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4호기 건설 및 가동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제어용케이블 전면교체로 공사 연기 … 밀양송전탑 공사강행, 시급하지 않다!
정수희 통신원 (부산에너지정의행동활동가)
〈신고리·신월성 불량 케이블 사건 경과(2013년)〉 4월 말, 원자력안전위원회 신문고에 제어용케이블 검증서류 위조 제보 | |
신고리·신월성 1, 2호기 |
신고리 3·4호기 |
5월 28일, 케이블 교체 결정 |
6월 28일, 케이블 재시험 또는 교체 결정 |
11월 중, 케이블 성능시험 결과 발표 예정 |
10월 16일, 성능 실패 발표, 케이블 전면 교체 결정 |
신고리 3·4호기 제어용케이블, 성능시험 실패로 전면 교체 결정
신고리 3·4호기에 납품된 JS전선의 제어용 케이블이 결국 성능시험을 만족하지 못하고 전면 교체 결정이 내려졌다. 검찰조사가 시작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케이블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신문고 제보를 통해 조사가 시작되었다. JS전선이 신고리·신월성 핵발전소에 제어용 케이블을 납품하였는데, 이것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되었다는 제보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 제보로 가동 중인 핵발전소 전체에 납품된 품질서류에 대한 재조사가 시작되었고, 한수원 납품 비리와 금품 수수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었고, 지난 7월에는 김종신 한수원 전사장에 대한 구속이 결정되기도 하였다.
핵발전소의 케이블은 핵발전소의 여러 부품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다. 특히 이 케이블은 핵발전소 중대사고 시에도 작동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화염시험을 비롯하여, 고방사선환경시험, 내(耐) 부식시험 등을 통과해야 한다. 발전소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나 방사능 누출사고, 냉각수 누출사고 등에서도 제어케이블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시험성적서 위조로 이미 설치된 신고리·신월성 1·2호기 케이블에 대해서는 JS전선의 모기업인 LS전선의 케이블로 교체 결정이 내려졌다.
신고리 3·4호기에 대해서는 이미 설치가 된 JS전선의 케이블을 교체하지 않고 재성능 시험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으면 교체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난 10월 16일 신고리 3·4호기 케이블 전면 교체 결정으로 나타난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 없었다면, 발각되지 않았을 또 하나의 위험
신고리 핵발전소의 제어케이블 문제는 제보로 발각되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았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문제였다. 이에 대해 반핵부산시민대책위는 이미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하였다.
첫 번째 기자회견은 지난 9월 5일, 신고리 1·2호기 제어케이블 교체가 성능시험도 완료되지 못한 채 JS전선의 모 기업인 LS전선의 케이블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LS전선 역시 JS전선의 시험성적서 위조로 시작된 검찰 수사에서 다른 납품비리 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LS전선이 보유한 시험성적서도 1995년도에 발급받은 것이라 신고리 1·2호기 케이블을 납품하는 데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기자회견은 지난 10월 10일, 신고리 3·4호기의 케이블 재검증이 일명 ‘셀프검증’으로 한수원 자체조사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한수원은 신고리 3,4호기 제어케이블의 재검증을 한수원중앙연구원에 의뢰하였는데, 각종 비리와 금품수수로 한수원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제어케이블 안전성 재검증을 한수원이 다시 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신고리 3·4호기의 수명이 60년임을 감안할 때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고, 그 과정 역시 신뢰할 수 없다면 신고리 3·4호기의 가동은 너무나 위험한 모험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안전성도 확보하지 않은 채, 신고리 3·4호기 무리하게 공사강행
신고리 1·2호기와 마찬가지로 신고리 3·4호기 케이블이 재검증받아야 하는 항목은 냉각재 상실사고에 따른 LOCA시험이었다. 신고리 1·2호기 냉각재 상실사고 시험(이하, LOCA시험) 결과는 11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고, 신고리 3·4호기에 대한 한수원의 ‘셀프검증’ 결과는 지난 10월 16일에 발표되었다.
하지만 정작 신고리 3·4호기의 LOCA시험은 시행되지도 않았다. 방재시험연구원에서 LOCA시험에 앞서 화염시험을 실시했는데, 시험 총괄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으로부터 화염시험에서 ‘불만족 사실’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LOCA시험의 예비고사라 할 수 있는 화염시험에 불합격함에 따라, 본 고사라 할 수 있는 LOCA시험은 치르지도 못하고 교체 결정이 난 것이다.
이로 인해 총 900Km에 달하는 신고리 3·4호기 케이블을 교체해야 한다. 교체비용만 총 360억원(2013년 10월16일 연합신문)이 소요되고, 전력량 보충에 따른 비용 발생을 예상하면 연평균 3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2013년 10월 17일 MBC)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신고리 3·4호기 공사 연기 …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명분 없다!
지난 5월에 중단되었던 밀양 송전탑 공사가 10월 1일부터 재개되었다. 8개의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는 이를 막으려는 주민들의 저항이, 경찰의 무력진압 아래에서 현재까지 41명이 응급실에 호송될 정도로 맹렬히 진행되고 있다.
이미 밀양 송전탑의 공사가 UAE(아랍에미리트) 핵발전소 수출계약(신고리 3호기는 UAE 핵발전소 참조모델로서 2015년까지 가동치 않을 경우 패널티를 물게되어 있다)으로 무리하게 강행되고 있다는 사실(2013년 5월 24일 경향신문)이 밝혀진 바 있다. 신고리 3·4호기 제어 케이블을 안전성도 확인하지 않은 채 설치하고, 교체작업 역시 미뤄왔던 것도 UAE 수출계약에 따른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이번 신고리 3·4호기 케이블 성능 불합격으로 신고리 3·4호기의 건설이 당초 예상보다 최소 1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말에 신고리 3호기의 건설을 완료하겠다며 건설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안전하게 건설하겠다는 신념보다 UAE와 계약한 공기를 맞추는 것에 더욱 의지가 있어 보인다.
그간 한수원은 신고리 3호기 건설의 시급성을 호소하며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해 왔는데, 신고리 3·4호기의 건설은 한수원의 비리로 더욱 늦춰지게 되었다. 정부와 한수원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신고리 3·4호기 건설 및 가동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신고리 3·4호기의 건설은 단지 수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생명과 밀양 어르신들의 삶이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인터넷언론 ‘민중의 소리’에 함께 공유된 기사입니다.)
발행일 : 20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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