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수명다한 월성1호기, 수명연장 어려울 듯!
국정감사에서 결함투성이로 밝혀져…
이상홍 편집위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30년 수명이 다된 월성핵발전소 1호기에서 심각한 결함들이 발견돼, 한수원과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10년 수명연장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8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홍근 의원(민주당)은 월성1호기의 ▲비상노심 냉각계통의 열교환기가 1대밖에 없는 점 ▲수소감지기가 없는 점 ▲중대사고 대처설비 불량 등의 결함 사실을 지적했다.
▲월성1호기와 같은 캔두(CANDU-캐나다에서 설계한 중수로 핵발전소의 모델을 지칭하는 고유명사)형 핵발전소의 최신 안전기술기준은, ‘비상노심 냉각계통의 열교환기’ 2대 설치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월성1호기는 열교환기가 1대밖에 없다. 이에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대 추가 설치계획을 요구했으나 한수원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원자로 냉각 설비가 안전기준에 미달하는 만큼 수명연장은 불가능해 보인다.
▲수소감지기가 없는 것도 큰 결함으로 꼽힌다. 특히, 열교환기가 1대밖에 없어서 원자로의 비상냉각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수소폭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수원은 수소제거설비(PAR)가 있어 수소감지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수소제거설비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소감지기가 없다면 수소제거설비가 잘 작동하는 지 확인할 길이 없고, 제거되지 않은 수소는 후쿠시마처럼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중대사고 대처설비도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핵발전소는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를 한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핵심시설만 내진설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월성1호기도 내진설계가 안된 부분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평가 대상 중 13% 가량의 기기와 계기가 지진이 발생하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핵발전소는 작은 부품 하나가 고장 나도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월성1호기가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르면서, 수명연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그러나 이런 비판 여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30년 수명이 끝나는 올 11월 20일이 되어도 결론은 없을 듯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보고서 작성을 계속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월성1호기는 일단 가동을 중단하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정부의 처분을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
핵발전소 수명연장 절차는 발전사업자(한수원)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수명연장(계속운전) 신청서’를 제출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관련 서류를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넘겨 안전성에 대한 기술검토를 받는다. 이 기술검토 보고서를 근거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수명연장을 결정한다. 수명연장 신청에서 결정까지 일반적으로 18개월이 걸린다. 그러나 2009년 12월30일 수명연장을 신청한 월성1호기는 2012년 10월 현재, 34개월이 지나도록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을까? 작년 9월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월성1호기 엉터리 수명연장 시도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캔두형 핵발전소의 최신 안전기술기준(C-6 Rev.1)이 있으나, 한수원은 이를 적용하지 않고 30년전 안전기술기준(C-6 Rev.0)을 적용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따라서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월성1호기의 안전성 평가를 할 수 없었고, 한수원은 마냥 1년간 시간을 끌어오다 2010년 12월에 이르러 최신 안전기술기준에 근거한 평가보고서 제출을 모두 마쳤다. 이것이 수명연장 결정이 늦어진 첫째 원인이다. 이후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본격적인 안전성 평가 과정에서 월성1호기의 문제점은 더욱 더 불거지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내용들처럼, 월성1호기의 안전성 결함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고구마 줄기마냥, 캐면 캘수록 결함투성이가 쏟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30년 전에 건설된 월성1호기는 1세대 캔두형으로 안전기술기준이 미비할 때 설계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함량미달이다. 최신 안전기술기준에 한참 미달하는 핵발전소다. 한수원이 1년을 버티며 최신 기술기준 적용을 반대하며 버틴 것은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발행일 : 20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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