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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코로나-19가 앗아간 40세의 러시아 반핵운동가

 

러시아에서 반핵운동가가 되는 것은 용기와 끈기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을 요구하는 엄청난 일이다. 일부는 신변 안전 문제로 고국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그린피스 러시아의 라시드 알리모프는 협박과 체포 앞에서도 그 자리를 지킨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런데 더 치명적인 힘, 코로나-19가 지난 2020121740세의 알리모프를 데려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독일 우라늄 폐기물 수입 반대 시위를 벌이는 알리모프


러시아 사회생태연맹(RSEU)의 전언에 따르면, 알리모프는 정확히 1년 전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같은 날 오후, 두 명의 경찰관이 제복을 입지 않은 다른 여섯 명과 함께 알리모프를 그의 집 앞에서 구금했다. 그는 기소되었고 상당한 벌금도 부과되었다. 기소는 나중에 철회되었다.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로사톰(Rosatom)에 저항하는 것은 그런 위험을 수반한다.


활동가가 되기 전에 언론인이었던 알리모프는 러시아어 환경저널인 <생태와 권리> 창간을 도왔고, 이후 그린피스에 합류했다. 언론인으로서 그는 항법장치에 사용되는 원격 방사성 배터리 문제를 추적해서 보도했다. 이 장치들 수천 개가 소련이 몰락한 후 러시아 극지방에 그냥 버려졌던 것이다. 배터리에 들어 있는 스트론튬-90은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갈 위험이 있었고, 청소부가 주운 방사성 금속이 공개 시장에서 팔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린피스에서 러시아 핵에너지의 문제와 위험성에 관하여 대표자로 발언하면서, 그는 우랄 남부의 마야크 재처리 공장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같은 구소련의 가장 오염된 장소들을 자주 탐사했다. 그는 그곳의 샘플을 채취하고 분석하여 지역 시민들을 위해 경보를 울렸다.


또한, 알리모프는 5백만 명 인구의 상트테르부르크 중심부에 있는 발틱 조선소에 있는 논란 많은 부유식 핵발전소 아카데믹 로모노소프(Akademik Lomonosov)의 연료 공급에 반대하는 기소를 주도했다. 이로 인해 연료 공급 작업은 무만스크의 러시아 핵쇄빙선 항구에 있는 아톰플로트로 옮겨져서 이루어졌다.


그의 활동 덕분에 러시아의 핵에너지 정책의 많은 문제가 알려졌고, 활동가와 주민들은 큰 도움을 받았다. 그의 마지막 캠페인 중 하나는 독일의 우라늄 원료 부산물(광미) 수입을 반대하는 것이었다. 사진의 핵폐기물 드럼통에는 새해 인사가 적혀있고 알리모프가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러시아는 핵폐기장이 아닙니다라고 적혀있다. 활동력과 열정뿐 아니라 유머감각과 친절함을 겸비했던 알리모프의 죽음에 대해 러시아와 세계의 환경운동가들이 애도를 전하고 있다.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1년 1월(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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