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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관련)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천막농성장을 방문해 주십시오

전국의 시민사회 회원들에게

 

우리 주민들은 2014825일부터 월성핵발전소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천막농성을 함께 하고 있는 주민들은 모두 월성핵발전소가 소재하고 있는 양남면 나아리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현재 30여 가구가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농성에 동참하지 않은 주민도 우리의 대의에는 동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주요구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일이고 정든 고향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농성에 동참을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곳 주민들이 이주를 요구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방사능 피폭의 위험이 없는 곳에서 살고 싶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저희들에게 위험하면 이사 가서 살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자력으로 이사를 갈 수 없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핵발전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고, 삼중수소 피폭, 갑상선암 다량 발생 등이 드러나면서 핵발전소가 있는 우리 마을로 오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 마을을 찾는 사람이 없으므로 당연히 토지 거래가 없고, 자산을 처분할 수 없기 때문에 떠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강제수용되어 있다고 스스로를 한탄합니다.

 

2015년 동국대학교, 조선대학교,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공동으로 월성핵발전소 주변의 삼중수소 피폭 현황을 조사하고 동년 8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우리 마을(나아리) 주민 61명의 소변을 조사한 결과 61명 모두에게서 삼중수소가 검출됐습니다. 검출량은 평균 8.36Bq/l이며 최대 검출량은 28.8Bq/l입니다. 이 조사는 월성1호기가 3년간 가동 중단된 상태에서 진행된 결과입니다. 그러나 2015610일부터 월성1호기가 10년 연장가동 됐습니다. 우리 주민들의 삼중수소 피폭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2015822ECRR(European Committee on Radiation Risk)의 크리스토퍼 버스비(Christopher Busby) 박사가 우리 천막농성장을 방문해주셨습니다. 우리는 버스비 박사님을 통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 주민들의 방사능 피폭이 기준치 이하라며 월성핵발전소로 인한 주민 건강문제는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피폭량 계산은 잘못 됐습니다. 버스비 박사에 따르면 한국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ICRP의 피폭량 계산은 외부피폭에 근거한 방식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민들은 방사능에 오염된 식수, 공기, 농산물에 의한 내부피폭입니다. 또한 암은 세포 단위에서 발병하는 만큼 내부피폭의 경우 기준치 이하의 낮은 방사능에서도 암발생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상의 상황을 종합할 때 우리 주민들은 하루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소변검사에서 평균 8.36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되는 우리 마을엔 미취학 아동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나야 합니다. 이미 자력으로 이주를 못하는 만큼 정부가 이주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전국의 시민사회에 요청 드립니다.

정부에 핵발전소 인근지역 주민들의 이주대책 마련을 촉구해 주십시오. 93() 오후 4시부터 진행될 [천막농성 2, 나아리 방문의 날] 행사에 함께 해 주십시오.

 

 

2016. 8.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주민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