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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슈

한국의 핵발전소 안전, 정말 괜찮을까? 9·12 경주 대지진 1주기 토론회, 참관기

지난 912() 오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교육회관에서는 작년 9·12 경주 대지진 1주기를 맞아, ‘한국의 핵발전소 안전, 정말 괜찮을까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신고리5·6호기 공론화와 사드 배치, 북한의 핵실험 등 핵을 둘러싼 다양하고 폭발적인 여론이 있는 와중에 진행된 토론회이다 보니, 다양한 시각에서 수많은 의제들이 제기되었다.

 

김준한 대표(탈핵지역대책위)의 사회로 한병섭 박사(원자력안전연구소장)시급한 원전 안전성 확보’, 김성욱 박사(()지아이 지반정보연구소 대표) ‘한국의 핵발전소-지진안전성에 관한 발제가 있었다. 핵발전소를 멈추는 탈핵이 시작되어도 여전히 남게 되는 핵폐기물과 안전의 문제, 경주 지진 이후로도 변하지 않는 안전 의식, 국민 안전에 불철저한 정부의 관점 등 우리는 불안한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었다.

 

912() 오후 서울 정도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의 핵발전소 안전, 정말 괜찮을까'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한병섭/김성욱 박사의 발제에 이어 양기석 신부가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이어진 토론자들의 질의와 의견들은 결국 ‘2017년 현재 한국을 사는 탈핵 운동의 과제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로 귀결되었다. ‘핵발전소가 과연 안전한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한 양기석 신부(탈핵천주교연대 집행위원장)의 토론은 최근 핵발전소 부실 공사 폭로를 보면서, 핵 사고가 나지 않은 게 천운이라고 말했다. 부실공사의 명백한 책임이 있는 현대건설과 두산중공업이 여전히 핵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사회적 책임이나 처벌을 받지 않는 현실을 타개할 국민적 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광우 기획실장(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은 현재 공론화에 매몰된 탈핵운동이 지금이라도 전체적인 탈핵 의제(고준위핵폐기물, 신규핵발전소 건설, 조기폐쇄, 핵재처리)들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공사 중단 결정과 주먹구구식으로 작성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신 정확한 수요 예측과 탈핵전환의 의지를 반영한 새로운 기본계획 수립이 최우선 과제라고 의견을 내놨다.

 

이상희 팀장(녹색당 전국사무처 정책2)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2030 탈핵을 설명하면서, 핵발전소 감축 목표와 에너지 수요 관리 등을 모색한다면 충분히 탈핵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박사(경주 경실련 전 사무국장)는 현재의 핵발전소나 방폐물 관리 정책들이 방향없이 표류하고 있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주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고, 핵폐기물의 포화 상태는 턱에 차오르고 있는데, 아무런 고민과 준비가 없는 정부의 무대책을 개탄했다.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고, 다음 정부로 미룰 것이 아니라, 처분장 부지 선정문제로 협소화하는 대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하루라도 빨리 탈핵이라는 이태옥 사무처장(원불교환경연대)은 첫 언급으로 경주 지진은 이제 안정기에 접어든 것인지’, ‘재생가능에너지로 완전한 탈핵이 2050년에도 100% 가능하다는 외국의 견해들을 적극 받아들일 수 없는지등의 의문을 던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2079 원전제로라는 공허한 정책 말고, 세계적인 탈핵 흐름에 맞춰 나갈 것을 주장했다.

 

장영진 집행위원장(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 위한 공동행동)은 최근 불거진 한빛핵발전소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대응 방침, 7개의 요구 사항을 건 대정부 투쟁의 시작, 한빛핵발전소 전호기 가동 중단, 4호기 조기 폐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설명했다. 하지만 고준위핵폐기물 재공론화를 앞두고 지역 경제 문제로 이해하는 영광지역 내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면서, 핵발전소 폐쇄 이후 지역의 경제적 빈곤과 상실감을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는 다양했다. 해결할 수 없고, 후손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 핵폐기물 문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응, 급등하는 핵무장론과 핵무기, 핵재처리실험, 한빛핵발전소 부실 문제, 캠페인 수준을 넘어선 운동의 관점 수립이 절실하다는 지적까지

 

그 자리의 참석자들 역시 현 정부에서 충분히 바꿔갈 수 있다는 주장부터, ‘현 정부에 대한 반핵 투쟁을 시작하자는 제안까지 매우 넓은 시각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만큼 지금 우리 현실이 복잡하고, 치열하며 급박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이번 토론회에 이어 확장된 의제와 다양한 시각들을 토대로 연속 토론회를 기획하자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음 토론회는 1023() 오후 3시 서울가톨릭회관에서 탈핵운동 방향 전반에 대한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탈핵신문 2017년  9월 21일

이경자(탈핵지역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