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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영국 핵산업의 미래는 전기세에 달려 있다

프랑스에서는 영국의 새로운 보수 정부에게 전기세를 통해 핵 프로그램을 구출하라는 요구, 프랑스 국영 에너지기업(EDF)에 생명줄을 던지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EDF는 취약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잉글랜드 남부에 더 큰 원자로를 건설하고 싶은 병약한 핵 거인이다.


영국 정부는 제안된 핵에너지 세금에 대해 협의해 왔다. 사면초가에 몰린 프랑스 회사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려면 새 핵발전소가 건설되는 동안 모든 전기 소비자가 매년 최대 50파운드(8만원)의 요금을 더 부담해야 할 것이다. 보리스 존슨 수상은 새 세금이 그를 지난 총선에서 지지했던 새 보수당 지지자들에게 미칠 영향과 새 원자로 건설을 포기하는 것 사이의 득실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시즈웰 B 핵발전소 옆에 건설이 예정되어 있는 시즈웰 C 조감도(오른쪽 밝은 회색)



EDF는 영국의 동부 해안에 건설하려는 새로운 핵발전소인 시즈웰(Sizewell) C에 자금을 대기 위해 개방형 재정 지원을 받길 원한다. 이 계획은 2기의 1640 메가와트 유럽형 가압경수로를 짓는 것이다. 비평가들은 결정이 더 오래 지연될수록 이 원자로들이 너무 비쌀 뿐 아니라 불필요하기도 하다는 게 더 분명해진다고 말한다. 재생가능에너지, 특히 풍력과 태양광이 이제 저렴하고 인기가 있는 반면에 핵발전소는 언제나 완공이 늦어지고 돈도 더 들어감에 따라, EDF는 정치적 지지가 사라질까봐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슨이 선거와 관련하여 갖게 될 위험성은 분명하다. 영국이 제안하고 있는 조기 비용 회수라 불리는 핵에너지 세금의 미국 버전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신규 핵발전소 V.C 서머에 대해 미국 전기 소비자들에게 미리 비용을 지불하도록 했다. 그러나 핵발전소 건설은 취소되었고,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100억 달러의 부채를 떠안았으며, 추가로 125억 달러의 초과 비용이 남았을 뿐이었다.


게다가 시즈웰 C의 재원이 보장되더라도 이 계획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니치대학의 에너지 정책 명예교수 스티브 토마스가 작성한 힝클리포인트 C 프로젝트의 금융조달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EDF는 이미 심각한 재정 문제에 처해 있다. 그는 EDF가 영국 서부에서 건설 중인 쌍둥이 원자로가 EDF의 재정을 너무 많이 소모한 탓에, 영국 정부가 자본 비용을 마련할 길을 찾아주지 않는다면 완공을 위한 건설 비용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교수는 EDF가 프랑스에서 가동 중인 58기 원자로 대부분을 안전하게 가동시키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원자로 업그레이드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므로 금융 붕괴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힝클리포인트가 완공되려면 영국과 프랑스 모두 공적 자금에 대한 개방형 재정 약속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더 많은 공적 자금이 낭비되기 전에 발전소를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과정이다라고 말한다.


2010년 당시 영국이 2020년까지 15%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새로운 핵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었다. 하지만 실제 전력 수요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지금은 오히려 15% 더 적게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과 비경제성에 대한 전망에도 영국 산업에너지전략부는 핵에너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8기의 핵발전소 신규 건설은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유지되고 있다.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3월(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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