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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 소개] 탈핵운동 공동의 과제지만, 잘 모르는 이슈

 

탈핵운동 공동의 과제지만, 잘 모르는 이슈

플루토늄 - 악몽이 된 꿈의 핵연료

- 윤종호 무명인 출판사 대표

 

 

대선과 차기 정부, 탈핵운동의 과제

 

대선이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정책선거는 이미 실종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핵발전 문제는 그나마 쟁점으로 남아 있다. ‘탈원전 정책의 폐기와 원자력 에너지 대안론을 내세우는 윤석열·안철수 후보(국민의힘·국민의당), 신규 건설은 반대하면서도 신한울3·4호기건설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 ‘단계적 핵발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2040 탈핵국가를 만들겠다는 심상정 후보(정의당)의 논쟁이 부분적으로나마 전개되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입장만 놓고 볼 때,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짓지 않기로 했던 신한울3·4호기(울진)’는 대선이 끝나면 새롭게 건설을 시작하거나, 건설 여부를 놓고 신고리5·6호기 공론화처럼 다시 결정해야 할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태도(적극 활용, 연구는 허용, ‘실체 없다’)도 위와 비슷한 형국이다. 또 지난 1227일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2차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파이로-SFR(소듐냉각고속로) 연계시스템 연구개발 지원도 차기 정부 계속적인 논란의 과제일 것이다.

 

과연 대선 기간 동안 시민사회와 탈핵운동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미 형성된 여론지형과 후보들의 입장에 균열과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현시기 이런 평론적 전망보다 맞이한 국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나서 차기에 들어설 정부의 태도를 보아가며 실질적 대응의 태세를 준비해가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설정이지 않을까?

 

 

다소 생소하고, 전문적이라 어렵다, 하지만 꼭 읽어보자!

 

반핵·탈핵운동의 주요 과제는 그간 방폐장 건설, 신규 건설, 수명연장 저지가 최우선이었다. 소위 탈원전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인해 신규 건설과 수명연장 저지보다 고준위 방폐장(부지 내 임시저장 포함)’ 건설 반대 운동이 주요한 흐름이었고(물론, 문재인 정부 초기에 진행된 신고리5·6호기 공론화는 여전히 신규 건설 저지 운동이었다), 부분적으로 핵발전소 안전성 논란등이 있었다고 여겨진다.

 

향후 전개될 탈핵운동의 주요 과제라고 언급한 신한울3·4호기, SMR, 고준위 방폐장(임시저장) 건설 계획, 파이로-SFR 연구개발 등의 현안들 중에서 익히 들어보았지만, 선 듯 내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 과제들이 있을 것이다. SMR과 고준위 방폐장은 그래도 언론·강의 등을 통해 조금씩 소개되었다. 파이로-SFR은 극히 일부의 전문가들과 대전 지역 일부를 제외하곤, ‘탈핵운동 공동의 과제지만, 잘 모르는 이슈라는 생각이 든다.

 

 

『플루토늄 - 악몽이 된 꿈의 핵연료』(프랭크 반히펠·다쿠보 마사후미·강정민 공저, 강정민 역, 2021년 5월, 미세움)

 

이 책 플루토늄을 읽으면,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와 관련된 역사와 주요 쟁점과 현황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되고, ‘탈핵운동의 공동의 과제라는 것을 새삼 공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핵반응로(원자로)에서 핵분열한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파이로프로세싱 등)하여 그 속에 든 1%의 플루토늄을 분리하여 이를 고속 증식로(소듐냉각고속로, Sodium-cooled Fast Reactor)에서 핵연료로 다시 사용하면 더 많은 양의 플루토늄을 다시 생산할 수 있다는 꿈의 핵연료사이클(1)’, 고비용의 재처리와 상업화에 실패한 고속 증식로, 이 시설들의 위험천만한 안전문제, 핵무기 물질인 플루토늄의 확산과 핵테러 문제로 현실화된 악몽(2)’임을 그간의 역사적 흐름과 각 국별 현실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악몽으로부터 나아갈 방향(3)도 제시하고 있는데, 또 다른 과제인 고준위 방폐장논란과 직결되는 필수저장시설(수조, 습식저장)의 조밀저장의 배경과 문제점, 임시저장시설(건식저장시설, 캐스크, 캐니스터, 맥스터 등)의 장점, 심지층 처분 등에 대해서도 대단히 전문적이며, 유용한 내용과 문제의식을 던져준다. 현재 우리의 현실에서 충분히 검토해봐야 할 논쟁적인 주장이기도 하다.

 

전체 약 342쪽 책 분량 중 주석이 67, 참고문헌이 42쪽이다. 3명의 저자들 모두 이 분야에서 20~40년간 연구·활동한 권위있는 전문가들이며, 공동의 저자이자 번역자인 강정민은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익숙치 않은 주제에, 전문적인 내용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찬찬히 완독하다보면, 향후 반핵운동을 전개함에 있어 또 다른 동기와 안목이 생겨날 것이라 확신한다.

 

3년간 이어온 탈핵 관련 도서 소개가 필자로서는 이번호가 마지막이다. 시작 때 다짐했던, 독자들 눈 높이에서의 도서 선정·소개가 얼마나 전개되었을지 의문이다. 미흡한 역량의 필자에게 느꼈을 부족하고 아쉬운 점들에 대해서는 이참에 두루 독자들의 용서와 이해를 구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탈핵·반핵 도서와 함께 탈핵·반핵운동의 혁신과 분투를 기원합니다!

 

탈핵신문 2022년 1월(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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