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화됨에 따라 해안 도시와 핵발전소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위성 데이터를 사용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2000년의 해수면 상승은 2mm, 2010년에는 3mm, 현재는 4mm에 이르렀으며 변화 속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에 대한 경고는 과학자 공동체 바깥에서도 커져 왔는데, 핵발전소 대다수가 해안가에 있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가동 수명이 다해가는 핵발전소도 이후 상당 기간 방사성 물질을 방출할 것이며, 매우 위험한 사용후핵연료도 처분장을 찾지 못한 채 저장소에 남아있다.
저지대 해안가에 여러 개의 신규 핵발전소를 계획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주민들은 크게 우려할 수밖에 없다. 유럽환경청에 따르면 이 중 일부, 특히 영국 동부 시즈웰에 계획된 핵발전소는 금세기 중에 물 아래에 잠기게 될 것이다.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 추정치는 다양하여, 1m에서 최고 2.5m까지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덴마크 과학자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 속도가 계속 가속화되고 있어서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 최근까지의 해수면 상승 관측치 추이
△ 온실가스 배출 경로별 해수면 상승 예상 그래프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영국 해안의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운동단체(no2nuclearpower)는 자신의 보고서에 핵발전 규제 기관과 프랑스 에너지 회사 EDF가 이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다며 큰 우려를 표했다.
보고서는 극지방 빙하의 해빙 속도가 증가하고 있어서, 파리협정의 2도 상승 억제 목표가 지켜져도 금세기 말에 해수면이 6m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보고서는 핵시설 안전에서 중요한 것은 해수면 상승의 높이뿐 아니라 폭풍해일의 증가 가능성이라고 강조한다. 해수면의 50cm의 상승은 천년마다 다가오는 폭풍이 이제 100년마다 온다는 의미이며, 해수면이 1m가 올라가면 밀레니엄 급 폭풍이 10년에 한 번 올 것이라는 말이다.
이들은 힝클리포인트 C 부지(영국 서부해안에 EDF가 새로운 쌍둥이 원자로를 준비하는 곳)에 최소 2150년까지 핵폐기물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때, 핵 규제 당국이나 EDF가 예상치 못한 폭풍해일에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빨리 홍수 예방조치를 시행할 수 있을지를 묻고 있다.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4월(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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