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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2035년 탈핵’ 계획 밝힌 스페인

세계 곳곳에서 핵발전소 조기 폐쇄와 투자 철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가 2035년 탈핵 계획을 밝혔다. 테레사 리베라 에너지 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스페인은 2050년까지 모든 전기를 재생가능에너지원에서 생산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2025년부터 2035년 사이에 7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했다. 사회당 정부가 4월 조기총선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계획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8년 현재 본토 전력의 4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하는 스페인의 에너지 시스템 정비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2350억 유로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리베라 장관은 정부가 작년 말까지 유럽연합의 승인을 위해 전달해야 했던 기후변화 대응 계획 초안을 2월 22일에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에 준비된 법안 초안은 2040년부터 휘발유, 디젤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원을 매년 최소한 3천 메가와트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토 전력 공급의 20퍼센트를 약간 넘는 핵발전의 단계적 폐쇄는 지난 여름 집권한 사회당 등 좌파의 선거 공약이었다. 그런데 스페인의 탈핵 정책이 최근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1983년에 사회당 정부가 핵발전소 동결을 입법했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추진했으며, 그 이후 민간 회사들도 신규 핵발전소 건설에 뛰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중도우파 국민당이 집권하고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전력망 이용에 세금을 부과(태양세)하면서 악시오나, 가메사, 아벵고아 같은 세계적 재생가능에너지 기업들마저 곤란을 겪고 고용이 절반으로 줄어든 경험이 있다.


한편, 현재 가동 중인 스페인의 핵발전소는 1983년에서 1988년 사이에 운영을 시작했고, 이베르드롤라, 이탈리아의 엔데사, 내츄지, 그리고 포르투갈의 EDP가 소유하고 있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탈핵신문 2019년 3월호(64호/복간준비 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