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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다시 확인된 저선량 방사능의 건강 영향

도쿄올림픽과 방사능 위험 국제세미나


다시 확인된 저선량 방사능의 건강 영향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과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반핵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11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도쿄 올림픽과 방사능 위험을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아베 정부가 방사선 피폭 위험이 여전한 후쿠시마의 현실에도 일본 부흥을 위해 올림픽을 활용하려는 시도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아베 정부는 후쿠시마현에서 올림픽 일부 경기 개최와 현 내의 곳곳을 도는 성화 봉송 행사를 기획 중이고,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선수촌에 공급하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다.


△ 도쿄 올림필과 방사능 위험 국제세미나

세미나의 첫 발표자는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의 공동대표인 호주의 틸만 러프 교수(맬번대학교)). 그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후쿠시마 리스트를 무시하도록 만드는 과정에 동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틸만 러프 교수는 일본 정부가 주민과 생태계 보호를 우선시하지 않고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는 허위 정보를 흘린 이유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기 위해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사능 수치에 관한 일본 정부의 발표와 시민단체들의 조사 수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환기했다. 틸만 러프 교수는 호주올림픽위원회에 도쿄올림픽 선수단이 후쿠시마 방사능에 노출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배가 아프지 않은 설사

멈추지 않는 코피 쏟은 아이

 

이날 세미나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능이 생물종에 여러 영향 미치고 있으며, 제염작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여러가지 데이터가 공개되었다. 후쿠시마 현지 주민인 카토 린 씨는 후쿠시마 사고와 주민의 삶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근처에서 600배나 높아진 방사선량이 측정되는 곳에 지내면서, 자신과 가족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렸다. 그는 배가 아프지 않은 설사를 경험했고, 딸도 멈추지 않는 코피를 쏟았다. 카토 린 씨는 어디서 살든 자유이지만, 일본 정부는 올바른 데이터를 공표하고 판단은 각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선리방사선과 고형암 발생률 관계

문턱값 없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주영수 한림대학교 의대 교수겸 반핵의사회 공동운영위원장이 발표한 <저선량 전리방사선 노출과 건강 : 최근의 연구결과를 중심으로>라는 발표였다. 주영수 교수는 세 개의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했는데, 하나는 낮은 수준의 전리방사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미국 국가학술원의 연구다. 이 보고서는 역치(문턱값) 없는 선형모델(LNT)’이 소량의 전리방사선 피폭량과 이에 의해 유발된 고형암 발생률의 관계를 설명하는 가장 합리적인 모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두 번째는 미국, 프랑스, 영국 등 핵발전산업에 최소 1년 이상 종사하며 방사선 노출량을 모니터링 받아온 308297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제 코호트연구 결과다. 이 연구 결과 일상적으로 저선량 방사선에 노출되는 성인에 있어서, 누적된 방사선 흡수선량은 만성림프구백혈병을 제외한 백혈병으로 인한 사망률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그 중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급격한 방사선 노출이 아닌, 매우 적은 방사선량에 오랜 기간 노출된 대상자들의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다.

 

아동·청소년기 소량 전리방사선 노출도

백혈병 등 질병 증가 나타나

 

세 번째는 아동기(21세 이전)에 소량의 전리방사선에 노출되었던 사람들의 백혈병과 골수성 악성종양 발생수준에 대해 6개국 26만명 이상을 평균 19년 이상 관찰한 데이터 연구다. 이 연구 결과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에 전리방사선 누적 노출량이 100mSv 미만인 경우에도 급성골수성백혈병 및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일부 질환에서는 50mSv 미만의 누적 노출량에서도 증가된 위험성이 뚜렷하게 보였다.


주영수 교수는 이 연구 결과들은 저선량 방사선 노출에 의해서도 건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지해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토론을 맡은 김익중 전 원자력안전위원은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뿐 아니라 전 국토에 대한 오염지도를 작성하고 암과 유전병에 대한 전국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후쿠시마에서 제염작업이 끝난 곳도 앞으로 재오염이 지속될 것이며, 따라서 도쿄올림픽도 안전을 최우선에 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미나를 함께 주최한 김성환 의원은 후쿠시마의 제염작업이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아베 정부는 지금이라도 반인권적인 올림픽 진행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우 편집위원(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탈핵신문 2019년 12월(7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