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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 소개> 핵발전소의 위험성 그 핵심은 ‘방사선’

탈핵과 연관된 좋은 책을 탈핵신문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이 고정 꼭지의 목적이다. 그래서 목차, 저자 등을 살펴본 뒤 나름 괜찮아 보이는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렇지 않아 맥이 빠진다. 급하게 대체할만한 책을 찾아 비교하면서 소개해야겠다고 맘먹고 있었는데, 이런 책은 대부분의 서점에서 품절 상태다. 이런 상황을 먼저 ‘실토’하고, 이 책들을 소개한다.



『질의응답으로 알아보는 방사선 방사능 이야기』, 타다 준이치로, 김기복 번역, 성안당, 2018. 4


알아두어야 할 64가지의 질의응답, 하지만 ‘주의 요망


『질의응답으로 알아보는 방사선 방사능 이야기』는 “방사선이나 방사능의 피해를 방지하려면, 그것들이 어떤 성질을 갖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피해를 주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며, 그 도움을 주고자 기획된 책이다.

핵발전과 방사능·방사선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을 시작으로 방사선 건강영향, 안전규제, 관련 사고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을 ‘꼭’ 집어 묻고, ‘과학적 지식’에 근거해 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원폭 피해자 2세나 3세 중 유전병 과잉발생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1년에 50밀리시버트(mSv)라는 선량한도의 안전성이 방사선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할 때 60년 이상에 걸쳐서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1년에 1밀리시버트라는 방사선을 받았다고 해서 건강에 크게 지장이 있을 리는 없다” 등과 같이 그 판단은 핵산업계를 비롯한 주류 학자들의 이해에 기반해, 전체적으로 안전 프레임 쪽에 치우쳐져 있다.

저자인 타다 준이치로는 현재 일본의 ‘NPO법인 방사선안전포럼’ 이사다. 그 단체가 어떤 곳인지 검색해보니 방사선의 안전이용 증진에 기여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사무국도 방사선 제조, 이용 등의 관련 업체 관계자들이 맡고 있었다. 탈핵과 관련된 ‘좋은 책’을 선택할 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내 가족을 지키는 방사능 상식사전』 하미나 외 3명, 21세기북스, 2011. 8


국내 최고 전문가 집필, 핵심은 ‘방사선 피폭 기준의 역사와 의미’


『내 가족을 지키는 방사능 상식사전』은 이 분야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 평가받고 있는 하미나(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등 4명의 교수들이 공동 집필한 책이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책과 목적과 형식은 비슷하다. “핵과 방사선, 특히 방사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기획되었으며, 3부 40가지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방사능이란 무엇이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2부는 방사선 안전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 지, 3부는 일상생활에서 방사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지식과 실천 지점과 관련된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책과 달리 “(방사선 피폭 관리 기준은) 가장 최근 기준은 2007년에 만들어진 것이고…(중략)… (방사선 피폭 관리 기준이 높았다가 낮아진 이유는) 방사선의 건강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 특히 원폭 생존자들의 암발생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계속 발표되어 그 위험성에 대해 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략… 앞으로 방사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더 많이 쌓여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현재의 관리 기준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등의 서술처럼, 과학적 사실과 판단이 보다 최신 연구결과들을 수용하며 시민의 눈높이에 기반한 예방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핵발전소 위험성의 핵심인 ‘방사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위해서는, 방사선 피폭 관리 기준의 역사와 그 의미 등에 대한 파악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책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직후인 7월에 출간된 책으로 현재까지 출판된 책들 중 가장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서점에서 품절된 상태라 구하기가 어려워 아쉽다.


윤종호 무명인 출판사 대표

탈핵신문 2019년 5월호(6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