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국이슈

핵발전소 설계온도 상향 추진으로 안전여유도 큰 폭 감소

한수원, 지구온난화로 핵발전소 설계온도 상향 추진

31.6℃를 34.9℃로 3.3도 상향 예정

 

 

한국수력원자력이 지구온난화에 따라 울산의 신고리핵발전소 3·4호기의 냉각기능을 담당하는 최종열제거원 최고설계온도를 높이겠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원자력 이용시설 운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원안위는 이 운영변경허가 안건을 143, 144, 145회 세 번에 걸쳐 심의했으나 의결하지 않았고, 146회 회의에 재상정하여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안건은 핵발전소 안전여유도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문제와 해양생태 영향의 문제 등이 있다. 또한, 열교환기가 안전성을 확보 못 하면 발전소 1차 계통을 냉각시키지 못하는 비상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때문에 최종열제거원 설계온도 상향으로 인한 안전여유도 감소는 핵발전소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한수원은 열교환기 설비를 보강하거나 등의 조치가 없이 설계온도만 상향조정하는 안을 제출했고, 이 안건이 통과되면 안전여유도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한수원은 운영변경허가안의 추진 배경을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요인에 따라 인근 해수온도(최종열제거원) 상승으로, 운영기술지침서 온도제한치 초과 가능성에 대비한 운전여유도 확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2017년 신고리 3호기 해수 온도가 최고 31.2도까지 상승하여 운영기술지침서 온도제한치인 31.6에 근접했고, 이런 이유로 최종열제거원 설계온도를 34.9도로 상향하겠다고 하였다.

 

한수원은 설계온도 변경을 위해 펌프와 배관 등 기기냉각수해수계통과 기기냉각수계통 관련 설계해수온도를 재평가를 했고, 해수온도 상향을 고려한 설계기준사고 시 열 제거기능이 성능 이내이므로 설계온도를 변경해도 적합함을 확인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수원이 이번에 상향 조정하자는 해수설계온도 상향은 자그마치 3.3도에 이른다. 이에 대해 144회 원안위 회의에서 원안위원들은 안전여유도에 상당히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원안위원들, 안전여유도 감소 지적 한목소리

"최초 설계 당시의 보수성이 깨지는 것"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핵발전소 냉각기능을 담당하는 열교환기(CCW) 성능 기준은 7.0(계통과 기기 설계온도 37.8)이다. 열 제거성능이 이를 초과하면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44차 회의에서 이병령 원안위원은 기존의 온도제한치 31.6도일 때 열 제거성능은 3.97(안전여유도는 3.03)인데 이것을 34.9도로 상향하면 열 제거성능이 6.67(안전여유도는 0.33)이 되며, 이는 안전여유도가 엄청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병령 위원은, 그런데도 한수원과 KINS가 안전여유도 최대치를 벗어나지 않으니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안전여유도를 정성적 평가로 하지 말고 정확하게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병령 위원은 처음에 설계할 때는 무슨 이유가 있으니까 31.6로 했을 텐데, 그렇죠? 무슨 이유가 있기 때문에 31.6로 했을 텐데, 해수온도가 오르니까 그냥 할 수 없이 34.9로 올렸는데, 그러면 그게 안전여유도(Safety Margin)가 많이 줄어드는 것 아니에요?”라고 묻자 노경완 KINS 고리규제실장은 , 맞습니다. 운전영역을 확보하면서 일정 부분... 약간의 여유도를 줄이는 형태는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김호철 위원은 이에 대해 애초에 열제거성능의 여유도를 3.03으로 두고 설계했는데, 이번에 온도를 상향하면서 여유도를 0.33으로 줄이는 것은 최초 설계 당시의 보수성이 깨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안위 사무처가 그동안 서류심사로 통과

"절차적 하자 있다"

 

진상현 위원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라면서 “(지난 시기에)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그냥 서면으로허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신고리 3·4호기 건도 원안위 사무처가 그냥 서면 심의로 지나가려고 하였다고 지적했다. 한수원과 안전성을 심사한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신고리 3·4호기 이전에 이미 서류상으로만 운영허가가 이루어진 다른 핵발전소의 설계온도 상향 건에 대해 안전여유도를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대해 회의에서 답하지 못했다.

 

하정구 위원은 이 운영허가안과 관련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쪽과 1차 냉각재계통 연결 부위에 대한 내진설계 자료와 지진으로 인한 비상상황 시 이동형 발전 차량을 어떻게 이동할지의 방법과 용량평가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한 자료 일부 (출처: 원안위)

 

 

원안위 위원들은 차기 회의에서 신고리 3·4호기와 더불어 다른 핵발전소의 안전여유도까지 확인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신고리 3·4호기 운영변경허가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 외에도 더 있다. 고리2호기의 경우 한수원은 최종열제거원 설게새수온도를 36.1도로 상향한 바 있다.

 

국내 모든 핵발전소 안전성 검증 요구

해양에 끼치는 환경영향 실시와 어민피해 보상 촉구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816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수 온도가 상승할 시 온배수 사용량이 증가하면 이것이 바다 생태에 끼치는 영향도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한수원과 KINS 모두 운영변경허가안에서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원안위가 신고리 3·4호기를 포함해 그동안 서류로만 해수온도 상향을 심사한 모든 핵발전소에 대해 안전성을 다시 검증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한수원은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온배수 증가 가능성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모든 핵발전소에 대해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한수원은 어업에 영향을 준다면 어민들에 대한 피해보상도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용석록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1년 8월(91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

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https://nonukesnews.kr/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