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5일(금) 저녁 7시, 울산 동구 꽃바위문화관 공연장에 학생과 교사, 지역주민 150여 명이 모였다. 탈핵 교육극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보다> 낭독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공연은 연극 형식으로 책을 읽고, 관객은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본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보다> 낭독공연은 울산 대안문화공간 품&페다고지 문화행동프로젝트(이하 문행프)가 기획했다. 문행프는 사회적 이슈를 문화 행동을 통해서 실천하자고 했고, 첫 행동으로 ‘탈핵’ 의제를 채택했다. 청년, 여성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문행프는 탈핵을 주제로 그린피스 초청강연, 후쿠시마 5주기 기억문화제 참가, 탈핵난장 콘서트, 캠페인, 영화상영 등을 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체르노빌의 목소리』(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 지음) 책 읽기였다. 이들은 독서토론을 하던 중 ‘낭독공연’을 기획했다.
문행프는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보다> 낭독공연을 소극장과 다목적공연장에서 두 번 진행했다. 이번 공연은 ‘작은도서관 더불어숲’이 교육극으로 초청해 공연하게 됐다. 출연자들은 모두 아마추어, 무대에 처음 서 보는 이가 대부분이다.
낭독공연을 본 관객들은 “눈물이 났다. 체르노빌 사람들의 삶이 보였다”,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원전 문제가 피부로 다가왔다”와 같은 후기를 남겼다.
대안문화공간 품&페다고지에서 활동하는 유미희(50) 씨가 작품 연출을 맡았다. 그는 “탈핵 교육극은 관객과 행위자가 감성과 이성 전체로 탈핵의제를 만나는 실천행동”이라고 했다. 낭독공연은 공연에 참여하는 출연자가 책을 읽고, 여러 사람 앞에서 책을 낭독하고, 이는 연극 형식을 통해 예술로 승화되면서 공감력을 배가한다. 유미희 연출가는 다른 단체나 그룹도 독서토론과 낭독공연을 기획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문행프는 두 번째 의제로 ‘노동’을 채택해 활동하지만 탈핵 낭독공연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1986년의 체르노빌은 어쩌면 우리의 미래일 수도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방사성 물질 누출로 모두 9만3000명이 죽었다고 보고한다. 30년이 지났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사고 이후 심각한 기형이나 희귀한 암을 지닌 아기가 태어나고 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 작가는 20년 동안 체르노빌 핵발전소에서 일했던 사람, 사고 수습에 투입됐던 군인, 해체작업자 등을 취재하고 기록해 『체르노빌의 목소리』라는 책을 펴냈다. 작가는 독백인터뷰를 통해 “가끔 내가 미래를 쓰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 문화행동프로젝트가 7월 15일(금) 울산 동구 꽃바위문화관에서 공연하는 장면 ©용석록
탈핵신문 2016년 8월호
용석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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