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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고창(한빛 관련)

영광 한빛4호기, 총체적 부실시공·관리 “조기 폐쇄하라”

 

증기발생기 내 망치끼워 판 두산중공업’, 발견 못했거나 숨긴 한수원원안위

 

한빛4호기(영광) 증기발생기를 조기 교체하겠다고 한다. 다음 계획예방정비(OH)기간에 교체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OH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여 이번에 교체하겠다고 한수원은 지난 88() 밝혔다.

 

한빛4호기 OH기간에 격납건물내부철판(CLP) 부식과 구멍, 콘크리트의 환형 구멍까지 드러났으니 OH기간은 길어질 것이고, 증기발생기 교체를 앞당겨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겠다는 한수원의 계획이었다. 인코넬600을 사용한 증기발생기 문제는 이미 알려져, 교체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한수원이 증기발생기를 교체하겠다고 밝힌 숨은 내막은 재질의 문제가 아닌, 대형 이물질이었다. JTBC방송 이후 밝혀진 망치머리형 이물질의 크기는 길이 11cm, 4cm에 달한다. 그뿐 아니었다. 이번에 발견된 망치는 제거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망치와 함께 발견된 계란형 금속도 증기발생기 세관 사이에 끼여 있어 밖으로 꺼낼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증기발생기를 폐기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한빛4호기의 16OH 기간에 드러난 총체적인 부실문제는 증기발생기만이 아니다. 한수원과 원안위는 615CLP의 두께가 설계두께(6mm)90%5.4mm(관리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726일 두께 1.2m인 콘크리트 외벽에도 환형구멍이 발견되었다고 연이어 발표했다. 7월 발표에서 한빛4호기 증기발생기 1번에 1, 증기발생기 2번에 2개의 이물질을 발견하고 제거를 위한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88, 한수원과 원안위는 이물질이 제거 불가능하다고만 이야기할 뿐 그때까지 이물질의 크기, 형태를 한수원은 지역주민들에게 숨긴 채 증기발생기 교체를 다소 앞당기는 것처럼 말한 것이다.

 

이후 광주와 영광, 서울에서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연이어 이어졌고, 은폐의혹과 부실덩어리 한빛4호기의 조기 폐쇄를 촉구했다. 지난 823(), 성난 주민들은 영광 방사능방재센터에서 열린 영광원자력안전협의회 회의에서 언제부터 한수원과 원안위가 인지했는지”, “왜 은폐했는지”, “그동안 16차례나 진행된 계획예방정비기간 동안 왜 발견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따져 물었다. 확실한 것은 한수원과 원안위는 88일 증기발생기 조기교체를 밝히기 이전에 대형 이물질에 들어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고받았고, 제거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821() 광주YMCA 무진관에서 핵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이 증기발생기교체 필요없다. 영광한빛4호기 폐쇄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증기발생기 1번에서 계란형 금속(624일 발견), 증기발생기 2번에서 망치머리형금속과 와이어(79일 발견), 반원형 금속(710)을 발견했다. 반원형 금속과 와이어는 722일과 23일 제거 완료했고, 계란형금속과 망치머리형 금속은 제거를 포기하고, 증기발생기 조기교체라는 카드를 제시한 것이다.

 

현재 한수원은 증기발생기 내 망치머리가 가동중에 들어간 것이 아닌 제작 당시부터 끼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4cm의 망치가 증기발생기 최대 폭 1.9cm 통로를 뚫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망치를 넣어 증기발생기를 판매한 두산중공업도 문제이지만, 지난 20여년간 한수원과 원안위에서 이 대형 이물질을 발견하지 못해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그동안 15번의 계획예방정비와 사용전검사에서 밝혀내지 못할 만큼의 작은 물질도 아닌데 왜 몰랐을까?

 

광주전남, 전북지역의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을 통해 한빛3·4호기의 부실시공과 부실관리·점검에 대해, 한수원과 원안위, 두산중공업이 이 사실을 숨겨온 것인지 혹은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철저히 규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빛4호기의 콘크리트 환형 구멍, 망치가 들어간 채 운영된 증기발생기가 있었음에도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천운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하늘에 광주·전남·전북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맡겨둘 수는 없다. 안전을 가장 우선하는 핵발전소에서 발견되지 못한 10cm이상의 대형 이물질은 폭탄을 안고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현재 드러난 사실은 과거 시공 당시부터 영광주민들이 제기했던 문제들과 겹친다. 1993, 한빛3·4호기 시공 당시 현장 노동자들의 제보는 2,000여건 이상에 달했고, 광주전남, 영광에서 안전성에 대해 국정감사를 요구했었다. 당시에도 한수원과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들은 안전하다’, ‘부실시공은 없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했던 모습은 지금과 똑같다.

 

과거에 제기된 한빛3·4호기에 대한 진실은 20여년이 지난 지금, 하나둘씩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안전이 최우선되어야 할 핵발전소에서 부실시공, 부실관리, 부실검사로 운영되어 온 것이다. 5공화국에 뿌리를 두고, ‘한국형원전이라는 이름으로 변형되어 만들어진 한빛3·4호기, 이명박 사장의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두산중공업의 증기발생기가 핵심 설비로 들어가 있는 핵발전소는 적폐의 총화이다.

 

핵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 영광핵발전소 안전성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영광원전범군민대책위원회, 한빛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영광원자력안전협의회를 비롯해 영광군수까지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빛4호기를 조기 폐쇄시켜야 한다. 더불어, 이 총체적 부실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그동안 숨겨졌던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탈핵신문 2017년 9월호 (제56호)

이경희(광주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