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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광주인권영화제 _ 영상으로 보는 후쿠시마

영상으로 보는 후쿠시마, 광주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된, 장편 1편과 단편 3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지난 1120~23, 광주인권영화제가 개최되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다룬 영화가 두 편 상영되었다. 장편 피난하지 못하는 사람들-동일본 대지진과 장애인’, 또 하나는 시민들이 찍은 단편 3개를 엮은 것이다.

 

장편 피난하지 못하는 사람들대지진과 핵발전소 사고를 겪은 장애인 이야기

피난하지 못하는 사람들-동일본대지진과 장애인은 대지진과 핵발전소 사고로 고통과 어려움을 받은 장애인들의 이야기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지진과 쓰나미로부터 몸을 피할 수 없었다. 피해지역 장애인 사망률은 일반인의 2배다. 가까스로 피난소에 갈 수 있었던 장애인들에게도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에 폐를 끼친다는 염려에, 꼭 해야 할 말 한마디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지진과 쓰나미로 가혹한 상황에 놓인 장애인들에게 핵발전소 사고는 또 다른 상실감을 주었다. 장애를 가지면서도 독립적인 생활을 꾸리기 위해 노력해온 장애인들에게 핵발전소 사고는 자기 힘으로는 더 이상 어떻게도 할 수 없는 크나큰 좌절감을 주었다.

영화는 재해를 겪은 장애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 때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핵발전소가 있는 한 후쿠시마와 같은 만일의 사태가 절대로 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 비극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탈핵과 동시에 철저한 사고 대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이 영화는 우리에게 보낸다.

 


<피난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진제공: 오하라츠나키>


시민의 시선, 비영리 독립미디어 단편 영상 3

두 번째 작품은 단편 영상 3편을 엮은 것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 관련된 기록 영상을 담은 사이트 후쿠시마의 목소리에서 소개된 영상물이다. ‘후쿠시마의 목소리는 도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비영리 독립미디어 단체, ‘아워 플래닛 TV(OurPlanetTV)’가 운영하고 있다. 주요 미디어나 전문 제작자가 만든 영상과는 또 다른 후쿠시마의 일상을 시민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작품은 ‘4년째 후쿠시마, 그리고 핫스팟이다. 제염작업이 끝난 지역에서도 흙이 쌓이거나 물이 고인 곳에서 국지적으로 선량이 높아지는 마이크로 핫스팟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후쿠시마현 코리야마시에서 어린이들이 매일 다니는 학교 통학로의 현재 모습을 담은 영상물이다.

두 번째 작품은 힘차게 살아가고 싶다-후쿠시마를 떠나 새로운 인생을 꾸리는 가족의 1이다. 후쿠시마를 떠나기로 어렵게 결정한 후, 낯선 곳에서 난관에 부딪히며 발버둥치면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가족. 후쿠시마를 떠나도 후쿠시마를 둘러싼 수많은 모순들에 눈을 돌리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고자 다짐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 푸른 우정-가건물의 졸업식은 마을 전체가 피난 구역으로 설정되어 그 지역을 떠나야만 했던 중학생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이다. 핵발전소에서 37km 떨어진 곳에 가건물을 지어 수업을 하고 있지만 아예 후쿠시마를 떠난 친구와 교사들도 많다. 후쿠시마를 떠날 것인지 머무를 것인지 미성년자인 그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여러 조건에서 부모가 내린 결정에 따를 뿐이다. 전망이 보이지 않는 가혹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 함께 부르는 노래로 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특히 졸업을 앞둔 3학년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푸른우정 _ 가건물의 졸업식, 사진제공 : 오하라츠나키>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핵발전소곁에 두고 살 수 없다!

탈핵을 위해 어려운 말과 지식은 필요 없다. 우리의 일상, 평범하고도 소박한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핵발전소를 우리는 더 이상 곁에 두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상영 문의는 필자에게로(tsunaki@hanmail.net, 010-8356-7568). 참고로, ‘피난하지 못하는 사람들-동일본대지진과 장애인은 상영료 10만원(일본 영상 제작회사 규정), 단편 3편은 무료로 배포 가능.  


발행일 : 2014.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