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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중국이 세계 핵산업을 구원할 수 있을까

이 기사는 <누클리어 모니터>(Nuclear Monitor) 871호에 게재된 ‘China to the rescue?’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Nuclear Monitor’는 네덜란드의 세계에너지정보서비스(WISE)와 미국의 핵정보및자료서비스(NIRS)가 2000년부터 공동 발행하는 미디어로, 전세계 에너지 활동가들의 기사를 지면과 뉴스레터,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합니다.



중국dl 세계 핵산업을 구원할 수 있을까


중국 타이산 EPR 핵발전소


중국의 핵발전 프로그램은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가 후쿠시마 사고의 의미가 평가되면서 몇 년 동안 늦추어졌고, 다시 페이스를 찾았으나 다시 한 번 늦춰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45기(43GW 용량)의 원자로를 가지고 있고 13기(12.6GW)가 건설 중이다. 향후 5~10년 사이 가장 유력한 전망은 매년 소수의 신규 프로젝트가 승인된다는 것인데 이는 그 전의 예측들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며, 중국을 제외한 세계 나머지에서의 핵발전 하락세를 회복하기에도 충분치 못한 것이다. 2018년 3월에 중국 국가에너지부는 2년간의 신규 건설 동결을 끝내고 그해 말까지 6~8개의 신규 원자로 부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현되지 않았고, 아마도 발표는 올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신규 건설 승인이 없다


<세계 핵산업 현황보고>의 코디네이터 마이클 슈나이더는 2019년 1월의 기사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은 세계에서 새로 가동되는 59기의 원자로 중 39기를 차지했고 12기의 원자로가 건설 중이지만, 2016년 12월 이래로는 상업용 원자로 신규 부지를 하나도 열지 않았다(상업용 프로젝트와는 비교할 바가 못 되는 실증용 고속증식로 하나가 2017년 12월에 착수되었다). 핵산업은 미래의 기술 선택과 프로젝트 부지에 관한 중앙정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2019년 내에 건설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래 핵발전 계획의 시점과 수준에 대한 공식적 정부 발표는 없다.”


경제적 취약성


세계원자력협회의 전 사무총장 스티브 키드는 2018년 8월에 쓴 글에서 중국의 재생가능에너지의 성장이 “핵발전 확대를 왜소하게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세계의 다른 곳들에서 핵 프로그램에 영향을 준 부정적 요인들 다수가 이제는 중국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많은 신규 원자로가 시작되고 있음에도, 프로그램이 계속 지연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 가장 분명한 징후는 신규 건설 승인이 없는 점이다. 가까운 3년간 신규 승인이 없었으며, 건설 중인 원자로의 숫자도 가파르게 줄었다. 곤란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들은 미래에 이용될 원자로 유형의 불확실성, 전력 시장의 상황, 대규모 국영 기업으로 이루어진 산업 구조, 정부 계획가로부터의 지원 정도와 핵발전 계획에 대한 대중적 저항의 수준 등이다. 중국 핵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는 오늘날 가장 큰 이슈는, 아마 놀랄지 모르겠지만 그 경제적 취약성이다. 핵발전은 현재 중국 전체 전력 수요의 3~4%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극적인 성장의 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둔화와 에너지집약도가 적은 행동으로의 전환, 그리고 전력 생산 설비에 대한 과잉투자를 감안하면 신규 원전들이 건설비용을 뽑기 위해 필요한 80~90%의 설비이용률로 가동될 것이라고 가정하기 어렵다. 발전업자들이 그리드에 전력을 판매할 때 받는 요율도 위협받고 있다. 중앙정부는 중국 전력 부문을 자유화하고 시장 기준에 보다 반응적으로 되길 원하는데 이는 핵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니다. 3세대(Gen III) 원자로의 건설비용 상승도 한 요인이다. 원자로는 부하추종 운전 능력을 가져야 할 터인데, 이는 기술적 또는 경제적 의미에서 이상적이지 않다. 핵발전은 다른 발전원들과 경쟁해야만 한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위협은 핵발전이 미래의 보다 나은 어떤 에너지로 가는 길의 틈새, 브리지 기술에 머물고 말 수 있다는 것이다.”


“임종을 기다리는 기술”

재생에너지 20% 저렴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객원편집자 피터 페어리는 2018년의 한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공식적으로 중국은 여전히 핵발전을 필수품으로 바라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임종을 기다리는 기술이다. 정부와 연결된 이들을 포함하여 전문가들은 중국의 핵발전 부문이 서구에 영향을 주었던 것과 동일한 문제들에 굴복하고 있다고 본다. 즉 이 기술은 너무 비싸고, 대중들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1호기의 멜트다운은 중국 당국에 충격을 주었고 많은 중국 시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7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시민 중 40%만이 핵발전 개발을 지지했다. 더 큰 문제는 금융이다.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추가적 안전장치와 보다 완벽한 냉각장치를 갖추고 건설되는 원자로들은 비싸진 반면에, 태양력과 풍력의 비용은 계속 급락하고 있다. 불룸버그 신에너지 금융에 따르면 이제는 중국에서 신규 핵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보다 태양력과 풍력 생산 전기가 20% 더 저렴하다. 게다가 높아진 건설비용은 핵발전에 대한 투자의 위험성을 높인다. 그리고 중국의 급격히 상승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원자력이 절실하게 요구되던 시기는 지났다. 2000년대 초반에는 경제가 활황이고 전력의 대규모 소비자인 제조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매년 10% 이상 전력 소비가 증가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성장은 둔화되고 경제는 다변화되었으며, 전력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4%를 밑돌았다. 최근 정부는 핵 정책에 대하여 좀체 말을 꺼내지 않았다. 2016년에 갱신된 공식 목표는 2020년까지 58GW의 핵발전 설비가 완성되고 30GW가 추가로 건설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전문가들은 중국이 2022년 또는 그 이후에도 2020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며, 금세기 중반까지 400GW 이상이라는 후쿠시마 사고 이전의 전망은 이제 공상으로 보인다는 점에 동의한다.”


 번역 =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탈핵신문 2019년 3월호(64호/복간준비 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