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명서, 보도자료

탈핵과 결별한 정치에 더 이상 희망은 없다

[고리 1호기 영구정지 4년 탈핵부산시민연대 기자회견]

 

“탈핵과 결별한 정치에 더 이상 희망은 없다.” 

 



오는 6월 19일은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한지 4년이 되는 날이다. 한수원은 지난 4년간 여러 가지 기술검토 진행하였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고리1호기 해체계획이 포함된 해체승인신청서를 원안위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체 승인신청 후 인허가 심사에만 2년이 소요될 전망이므로 2023년 5월이 되어서야 고리1호기는 본격적으로 해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계획으로 해체 종료 시점은 2037년이지만 고준위핵폐기물의 처리부터 각종 설비의 방사능 제염, 부지복원까지 고려했을 계획대로 종료가 가능할지 알 수 없다. 



탈핵부산시민연대가 지속적으로 제기했듯이 고리1호기 해체를 해체산업육성으로만 과대 포장한 한수원의 해체계획은 시민과 노동자들의 안전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고준위핵폐기물의 관리와 처분 문제, 해체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 없이 위험을 미래로 전가하는 무책임만 보이고 있다. 또한 고리 2호기 등 차례로 수명이 완료될 노후핵발전소의 영구정지를 고려하지 않고 수명연장을 전제로 한 해체계획으로 탈핵, 에너지전환 정책에 반하는 계획이다. 



4년 전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안전한 대한민국, 탈핵사회, 정의로운 전환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입이 아프도록 비판하고 제대로 된 탈핵정책을 이행하라고 수도 없이 요구해 왔다. 탈핵사회로 나아가는데 제대로 된 발을 떼지도 못한 상황에서 어제 송영길 민주당대표의 국회연설은 또 한 번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송영길 대표는 탄소중립과 기후위기대응을 위해 핵발전이 필요하며 SMR(소형모듈원전)과 해외 원전시장 공동참여를 위한 한-미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핵융합발전 상용화를 세계적으로 선도하겠다’고 한다. 송영길대표의 발언은 탈핵과 완전한 결별을 의미하며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극이다. 



SMR은 기존 핵발전소보다 작은 규모의 핵발전소를 전국 지역에 분산해서 짓겠다는 것이다. 규모만 작을 뿐, 분명한 핵발전소다. 핵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위험이 분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을 확산하는 것이다. 핵융합 발전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이 있지도 않을뿐더러, 다량의 삼중수소를 필요로 하고 핵폐기물을 발생시킨다. 기후위기대응이 급하다면서 아직 제대로 된 기술도 없고 당장 상용화 할 수도 없으며, 경제성과 안전성 어떤 것도 확보하지 못한 방법을 끌어와 기후위기의 적절한 대응방안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현재 여당 당대표의 수준이다. 이런 정치를 지켜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못해 화가 난다. 



고리 1호기와 월성1호기가 영구정지 결정되었지만 핵발전소 1기도 제대로 된 폐로를 시작하지 못한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핵산업과 핵시설을 진흥하자는 송영길 대표와 정부에 분명히 경고한다.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핑계 대지 말고 차라리 핵마피아 편에 서있음에 솔직해지시라. 시민의 안전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어렵게 만들어온 탈핵과 결별한 정치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희망 없는 정치를 더 이상 두고 보고 기다릴 시간이 우리에게 없다. 부디 허황된 망상을 버리고 낡은 핵진흥과 결별하길 바란다. 지금은 탈핵과 정의로운 전환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2021.6.17. 탈핵부산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