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은 트리튬(삼중수소)이 남은 오염수를 후쿠시마 앞 바다로 폐기할 것을 노리고 있다<본지 지난 9월호 참고>. 현재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부지 내 오염수 저장통의 트리튬 총량은 1000조 베크렐(Bq, 방사성 물질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강도를 표시하는 단위로, 1Bq은 1초에 한 번의 핵분열로 한 개의 방사선을 내놓는다)에 이른다.
트리튬은 방사성 물질로서는 위험도가 낮다며, 기존 핵시설에서도 해양과 강, 대기 중으로 방류·방출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예를 들어, 핵발전소사고 이전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보안규정에 제시된 방출기준치는 연간 22조 베크렐이었다. 핵발전소 중에선 한국에서도 가동되고 있는 CANDU(캐나다가 개발한 중수로)가 특히 트리튬 발생량이 많다. 트리튬 배출량이 가장 많은 핵시설은 재처리공장이며, 일본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무려 연간 1경 8000조 베크렐을 방출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그럼 트리튬은 정말로 위험이 작은가?
트리튬이란?
트리튬은(T)은 수소의 방사성 동위체로 삼중수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소는 대부분 그 원자핵이 양자 하나로 구성되는 데 비해, 트리튬의 원자핵은 양자 1개와 중성자 2개로 이루어진다. 양자와 중성자의 무게가 거의 같으므로, 트리튬은 일반적인 수소의 약 세 배의 무게를 가진다. 반감기는 약 12년으로 약한 베타선(그 정체는 전자)을 방출하며 헬륨-3이 된다.
자연계에서 만들어진 트리튬은 지구상에 약 96경 베크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일본원자력자료정보실 홈페이지. 도쿄전력은 127경 베크렐로 추정). 트리튬은 결국 수소의 일종이기에 지구상의 트리튬의 대부분은 물로 존재한다. 1960년대 중반엔 대기권 내 핵실험의 영향으로 빗물의 트리튬 농도가 100Bq/L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3Bq/L 정도다. 마시는 물의 기준치는 WHO(세계보건기구)가 10,000Bq/L, 미국 740Bq/L, EU(유럽연합) 100Bq/L로 갖가지다(<食品と暮らしの安全> 2012년 3월호).
트리튬, DNA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트리튬이 쏘는 베타선은 약해서 피부를 통과할 수 없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것은 내부피폭이다. 대부분이 물로 몸속으로 들어가기에 특정부위에서 농축되지도 않고 바로 몸 밖으로 배출되며, 몸속에서도 트리튬의 베타선은 멀리 못 가기 때문에 큰 건강피해는 없다는 견해가 대세다.
다만 트리튬이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버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DNA가 베타선의 사정거리 내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트리튬이 물이 아닌 음식 등 유기물로 몸속으로 들어가면 더 위험하다. 트리튬 자체가 DNA를 구성하는 수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DNA에 트리튬이 들어가 버리면 방출한 베타선이 DNA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베타선을 쏜 트리튬 자체가 헬륨으로 변한다. 헬륨은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운 원소이므로 이제 DNA 구성요소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즉 트리튬이 앉아 있던 부분 또한 파괴된다는 것이다.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등은 베타선이 약하다는 점만을 주목해 트리튬에 의한 피폭 영향을 매우 낮게 평가한다. 1베크렐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단위 베크렐 당 피폭선량, 즉 시버트(Sv). 시버트는 몸의 일부에 대한 피폭을 몸 전체로 평균화하여 확산시킨 개념, 따라서 시버트 표기만을 보고 있으면 몸의 일부가 방사선의 집중공격을 맞는 위험성을 이해하기 어렵다)은 세슘의 1/1000로 계산된다.
한편, 영국 건강보호국 전리방사선자문그룹(AGIR)은 트리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를 기존의 2배로 봐야 한다고 2007년에 권고한 바 있다(<美浜の会ニュース> 125호, 2013년 11월).
트리튬의 영향이 의심된 건강피해
1970~80년대에 캐나다 피커링핵발전소와 브루스핵발전소 주변에서 아이들에게 건강이상이 생기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두 지역 모두 CANDU가 8기씩 있는 지역이다. 캐나다원자력위원회가 낸 보고서(AECD보고 INFO-0401 및 INFO-0300-2)에 게재된 데이터에선 유전장애, 신생아 사망, 소아백혈병 등의 증가를 볼 수 있다. 또한 신생아 사망률과 트리튬 방출량(배수) 사이에도 연관 관계가 보인다(《科学》 2013년 5월호, 上澤千尋(일본원자력자료정보실). 일본원자력자료정보실 홈페이지 열람 가능).
또 영국 셀라필드 재처리공장에선 공장노동자의 피폭과 그들의 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발병한 백혈병의 관계가 밝혀졌는데, 그 원인 중 하나로 트리튬을 의심하고 있다(<美浜の会ニュース> 125호).
다만 그것들도 일부 유전장애를 빼고 통계상 유의성이 떨어지곤 해서 트리튬과에 관계가 증명된 것은 아니며 향후의 연구를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그러한 단계에서 후쿠시마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핵시설에서 트리튬이 방류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이미 생겨난 트리튬도 120년 정도 지나야 1/1000이 되기 때문에, 적어도 그 정도는 저장해 두어야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탈핵신문 2015년 10월호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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