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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7호>피폭자치료의 세계적 권위자, 히다 슌타로 ‘내부피폭 경고’

방사선의 원흉, 핵발전소를 멈춰야 한다

피폭자치료의 세계적 권위자, ‘내부피폭 경고’ - 히다 슌타로 의사 강연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지난 316일 반핵의사회와 보건의료진보포럼 주최로, 히로시마 출신의 내과의사인 히다 슌타로 씨의 강연이 열렸다.

히다 의사는 원폭투하 시에 폭심지에서 6km 떨어진 곳에 있었고, 직후에 히로시마 시가에 들어가 방사선을 맞았다(입시피폭入市被曝). 그 당시부터 히로시마에서 피폭자 치료를 맡았으며, 현재 96세로 당시 히로시마 의사 중 유일한 생존자다. 그는 음식과 호흡 등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간 방사성물질이 몸속에서 방사선을 쏴서 세포를 직접 피폭시키는 내부피폭의 위험성을 일찍부터 지적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장수를 누리는 그 자신의 건강법도 청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글에서는 당일 강연 내용을 그의 저서로 보완하며 재구성해 소개한다.

 

 

입시피폭과 내부피폭이 불러일으킨 불가해한 질병

미국은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원폭피해자에게 방사선의 영향은 없다, 죽을만한 사람은 원폭투하 직후에 다 죽고 살아남은 사람은 다 건강하다고 일본 점령기에 선전했다.

그러나 피폭자들을 진찰해온 의사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원폭투하 직후, 자신의 집이 있던 자리에 누워 있던 남성이 아프다고 해서 봤더니 화상도 없고, 어딘가 나쁘지도 않아 보였다. 그는 원폭이 터졌을 때 오사카에 있었으며, 라디오에서 히로시마가 난리라는 소식을 듣고 이틀 후에 돌아왔다고 했다. 가족을 찾아서 며칠 돌아다니다 어느 날 잠에서 깨 보니, 몸이 뻐근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사는 것 같지도 않았다고 한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에게서 그렇게 뻐근해질 만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그 남성처럼 원폭투하 후에 시내로 들어간 사람이 불에 타버린 허허들판을 돌아다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일이 이후 몇 년이나 계속됐다. 원폭의 열선과 열풍을 죽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어떤 환자들은 매정한 의사에게서 일하기 싫어 꾀병을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빈둥빈둥 놀고 있는 듯한 상황이 되자, 그들의 가족들은 그 병을 빈둥빈둥병(ぶらぶら)’이라고 부르게 됐다.

미국, 내부피폭을 고의적으로 무시

미국은 일본의 양심적인 의사들의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해 병원을 만들었으며, 피폭자를 입원시켜 방사선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ABCC(Atomic Bomb Casualty Commission, 원폭상해조사위원회)라 이름 붙인 그 병원은,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고 날마다 소변과 혈액, 그리고 대변을 채취하고 상처의 점막을 떼서 영향을 조사했다. 히로시마의 의사들은 검사만 하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피폭자의 갖은 원망을 듣고 지냈다.

ABCC가 만들어진 당시엔 히로시마 시민들이 아직 판잣집에 살고 있었고, 제대로 된 병원도 없었다. 그래서 원폭을 떨어뜨린 미국의 의료기관이기는 하지만 자발적으로 ABCC로 진료를 받으러 간 환자들도 많았다. 자신의 환자 중 어떤 사람은 혼자 가기가 무서우니 동행해 달라고 해서, 친척인 척하고 따라간 적이 있다. 그런데 ABCC 입구에서 어디서 원폭을 맞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가 솔직히 그 날엔 히로시마에 없었다. 다음 날에 돌아왔는데 며칠 후에 아프기 시작했다고 답하자, 진찰도 하기 전에 당신은 여기에 올 자격이 없다. 여기서는 폭탄을 맞은 사람만을 본다고 했다. 외부피폭만 본다는 것이다.

한편, 맨해튼계획의 진행 당시 중심적 학자였던 오펜하이머와 페르미가 어느 날 점심시간에 나눈 잡담이 잡지기사로 나온 적이 있다. 페르미가 히틀러가 원폭 제조를 포기하게 하려면 방사성물질을 독일 밀밭에 퍼뜨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말하자, 오펜하이머가 그러기 위해서는 뼈에 달라붙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스트론튬90이 제일 좋다. 다만 50만명을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에는 하지 마라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내부피폭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ABCC의 업적은 발표됐지만, 그 내용은 밖에서 강한 방사선을 맞았을 경우의 피해(고선량 외부피폭)에 대해서뿐이다. 그 자료를 입수하는 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치료법은 적혀 있지 않지만 고선량 외부피폭 피해의 존재는 인정했다. 그러나 내부피폭에 대해서는 아예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UN도 빈둥빈둥병 부정했으나, 겨우 인정받기 시작

1975년에 히다 의사는 일본국민을 대표해 유엔에 호소하러 가는 기회를 얻었다. 유엔 사무총장은 다른 대표들의 핵실험을 정지시켜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책임 있게 유엔에서 토론해 실험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히다 의사는 의사가 고치지 못하는 방사선 질병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니, 전 세계의 전문가들을 일본에 초청해 심포지엄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요구는 묵살됐다. 미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에는 죽을 사람은 다 죽고 생존자 중에는 환자가 없으니, 원폭 피해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는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한 바 있어, 히다 의사의 주장은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는 이유였다.

사실 미국이 1년에 700번이나 되는 핵실험을 실시했던 당시, 미국에서도 빈둥빈둥병이 많이 발생했다. 세계 각지의 핵발전소 노동자에게도 발생했다. 히다 의사가 외국에서 직접 보기도 했고, 일본에 있는 히다 의사를 찾아온 환자도 있다. 현재 빈둥빈둥병은 만성방사능증·만성방사능증후군이라는 이름으로 인정받고 있다.

후쿠시마에서도 염려되는 빈둥빈둥병

후쿠시마에서도 아이들을 포함해, 많은 피해자가 나타나고 있다. 사고가 난 발전소에선 원폭과 같은 방사능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정부는 후쿠시마에서 방출된 방사능이 극히 미량이고, 음식 등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갈 양도 적기 때문에 병을 일으킬 리가 없다고 일본 전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미국에서 지원받는 학자와 의사들은 지금 후쿠시마에서 아파하고 있는 사람들이 전부 노이로제라고 주장한다.

지금 수많은 거짓이 유포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인간은 늘 자연방사선을 맞고 있고, 비행기를 타도 맞는데 아무렇지도 않지 않느냐. 그러니 후쿠시마사고의 영향은 없다고 일본정부쪽을 편드는 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방사선이라는, 극히 최근에 발견된 에너지를 내는 물질인 우라늄이라든가 플루토늄을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없다. 꼭 어린 아이부터 희생된다. 오랜 역사 속에서 생물은 자연방사능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됐다. 하지만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인공물이고 인간의 몸은 자연물과 인공물을 구별한다(자연방사능에 대해 생물은, 칼륨 등 방사성동위체가 많은 물질을 대사를 통해 조기 배출함으로써, 몸속에 장기간 머물게 하지 않는 기능을 갖춘다는 설이 있다. 한편 인공방사능의 경우, 생물은 그것을 몸에 필요하고 구조가 비슷한 다른 물질로 오해해서 몸속에 머물게 한다. - 편집자 주). 지금도 미쓰비시 등은 핵발전소를 수출하려고 하지만 만약에 그러한 일이 이루어지면 인류는 멸망으로 향할 것이다. 후쿠시마를 주목하라. 현대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 일본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뭘 먹어야 될지 모르겠다우선 핵발전소를 멈춰야

방사능오염 속에서 건강하게 사는 법을 일본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지만, ‘방사능과 인간은 공존 못 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통일된 견해다.

히다 의사가 일본 전국으로 강연을 다니다 보면, 어디가나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이면 되느냐고 엄마들이 꼭 묻는다. 의사는 이렇게 대답한다고 한다. 당신의 아이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게 하는 방법은 모른다. 옛부터 사람이 먹어온 것들을 먹이라. 그래도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면, 방사선측정기를 사서 매일 식사에 대볼 수밖에 없다.

내부피폭은 방사능이 몸속으로 들어가 거기서 알파선과 베타선 등의 방사선을 쏴내니까 무섭다. 어떤 학자는 방사능을 멀리 하고 방사능이 섞여 있지 않다는 것이 확인된 음식을 먹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그럼 내일부터 가족을 데리고 멀리 집을 옮겨서 거기서 먹고 살아갈 자신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저금을 털어도 기껏해야 3개월이나 6개월 버틸까 말까다.

결국 아이들의 어린 생명이 방사선으로 상처 입는 것을 막기 위해선, 그 원흉인 핵발전소를 멈추게 할 수밖에 없다. 원흉을 제거하면 살 수 있다. 한국 사람들도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핵발전소를 그만두기 바란다.

그래도 건강하게 살려면?

히다 의사는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를 피폭자들과 함께 오래 논의하며 괜찮다 싶은 것을 실천해 왔다. 내려진 결론은 단 하나다. 내 목숨은 내가 챙긴다. 바로 이것이다. 각자가 자신의 생명에 대해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그 생명은 내 생명이니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야 하며, 죽지 않도록 건강하게 하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 생명은 태양의 은혜를 받고 있다. 햇빛을 받고 자란 식물을 먹고 동물도 먹고. 하지만 그 태양을 잊어버리고 밤늦게까지 불 켜고 시시한 심야프로를 보고 아침을 먹을 시간이 없으니 전철역에서 삶은 계란 하나 사먹고, 그러고 있지 않는가? 사람들이 이러한 생활을 수십 년 전부터 시작했다. 옛날에는 밤이 되면 잤다. 오늘 밤부터 평소보다 15분 일찍 자고 15분 일찍 일어나 보라.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을 먹는 일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아침에 30분의 여유가 생기면 느긋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다. 이것이 내 생명을 지키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발행일 : 20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