된 적은 없다. 하지만 우라늄은 소진되지 않았으며 MOX는 경제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이러한 방식과 새로운 원자로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고, 따라서 포기되었다.

이러한 답보 상태에도 영국은 정부가 바뀌어도 계속 재처리를 진행해왔고, 항상 플루토늄을 폐기물로 분류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모종의 새로운 원자로에서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계속 탐색하고 있다. 12월에 재처리가 종료된 후에도 이것이 공식적인 방침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셀라필드를 운영하는 기관인 영국 핵해체청은 이렇게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 때문에 플루토늄을 영국에서 유일하게 무장 민간 경찰이 지키는 철조망 바리케이드 뒤에 보관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머물까?

 

까다로운 정치적 문제 중 하나는 일본이 소유한 플루토늄 23톤이다. 일본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위해 셀라필드로 보냈지만, 핵무기 재료가 될 수 있는 상태로는 핵확산 염려 때문에 일본으로 돌려보낼 수 없기 때문에 이 재활용 물질은 이용 불가능하다.

<핵과학자 회보>는 이 139톤의 플루토늄을 어떤 평화적 목적(말하자면 에너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잠재적 선택지를 검토했지만, 그 어느 것도 실현 불가능하다고 결론 냈다. 회보는 영국 정부, 핵해체청 및 운영자는 분리된 플루토늄이 자원이 아니라 부담임을 인정해야 하며, 핵해체청은 고형화 옵션을 보다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안된 해법 중에는 플루토늄을 세라믹과 혼합하여 고형화 및 안정화하여 무기로 이용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관하고 처분하는 것이 있지만, 이는 영국 정부가 이제까지 거부했던 방법이다.


<클라이밋 네트워크 뉴스>, 폴 브라운, 2020. 4. 23.

번역 :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5월(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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