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남면 나아리 상가번영회
월성핵발전소 맥스터 반대 투쟁 돌입
경주 주민투표 요구도 이어져
지난 2월 20일부터 나아리 상가번영회가 월성핵발전소 맥스터(고준위핵폐기물 건식 저장시설)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는 월성핵발전소가 소재한 마을이다. 작년 12월 개봉한 영화 ‘월성’으로 유명한 황분희 ‘월성원전 인접지역 주민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사는 마을이기도 하다. 그동안 이주대책위 주민들이 맥스터 반대 운동을 해왔으나, 나아리 상가번영회가 본격 가세하면서 맥스터 반대 여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상가번영회가 월성핵발전소 정문 앞 도로가에 설치한 천막.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아침과 저녁에 진행하던 집회를 중단하고 있다.
오종태(59세) 상가번영회장은 “핵발전소에 사는 주민으로서 맥스터 건설에 찬성하는 주민이 있겠나! 여러 이유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을 뿐이다.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회원도 여럿 있었다”고 맥스터 반대 투쟁에 나선 상가번영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나아리 상가번영회는 2월 14일 회원 총회를 열어서 만장일치로 맥스터 반대 투쟁을 결의했다. 오종태 회장은 2월 16일 집회신고를 하고 20일 한수원 정문(남문) 앞에 천막 농성장을 설치했다. 오전에는 집회와 행진을 하고 오후에는 피켓 시위를 했다. 특히, 이주대책위가 상여를 끌며 행진하는 월요일 아침은 상가번영회 회원들이 상여 행진에 동참하면서 맥스터 반대 의지를 더욱 높였다고 한다.
그러나 상가번영회는 천막농성 6일 만인 25일부터 집회를 잠정 중단했다. 월성핵발전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자가격리자가 늘어나면서 집단행동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그러나 천막농성장은 그대로 있다. 나아리 상가번영회의 회원은 65명이다. 보통 오전 집회에 18명 정도가 참여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집회를 재개하면 30명 이상의 회원이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월성핵발전소가 소재한 양남면 나아리는 핵발전에 찬성하는 마을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주대책위에 이어 상가번영회도 맥스터 반대 투쟁에 동참하면서 고준위핵폐기물 공론화 국면에서 주민 여론의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한편,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과 7개 경주지역 시민단체는 3월 2일부터 경주시에 맥스터 건설 여부를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라는 요구를 한다. 이를 위해 경주 시내 주요 거점에 현수막을 게시했다.
경주 =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탈핵신문 2020년 3월(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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