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혁신 원자력 연구개발 사업’(이하 혁신원자력사업)을 유치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상북도는 7월 16일 "경주에 (가칭)혁신 원자력기술연구원 들어선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이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에서 관련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의 자료를 받아 확인한 결과 혁신원자력사업은 국책사업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 내용도 없었다.
과기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혁신원자력사업은 경주시와 경상북도의 요구에 따라 연구원이 업무협약을 체결했을 뿐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 또한 과기부는 ‘국제에너지과학단지’ 조성도 공식적인 자료를 받거나 건의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과학단지’는 혁신원자력사업이 펼쳐질 감포읍 일원의 부지를 일컫는다.
연구원이 제출한 자료에도 혁신원자력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추진을 “검토” 중인 사업으로 관심 있는 지자체와 연구·개발 기반조성을 위한 방안 모색하는 차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원은 ‘(가칭)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도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비전으로 제시한 사업일 뿐 연구원의 계획이 아니라고 밝혔다. ‘(가칭)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은 앞으로 혁신원자력사업을 담당할 기관을 일컫는다.
이처럼 혁신원자력사업의 경주 유치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유치하고 싶어도 유치할 수 없는 사업이다. 국책사업이 아닐뿐더러 구체적인 사업 내용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주시의 실적 부풀리기, 정부의 탈핵정책 흔들기, 핵산업계 퍼주기라는 등의 비판이 뒤늦게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16일 경주시, 경상북도, 연구원이 혁신원자력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하면서 불거졌다. 업무협약서 체결 후 “1조 300억 원의 경제효과! 1천명 고용! <혁신 원자력 연구개발 사업> 경주 유치” 환영 현수막이 경주시 전역에 게시됐다.
그러나 혁신원자력사업은 1조 300억 원의 경제효과가 아니라, 경주시가 900억 원을 사기당하는 사업이다. 업무협약서에 따르면, 경주시가 900억 원을 연구원에 먼저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있고, 연구원이 경주시로부터 900억 원을 지원받아 2020년~2021년에 감포읍 일원에 혁신원자력사업 기반을 조성해 국책사업을 인정받는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2022년부터 매년 1천억 원의 예산을 정부에서 끌어올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는 자칫 핵산업계에 900억 원을 사기당할 수 있는 것이다.
혁신원자력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핵잠수함, 쇄빙선, 우주선 등에 장착하는 소형 원자로 개발은 경제성이 없을뿐더러 정부의 정책 과제인 탈원전에도 걸맞지 않다. 경주시는 무리한 혁신원자력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900억 원을 경주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탈핵신문 2019년 9월(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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