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방사능 팩트체크-일본 후쿠시마 방사능에 대해 고수가 묻고 전문가가 답하다

∥책 소개

 

쉽고, 명쾌하다반박할 수 있을까?

 

 

 

『방사능 팩트체크』 조건우·박세용 지음, 북스힐, 2021. 5

 

 

방사능핵심적 질문과 명쾌한 답변

 

핵발전소 존폐, 위험성 논란의 핵심은 역시나 방사능. 방사선·방사능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핵발전소 찬반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찬성하는 쪽은 핵발전소에서 내놓는 방사선·능은 얼마 되지도 않고, 위험하지 않아 건강에 별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반대하는 쪽은 핵발전소는 사고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방사선을 내놓고, 위험하며, 건강피해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찬반 각자의 근거로 과학적 설명을 전개한다. 연간선량한도(1mSv), 반감기, Bq(베크렐), Sv(시버트), ALARA(알라라), LNT(Linear Non-threshold, 문턱없는 선형이론). 이 문제와 특별한 연관을 맺지 않는 보통의 시민들은 관심을 갖다가도 , 무슨 말이야?’라며 어려워하고, 또 이쪽저쪽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 헷갈려한다.

 

방사능 팩트체크-일본 후쿠시마 방사능에 대해 고수가 묻고 전문가가 답하다는 방사능과 후쿠시마 사고 및 한국의 핵발전 현실에 관련된 것들을 이해하기 쉽게 대담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한국언론학회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가 공동제정한 한국팩트체크대상수상작(도쿄올림픽 방사능 논란)을 기반으로, SBS 박세용 기자가 핵심을 잘 짚어 묻고,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위원인 조건우 박사가 전문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주고받는 대담형식에 시의적절한 표와 그래프, 막힘 없이 술술 읽힌다. 300쪽 남짓, 분량도 부담없다. ‘방사능 음식 먹으면, 몇만 배 피폭?’, ‘음식에서 왜 세슘만 검사?’, ‘후쿠시마 방사선량, 서울과 비슷하니 안전하다?’, ‘후쿠시마 인공방사선, 더 위험하다?’, ‘후쿠시마에 며칠만 머물러도 암 발생률 증가?’. 이와 같이 기자는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화제로 삼고, 본인이 조사·취재한 내용과 조건우 박사의 답변을 다방면으로 팩트체크하며 방사선·능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

 

특히, 히로시마·나가사끼 핵폭탄 방사능 피해, 체르노빌 사고, 인웍스(INWORKS) 역학연구(··프 등 6개국 핵발전소 종사자 300만명 30년간 데이터), 라돈침대, 월성 삼중수소, 제주도 토양 세슘 오염 등 팩트체크 과정에서 제시되는 국내외 사례들은 구체적이고, 맥락을 잘 설명하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주류전문가의 답변읽는 데 주의가 필요

 

그런데 이 책은 과학적인 팩트체크라고 하지만, 그 과학과 팩트 역시 선택적으로 재구성된 것일 따름이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사고 이후 1mSv 연간선량한도를 20mSv로 올린 것과 관련하여 조건우 박사는 위험해진 것은 아니고, 위험을 관리하는 기준을 20배 올려놓은 겁니다. 과학적으로 위험이 확실하게 입증된 건 단기간에 100mSv 이상 받아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것뿐이지요. 그러니까 100mSv1% 수준에서 선량을 관리하는 건 안전 마진을 100-1=99, 결국 연간 99mSv를 남겨놓은 겁니다. 근데 그 안전의 여유 99를 좀 더 줄여 80으로 해놓은 거죠. 위험 관리 기준을 평상 시 적용하는 기준과 달리, 안전 여유도를 약간 줄여서 관리하는 거죠(76~77)”라고 답변하고 있다. 그리고, “100mSv 이하에서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른다고 얘기하는 게 정답이다. 현재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98)”고 설명하고 있다.

 

“100mSv 이하의 위험성은 모른다면서, 100mSv 이하의 위험성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안전한 것처럼 안전 마진’, ‘안전 여유도라는 개념을 가져와 99mSv80mSv를 언급하고 있다.

 

ICRP를 전 세계 방사선 안전 기준을 만드는 가장 상위의 핵심적인 기구로, 그 위원회 13명 중 한 명의 위원으로 자기 소개하는 조건우 박사의 전문적 해설은 비록 입장은 달리하지만 쉽고 명쾌하여, 방사선과 관련된 그들의 논리와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그 가치가 지향하는 방향이 후쿠시마 18세 미만 갑상선 이상 발병 등과 같은 현실의 방사선 피폭 피해의 실태를 설명해내지 못하고 왜곡하고 있는 것 같아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찬반을 떠나 방사선·능을 이해하는데 꼭 일독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이 제기하는 다양한 논점을 엄밀하게 반박하고, 넘어설 수 있는 쉽고 명쾌한 논리와 도서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윤종호 무명인출판사 대표

탈핵신문 2021년 7월(90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

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https://nonukesnews.kr/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