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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쿠단쿨람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반대 격화

인도 쿠단쿨람 핵발전소 부지 안에 “원자로에서 떨어진(AFR, Away from Reactor)”이라는 이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 계획을 둘러싼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쿠단쿨람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2012년 9월의 시위 장면


타밀 나두 주의 오염방지위원회가 소집한 7월 10일의 공청회를 앞두고 쿠단쿨람 핵발전소의 현장 책임자는 공식 발언을 통해, 인도 뿐 아니라 세계에서 운영 중인 모든 핵발전소는 새 핵연료와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시설을 갖고 있으며, 원자로 건물 내에 저장하는 방식과 원자로에서 떨어져서 저장하는 방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AFR은 핵발전소 가동 시작 때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이후 필요에 따라 건설될 수 있으며, 현재 뭄바이 인근 타라푸르와 코타 라와바타에 두 개의 AFR이 있고 또 하나가 건설 중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저장 시설로 옮겨지기 전에 몇 년 동안 수조 속에서 냉각되어야 하는데, 원자로 건물 내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는 용량이 제한되어 있다. AFR은 용량을 제외하면 건물 내 저장 시설과 기능이 유사하다.


책임자의 말에 따르면 AFR 설계는 연료 유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지금 제안된 설비는 쿠단쿨람 1,2호기에서 배출된 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다른 설계를 가진 인도의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수 없고, 또 사용후핵연료 저장만을 위한 것이지 다른 핵폐기물 저장을 위한 것이 아니다. 책임자는 이 설계가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을 차단하며, AFR이 가동되고 있는 다른 곳들에서도 자연방사선량에 비해 무시할만한 양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공청회가 다가오면서 반대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주민들은 당국의 조작을 우려하여 야당 의원과 법조인들을 초청했고, 국제적인 관찰자가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줄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AFR이 위험하기 때문에 핵발전소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2013년에 대법원은 정부에게 AFR을 설치하고 폐기물에 대해 심지층처분 장소를 찾으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적절한 장소를 찾을 수 없었다. 그에 앞서, 카라나타카의 코라금광지역에 핵폐기물을 묻을 계획이 있었지만, 격렬한 저항에 부딪힌 후 중앙정부와 주 정부 모두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반핵운동가들은 정부가 쿠단쿨람의 핵폐기물 뿐 아니라 다른 발전소의 폐기물도 묻을 것이라 생각하고 염려하며, 따라서 정부가 먼저 심지층처분장을 발표하고 난 다음에야 AFR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지역 주민들의 저항이 예상된다는 정보에 따라 공청회는 무기 연기되었고, 대신 250명의 주민들이 모인 쿠단쿨람 지역 총회가 만장일치로 AFR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여 반핵운동의 힘을 강화했다. 다른 마을에서도 유사한 결의안 채택이 이루어지거나 공무원과 경찰이 방해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김현우 편집위원

2019년 8월호(6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