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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도쿄전력 회장의 갑작스런 ‘삼중수소 오염수 방출’ 발언, 각계에서 항의 쏟아져

도쿄전력 가와무라 다카시(川村隆) 회장은 713() 언론 인터뷰에서 삼중수소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회사로서 벌써 판단했다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실제 방출에 대해서는 정부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설명했지만, 도쿄전력 경영진이 해양 방출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곧바로 각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714() 후쿠시마현 어업조합연합회는 삼중수소 오염수 해양 방출 반대 정부 결정 이전에 도쿄전력 방출 언급의 부적절성 발언 철회 등의 요구를 담은 항의문을 도쿄전력에 보냈다. 같은 날, 요시노 마사요시(吉野正芳) 부흥청 장관도 입소문 피해(풍문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삼중수소 오염수 방출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719() 전국어업협동조합은 도쿄전력 본사를 방문하고 가와무라 회장을 면담해 엄중히 항의했다. 이 자리에서 가와무라 회장은 회사로서도 개인으로서도 해양 방출을 판단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었다.

 

삼중수소 오염수 방출에 반대하는 후쿠시마 주민은 어민뿐만이 아니다. 후쿠시마현 탈핵 단체의 연대체인 탈핵 후쿠시마 네트워크는 발언 철회를 담은 요청서를 도쿄전력에 제출했다. ‘탈핵 후쿠시마 네트워크는 이전에 일본 정부가 발표한 해양 방출 계획(해수를 섞어 방사선량을 1리터 당 6만 베크렐(Bq) 이하로 내려, 7년에 걸쳐서 바다로 보내는 시나리오)에 대해, “도쿄전력의 현행 운영기준 1리터 당 1500베크렐을 40배나 완화하는 것이라며, “삼중수소의 총량은 201312월 시점에서 800조 베크렐이며 사고 전의 도쿄전력 연간 방출 관리기준치인 22조 베크렐에 비하면 약 40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9년 후쿠시마제1핵발전소의 삼중수소 해양 방출량은 2조 베크렐로, 탱크에 저장된 총량 800조 베크렐의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면 불과 7년 동안에 400년 분량을 방출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오염수를 관리하는 탱크 용량에 더 이상 여유는 없다. 삼중수소 오염수란 후쿠시마제1핵발전소에 유입된 지하수를 퍼 올리고 정화장치를 통해 세슘 등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후 남은 오염수를 말한다. 삼중수소는 물과 성분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화장치를 거쳐도 제거할 수 없다. 201776일 현재 후쿠시마 핵발전소 인근에서 보관되고 있는 오염수는 약 600 탱크, 77만 톤에 이른다. 도쿄전력에 의하면 오염수용 탱크 부지는 앞으로 2년간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발전소 안에 고여 있는 고농도 오염수는 2020년까지 모두 제거할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주변 (지반)을 얼리는 동토벽(凍土壁) 대책으로 지하수의 유입량은 차수벽 설치 전에 하루 400톤에서 120~130톤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래 목표인 하루 50톤에는 아직 못 미치는 상태다.

 

만약 도쿄전력이 삼중수소 오염수 해양 방출을 강행하면 입소문 피해가 아닌 실제 피해가 생길 수 있다. 713일 도쿄전력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서 20km 이내의 바다에서 잡힌 감성돔에서 1kg 3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 삼중수소로서는 역대 최고치다. 핵사고로 이미 막대한 해양 오염이 발생했고 그 피해가 아직 불확실한 가운데 아무리 법적 기준치 이하라고 하더라도 삼중수소 오염수를 대량 방출해도 된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

 

도쿄전력은 현지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할 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이 납득할 만한 사실과 논리로 오염수를 관리하려는 진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막에 맞추어 삼중수소 문제를 처리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후쿠시마 주민과 주변국 시민들의 불신이 커질 뿐임을 도쿄전력은 잘 알아야 할 것이다.

 

 

탈핵신문 2017년 8월호 (제55호)

다카노 사토시 통신원(경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