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 )문재인 대통령 고리1호기 퇴역식 기념사에 부쳐

성 명 서

탈핵·에너지전환 의지는 핵재처리실험 중단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6월 19일 0시, 우리나라 최초의 핵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운영 40년 만에 영구정지되었다. 지난 주말, 이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고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로 부산은 축제분위기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리1호기 퇴역식 기념사 내용은 매우 고무적이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점임을 표명하고 있으며 달라진 시대 환경에 따라 탈핵의 필요성을 일목요연하게 피력하였다. 나아가서 원전 사고가 나라의 존망이 걸린 문제임을 강조하며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 직접 챙기겠다는 선언까지 하였다. 또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노후한 석탄화력발전소 10기도 임기내 폐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그러나 이번 기념사의 내용을 보면 핵문제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신고리5.6호기 공사 중단 없이 12년째 싸우고 있는 밀양 송전탑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하며, 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탈핵의 기점으로 삼겠다는 말도 의미 없어진다. 탈핵 국가의 출발점은 지난해 졸속으로 결정된 신고리5.6호기의 건설을 당장 중단하는 것으로 삼아야 옳다.

그리고 핵재처리와 고속로 연구를 반드시 중단시켜야 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지난 4월 14일, 본 단체를 비롯한 지역탈핵단체들과 ‘탈핵정책 수립을 위한 정책협약’을 맺었는데, 그 내용은 1)신고리4호기, 신울진1.2호기 건설 잠정중단, 2)신고리5.6호기 신울진3.4호기 백지화, 3)영덕·삼척 핵발전소 건설계획 백지화, 4)월성1호기 즉각 폐쇄, 5)파이로프로세싱 연구와 제2원자력연구원 재검토, 6)탈핵국민위 구성 탈핵로드맵 논의 등이다.

이번 기념사에서 신고리5.6호기 백지화 공약이 ‘사회적 합의’로 한 발 물러서고, 핵재처리 실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는 것은 실로 유감이다. 핵발전소보다 위험한 재처리공장과 경수로보다 사고 잦은 고속로 연구에 혈세를 계속 지원하는 것은 탈핵의지를 역행하는 일이다. 현재 핵발전의 큰 문제점이자, 노후원전의 해체 제염에서도 가장 골칫거리가 될 고준위핵폐기물 관리계획이 없음도 마찬가지로 안타까운 점이다.

 

기념사에 탈핵 정책을 다 담을 수 없었겠으나, 문재인 정부가 후보시절 했던 공약에서 더 이상 후퇴하면 안 된다. 핵마피아가 새 정부의 탈핵의지를 꺾거나 흔들려한다면, 국민적 저항과 심판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조속히 신고리5.6호기 건설 백지화와 핵재처리와 고속로 연구 중단을 천명하여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기 바란다. 약속을 지킴으로써 국민의 전폭적 지지와 신뢰를 받고, 그것이 국정을 이끌어가는 힘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 이행을 할 때까지 대전충청민은 핵재처리실험 저지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동안 범죄적 행위를 저질러온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대한 전면적 개혁도 요구할 것이다. 원자력연구원 개혁없이는 2030년까지 12기로 늘어날 노후원전의 안전한 폐로가 요원한 일임을 알아야 한다. 본 단체는 문재인 정부가 탈핵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여 탈핵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2017. 6. 19.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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