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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인터뷰| 사고로부터 10개월, 현지 생협직원에게 묻는다

인터뷰 _ 오오타키 미츠오(후쿠시마 생협 근무) 

△ 후쿠시마생협에 근무하는 오오타키 미츠오 씨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부터 10개월이 지났다. 후쿠시마에서는 강제이주 대상지역(반경 20㎞) 바깥에서도, 국지적으로 선량이 높은 특정 지역은 지역주민이 피난을 선택한 경우 정부가 지원토록 되어있다.


그러나 그 기준이 방사선에 취약한 아이들에게까지 일률적으로 적용한 연간 누적피폭량 20밀리시버트(mSv) 이상이다(후쿠시마 사고 이전, 연간피폭한도 기준치는 1mSv였다). 1월 3일, 핵발전소에서 50~60km정도 떨어져 있는 후쿠시마현(현은 시나 군보다 상위의 행정단위를 뜻함- 편집자 주) 고오리야마시(郡山市)의 생협(아이코프 후쿠시마)에 근무하는 오오타키 미츠오(大滝満雄) 씨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1월 4일 시내 관측지점의 측정치는 시간당 0.76마이크로시버트(μSv/h)였다(연간 누적피폭량으로 환산시 약 6.7mSv).
 
사고 당시, 오오타키 씨 주변상황은 어땠는가?

3월에는 정보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당초에 피난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지만, 직장 사람들과 의논한 결과 직장을 지키자는 결론이 나서, 나 또한 피난가지 않는 것으로 결심을 굳혔다. 우선 우리 생협에서는 조합원들의 안부도 확인하고 지원물자도 배포할 겸 방문활동을 펴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휘발유가 없어서 근처를 빼고는 거의 방문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생활기반 복구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나는 피난을 생각할 틈이 없었다.
사고 직후에 피난 갔던 사람들은 이중생활(어머니와 아이가 피난가고 아버지는 남아서 일함)을 버틸 수가 없어 바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에는 새 직장 등 피난처에서 생활조건이 갖춰진 사람부터 피난하는 흐름이 최근까지 계속 되고 있다.

 

지자체 등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가?

후쿠시마현에서 식품, 토양, 대기 등의 방사선량을 모니터링해서, 현내 언론들이 날마다 보도하고 있다. 현에서 하기로 된 주택에 대한 제염(오염제거)활동은, 이미 주민들 각자가 알아서 시작하고 있다. 예를 들어집 마당에 해바라기를 심어 방사성물질(주로 세슘)을 흡수시키면, 지자체가 쓰레기로 수거해서 세슘에도 효과가 있는 다이옥신 대책용 필터가 달린 소각장에서 태운다. 그런데, 토양을 직접 제거한 경우가 문제다. 현이 토양 임시투기장을 각 마을마다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은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전신방사선측정기 검사를 2년 후까지 실시한다고 하는데, 측정기가 현 내에 3대밖에 없어서 어려울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갑상선 검사는 후쿠시마의과대학에서 실시한다.
 

정부가 정한 '1kg당 500베크렐(Bq) 미만은 안전하다'는 기준에 대해 생협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우리는 독자적으로 세슘을 검사하고 있다. 애초에는 (구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 영향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수준인 50베크렐/kg을 목표로 했고,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생산지마다 방법을 강구하고 가설을 세워서 실천했다. 단, 딱 한 번 팽이버섯에서 60베크렐을 넘는 수치가 나와 생산자와 협의한 후 출하하지 않았다. 

"목표로 한다"라는 말은 정부처럼 '기준치'로 내세우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생산자가 우리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야기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같은 비닐하우스 안에서도입구 쪽이 방사선량이 더 높다. 우리는 각 생산지에서 가장 높은 방사선량을 조합원에게 알리고 있다. 우유는 아이들이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당초부터 1베크렐 이하로 공급했다. 올해부터 모든 소비재에서 1kg당 1베크렐 이하를 목표로 공급할 예정이다.

나는 반대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현미, 채소, 소고기 등 타지에서 생산된 식재료도 취급하고 있다. 인기가 있어서 앞으로 취급 중단이 어려울 것 같다. 지산지소(地産地消, 그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그 지역에서 소비한다)를 추진해 왔던 입장에서는 참 안타까운 일이다. 수산물은 지금까지 3·11 이전의 재고로 공급할 수 있었는데, 1월부터는 와카나이(홋카이도최북단) 항에서 내린 해산물도 취급할 예정이다.

전국의 생협들이 보내온 기부금을 생산자에게 지원금으로 지급했다. 생산자와의 유대관계는 확실히 깊어졌다. 정부와 도쿄전력에 대한 손해배상은 각 생산자들이 준비하고 있고, 우리 생협도 다른 생협들과 함께 도쿄전력과 직접 협상 중이다.


남은 조합원들에 대한 활동은?

주말 소규모 피난을 기획해서 아이즈(후쿠시마현 서부)로 여행가기도 한다. 또 사고 이후 정부나 후쿠시마현 당국의 ‘영향이 없다’라는 말을 믿고자 하는 사람들과 못 믿는 사람들의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쉽게 말을 못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편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핵발전소 주변 주민의 피난소가 우리 동네에도 있었는데 이미 대부분 폐쇄됐다. 그들은 임시주택에 있거나 고오리야마시로 피난해 온 자치체 읍사무소(피해지역 행정 전체가 이주했다는 의미)의 주선으로 방을 빌리거나해서 살고 있다. 얼마 전에 우리 생협 임원과 오랜 지인인 70대 피난민 여성을 알게 되었다. 반핵운동을 해왔던 사람 인데, 오래 싸워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런 일을 당하게 돼서 억울하다고 하더라. 그 사람과의 관계를 실마리로 해서 피난민들과 관계를 넓히려고 한다.


사고 1주기를 앞두고 준비하고있는 일이 있나?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3·11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주년 때 고오리야마시에서 2만 명 규모의 집회가 준비되고 있다. 앞으로 분노를 발판으로 하면서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싸울 것이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6면 기사
                                                          인터뷰=고노 다이스케 준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