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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러시아 핵미사일 사고, 피폭사망자 발생하고 방사능 수치 20배까지 올라

지난 8월 8일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백해(白海) 연안의 세베로드빈스크 시로부터 25km 떨어진 뇨녹사 핵미사일 시험장에서 엔진을 시험하던 ‘스카이폴’(바다제비) 미사일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는 미사일 발사 플랫폼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공사인 로사톰은 사고 이틀 후 성명을 통해 “미사일 액체 추진체의 동위원소 동력원에 공학적, 기술적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비극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 BBC 뉴스에 보도된 뇨녹사 핵사고 장면



이 사고로 노동자와 과학자 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알몸 상태로 알루미늄 호일에 싸여 병원에 도착했다. 사망자 7명 중 3명은 사망하기 전 모스크바로 후송 중이었는데, 그 중 2명은 후송 도중 외상이 아니라 과도한 방사능 피폭 때문에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부상자들을 목욕시킨 병원 샤워룸은 방사능 오염이 너무 심해서 이후 군인들에 의해 해체되었다. 의료진은 방사능과 관련한 아무런 경고를 받지 못했지만, 모스크바타임즈는 부상자를 치료한 의사 중 1명에게서 세슘137이 검출되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의료진 60여명에게 전문기관에서 방사능 피폭 검사를 받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의 전말과 방사능 영향은 여전히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당국은 의사들에게 치료 내용을 발설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서약서를 받았고, 관련 기록이 삭제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또 사고 직후 러시아 국방부는 대기 중 노출된 화학물질은 없고 방사능 수준도 정상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감마선이 세베로드빈스크 시에서 18마일 떨어진 곳에서 40분 이상 지속적으로 측정되었으며, 그린피스는 방사선량이 6배에서 20배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폭발 지점과 가까운 뇨녹사 주민 500여명에게 방사선 노출 우려가 커지면서 당국은 8월 13일에 피난을 명령하지만 몇 시간 뒤에 취소되었다. 사고 이후 18만 명의 세베로드빈스크 주민들은 혼란과 공포 속에 자구책으로 시내 약국에서 요드제를 구입하여 갑상선 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스카이폴 순항미사일 시스템은 핵발전을 동력으로 하여 거의 무한대로 전 세계를 이동하며 핵무기를 발사하도록 새로 개발된 러시아 전략무기로 알려져 있다. 푸틴 정부는 지금까지 16회에서 20회에 이르는 스카이폴 테스트를 수행했고, 모두 비행 중 추락하여 러시아 북극 영토와 바다에 방사선 파편과 폐기물을 남겼다. 미국 과학자들은 이 무기의 비행경로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영토 바깥에서 높은 방사선이 감지되었다는 보고는 없으나 지속적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19년 9월(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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