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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에너지전환

“탈핵과 탄소중립 필수조건은 에너지전환”

∥ 탈핵에너지학회 동계 학술대회

탈핵과 탄소중립 필수조건은 에너지전환

 

 

탈핵에너지학회가 123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열린관 대강당에서 온-오프라인 동시 ‘2021 동계 학술대회를 열었다. 학술대회는 1부에서 <탈원전과 에너지전환 시나리오>를 주제로 중점 세미나를, 2부에서 <세계 에너지 시장과 정책 동향>, <원전의 경제성>, <하인리히뵐재단 _ 원자력이 충족하지 못하는 26개 기준>, <영덕 반핵운동의 성과와 시사점>을 주제로 토론했다.

 

<월성 주민은 왜 이주를 요구하는가><탈원전과 윤리> 발제와 토론은 1217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줌을 이용해 진행할 예정이다. 지면 사정상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주제를 다 담지 못했으며, 온라인 페이지 등을 통해 추가로 발제문을 요약해 소개할 예정이다.

 

 

 

중점 주제 _ <탈원전과 에너지전환 시나리오>

탈원전·탄소중립 핵심은 에너지전환

 

 

1부 중점 세미나에서 이필렬 방송통신대 교수가 <탈원전과 에너지전환 시나리오>를 발제했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김해창 경성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왔으나 사전 발표문 외의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아 발제 중심으로 정리했다.

 

 

이필렬 교수가 <탈원전과 에너지전환 시나리오>를 주제로 발제하는 장면 (사진=탈핵에너지학회)

 

 

이필렬 교수는 탈핵과 탄소중립 모두 에너지전환을 필수로 한다는 기조를 갖고 발제했다. 그는 먼저 탄소중립이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술수가 숨겨져 있다며,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똑같게 만든다는 이산화탄소 배출 순제로’(net zero)를 비판했다. 이는 핵발전을 크게 늘려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도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순제로와 대비되는 말로 진짜 제로’(real zero) 개념이 있는데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 자체가 전혀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이필렬 교수는 그런데도 순제로를 통한 탄소중립은 각 나라와 시민단체의 유행어가 되었고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필렬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선언한 수명연장 금지,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기조의 탈핵 정책은 반세기가 훌쩍 지난 2080년경에나 이루어지는 것으로 탈원전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탈원전기조 속에 핵발전소 수출정책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개발비 지원 등은 제대로 된 탈원전 정책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탈원전과 탄소중립은 에너지전환이 이루어지면 저절로 달성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해서 탈원전이나 탄소중립이 에너지전환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독일 사례와 한국을 비교했다. 독일에서는 에너지전환을 시작한 지 20여 년 만에 전력생산량의 절반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한다. 독일은 2000년에 재생 가능 에너지법을 시행하고 10만 지붕 프로그램에 따라 태양광시설에 100% 초저금리융자를 해주었고, 고정가격구매제도를 통해 보조금을 지원했다. 한국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태양광시설이 4.5GW에서 11.8GW2.5배 정도 증가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경우 전체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량 중 태양광 비중 증가속도가 독일의 6분의 1밖에 안 된다며, 이는 정부가 정책을 잘못 펼친 탓이라고 했다.

 

한국정부가 2000년대 초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해서 도입한 제도는 독일의 고정가격구매제도와 같은 발전차액지원제도였다. 그러나 발전차액지원제도는 2011년에 폐기되고 대신 현재 시행되는 의무할당제(RPS)를 도입했다. 의무할당제(RPS)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제외한 일정규모(500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에게 총 발전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정부가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폐기한 주된 이유는 태양광이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지원금도 해마다 증가하여 재정부담이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이 교수는 발전차액지원금은 2007266억 원에서 20113689억 원으로 증가했는데, 이것은 모두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지출되었고, 전력산업기반기금 수입은 2011년에 거의 2조 원에 달했으므로 재정이 부담된 것이 아니라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독일 사례는 탈원전과 탄소중립의 핵심조건인 에너지전환 성공을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을 세우고 상당한 액수를 지속적으로 투자해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에너지전환이 성공하려면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태양광발전으로 농지가 잠재량이 가장 크며, 농지를 파괴하는 형식이 아니라 영농형 태양광발전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과감한 계획으로는, 의무할당제(RPS) 폐기와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재도입이 필요하며, 현물시장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제도에 소형태양광발전 사업자도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필렬 교수 발제 후 토론 장면(왼쪽에서부터 _ 소속과 직책 생략 _ 이원영, 이필렬, 김해창, 김현우 ), (사진=탈핵에너지학회)

 

 

아울러 이필렬 교수는 토론에서 전력시장의 완전한 자유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했다. 전력시장 자유화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갈리고 논쟁적인 부분이지만 이날 세미나에서는 충분한 토론을 하지 못 했다.

 

 

 

세계 에너지 시장과 정책

재생에너지 핵발전추세 뚜렷

 

 

2부 세미나에서 김대경 아시아개발은행 컨설턴트는 전력을 중심으로 본 <세계 에너지 시장 및 정책>을 주제로 발제했다. 세계적으로 2021년 전력생산 부분에 투자된 5300억 달러 중 70%가 재생에너지 부문 투자였고, 반면 핵발전 투자액은 440억 달러로 전력생산 부분 투자의 8.3%, 전체 전력부문 투장의 5.4% 수준이다. 2021년 청정기술 투자는 75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 중심 기술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대경 발제자는 세계의 에너지 정책 전망은 이산화탄소 배출 순제로’(net zero, 이하 넷 제로)로 수렴된다고 했다.

 

미국은 바이든이 대통령 선거 운동 당시 기후변화 및 환경 정의 계획을 발표했는데 2025년까지 발전 부문 탄소 제로를 달성하고 205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2050년까지 발전설비 용량은 52~84% 증가하며 중심은 태양광, 풍력, 천연가스다. 2050년 발전원 구성은 재생에너지 42%, 핵발전 11%.

 

유럽은 201912월에 유럽연합 그린딜을 발표했는데 2050년 넷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며, 정의로운 성장이라는 개념을 세웠다. 전력수요는 2020년 대비 2050년에 약 2배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는 40%.

 

중국은 20213월에 145개년(2021-2025) 계획을 발표했다.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저탄소 경제를 지속하면서 에너지 정책 목표 넷 제로는 2060년까지 목표로 잡고 있다. 2050년 발전원 구성(칭화대 ICCSD 시나리오)은 재생에너지 75%, 핵발전 15%.

 

일본은 20216월에 그린 성장 전략을 발표했으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과 넷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발전원 구성은 재생에너지 50~60%, 핵발전 20~22%.

 

한국은 20211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에너지 정책 목표는 2050년 넷 제로다. 2050년 발전원 구성은 재생에너지 60.9~70.8%, 핵발전 6.1~7.2%.

 

김대경 발제자는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태양광이 재생에너지 정책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 전망 역시 재생에너지 기술이 중심이며, 화력과 핵발전 등 유연성이 부족한 발전원은 재생에너지 비율이 20%를 넘는 시점부터 경제성을 잃고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수소 등을 이용한 발전 자원이 증가하고, 에너지저장 기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핵발전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데도 일부 언론과 핵산업계가 일부 국가의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과대하게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20%를 넘어가면 핵발전소를 24시간 가동 못 하고, 저절로 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수소와 암모니아가 가스발전을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은 공급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탈핵에너지학회 2021 동계학술대회 참가자들이 행사 말미에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탈핵에너지학회)

 

 

용석록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1년 12월(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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