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9주기 기획(4)
∥ 폐로 작업 _ 핵연료
사고 후 9년, 녹아내린 핵연료 어떻게 되었을까
도쿄전력은 2019년 말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폐로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 세부 내용을 개정했다. 개정 로드맵은 폐로까지 전 공정 종료 시한을 사고 시기부터 30~40년으로 하는 목표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녹아내린 핵연료 데브리 추출 등의 작업 시작 시기를 연장했다. 미증유의 핵발전소 사고로부터 9년, 현재 사고 현장 상황을 정리했다.
△ 후쿠시마 2호기 데브리 접촉 사진 (도쿄전력 영상 자료 캡처)
후쿠시마 1·2·3호기의 녹아내린 핵연료는 압력용기를 뚫고 격납용기 바닥까지 도달했다. 일부는 그 밑의 콘크리트까지 녹였다. 핵연료가 주변 구조물까지 녹여 커다란 덩어리가 된 것을 ‘데브리’라고 부른다. 녹아내린 핵연료와 데브리 질량은 1호기에서 400체(279톤), 2호기 548체(237톤), 3호기 548체(364톤)다. 4호기는 사고 당시 가동하지 않아 핵연료가 장착되지 않았고, 데브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데브리 추출 작업
데브리 추출 작업은 각 호기에서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현재 추출 작업을 위한 원자로 내부 조사를 진행하지만, 방사선량이 높아 난항을 겪고 있다. 구체적인 추출 공법은 확정하지 않았으며, 중장기 로드맵에 따르면 2021년에 원자로 내부 상황이 제일 먼저 파악된 2호기부터 데브리 추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2호기는 작년 2월 내부조사에서 격납용기 바닥에 있는 데브리 일부에 접촉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데브리 성질이나 분포 상황은 완전히 파악 못 하고 있다.
1호기는 격납용기 내에 로봇을 투입할 구멍 뚫는 작업을 작년부터 시작했으나, 조사 시작은 당초 계획보다 대폭 늦어질 전망이다. 도쿄전력은 로봇 삽입을 위한 각종 준비를 마무리하면 잠수 기능이 달린 보트형 로봇을 투입해 격납용기 내 데브리 시료 채취와 형태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3호기의 데브리 질량은 1~3호기 중에서 가장 많다. 그러나 격납용기 내에 잔해물이 많고, 수위도 다른 호기보다 높은 약 6.4m에 달해 작업은 지연되고 있다.
수조 내 미사용 및 사용후핵연료 추출 작업
도쿄전력은 2019년 4월, 3호기에서 미사용 및 사용후핵연료 추출 작업을 시작했다. 잇따른 기기 고장 등으로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년 동안 미사용 핵연료 35체를 꺼냈다. 이어 올해도 작업을 재개해 현재까지 나머지 미사용 핵연료 17체와 사용후핵연료 총 18체를 꺼냈다. 한편, 1호기와 2호기 수조에는 각각 392체(미사용 292체, 사용후 100체)와 614체(미사용 587체, 사용후 28체)가 존재하지만, 추출 작업은 시작하지 않았다. 개정된 중장기 로드맵에는 1·2호기 수조 내 핵연료 추출 작업을 애초 계획보다 1~5년 늦춰 1호기는 2027년~28년, 2호기는 2024~26년에 시작해 2031년까지 마치는 것으로 되어 있다.
1호기는 ‘사진2’와 같이 분진 비산을 줄이기 위한 대형 커버를 설치하고 커버 내에서 잔해물 철거작업을 마친 후에 핵연료 추출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2호기는 건물 윗부분을 해체하고 위에서 크레인을 사용하는 당초 계획을 포기하고, ‘사진3’과 같이 원자로 건물 옆에 커다란 지지대를 설치해 측면에서 크레인을 사용하는 방법을 진행할 계획이다. 4호기는 2014년 12월까지 미사용 및 사용후핵연료 1535체 모두를 추출했고, 현재는 부지 내에 설치된 공용 수조에 보관하고 있다.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3월(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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