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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핵발전소 폐쇄와 뉴욕주지사의 에너지전환 정책

지난 430, 인디언포인트 핵발전소의 남은 2기 중 하나가 영구정지됐다. 20171월에 뉴욕주 - 엔터지(시설 소유주) - 환경단체 리버키퍼의 협상에 따라 쿠오모 주지사가 한 기는 20204, 나머지 한 기는 다음해 4월에 문 닫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이행되는 것이다. 이 발전소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시와 24마일밖에 안 떨어져 있으며, 그동안 말썽도 많았던 곳이다.


허드슨강 위의 체르노빌로 불렸던 인디언포인트 핵발전소



발전소 영구정지는 무엇보다 인디언포인트 50마일 이내에 사는 2천만 명의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예를 들어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는 이 핵발전소가 안전운영과 환경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을 뿐 아니라, 마국 최대도시와 인접한 잠재적 위험성 탓에 운영 허가를 오래전부터 반대해왔다.


인디언포인트 핵발전소에서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 여러 번의 사건이 있었다. 20155월에는 발전소 변압기 화재로 수천 갤런의 기름이 허드슨강에 흘러들었고, 토양 방사능 오염, 부적절한 재난 대응 계획도 드러난 바 있다. 2기의 원자로는 1960년대에 건설된 이후 중요한 지진대와 겨우 1마일 이내에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고, 9·11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은 인디언포인트를 잠재적 목표물 중 하나로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방역 노력으로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해진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인디언포인트 폐쇄 과정에 힘을 보탰다. 그의 전면적 청정에너지 정책이 더 안전하고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에너지전환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의 전력망과 전력시장을 담당하는 뉴욕 독립시스템운영사는 최근 뉴욕주의 전력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인디언포인트 폐쇄 이후에도 전력 피크 관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측한다. 쿠오모 주지사는 인디언포인트 폐쇄가 지역 차원의 탄소 배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할 것이며, 지역 온실가스감축 계획에 따라 전력 부문의 감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시작된 지역 온실가스감축 계획에 참여한 뉴욕주는 이미 인디언포인트가 2019년에 폐쇄될 것으로 가정하는 탄소 배출 궤적을 모델링 했다.


또한, 지난해에 입법된 획기적인 뉴욕주 기후 법제도인 기후 리더십과 커뮤니티 보호법은 태양광, 해상풍력, 배터리 에너지 효율에 관한 적극적인 목표와 수단을 포함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NY-Sun 태양광발전 프로그램, 뉴욕주 해역의 9기가와트 해상풍력 계획, 송전망 확충, 녹색건축물 의무화 등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이 이 입법으로 더욱 힘을 받을 그것으로 예상한다.


인디언포인트 없는 미래로 가는 전환 속에서 뉴욕주와 엔터지가 주변 지역과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을 빠트리지 않은 것도 중요하다. 2015년에 뉴욕주는 지역공동체를 위한 중단완화기금을 설치했고, 이는 두 개의 원자로가 폐쇄되면 지역 지원의 원천으로 사용될 것이다.


반핵 단체는 원자로 '부검' 요구


한편, 반핵단체 비욘드 누클리어는 성명을 통해 인디언포인트 폐쇄를 환영하면서, 원자로의 부검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다른 원자로들이 가동되는 가운데 인디언포인트 폐쇄와 해체가 다른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인디언포인트와 그 전에 영구 정지된 원자로들의 상태에 대한 상세한 조사가 컴퓨터 모델링의 결론과 다른 살아있는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원자력규제위원회나 핵산업계는 자신들의 약점이 드러날 것을 원하지 않으며, 이런 제안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부검 프로젝트를 수행할만한 가치가 있는 폐쇄 원자로 수가 충분하지 않다고 변명했다. 이 말은 과거에도 사실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더욱 아니다. 비욘드 누클리어는 폐쇄 원자로를 그냥 폐기물과 콘크리트로 채우는 대신 설비의 상태와 문제점을 세밀히 조사하고, 이를 동일한 설계 원자로의 허가 연장에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5월(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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