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사고 현장 오염수처리 저장체제 파탄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1~4호기 원자로 건물 지하에는, 새어 나온 냉각수와 외부에서 흘러 들어온 지하수가 섞인 고농도 오염수가 괴어 있다. 기존 오염수 처리 체계에서는 여기서 세슘 등을 제거해서 지하저수지에 저장하고 있었는데, 지난 4월 5일 그 지하저수지에서 누수가 발견됐다. 이 물은 세슘 등을 제거했다하되 스트론튬 등이 남아 있어 오염수라는 점은 똑같다. 스트론튬은 인체에 들어가면 뼈에 붙어 백혈병 등을 일으킨다.
누수가 발견된 것은, 7군데 있는 저수지 중 2호저수지로 도쿄전력은 4월 6일에 저수지 부피와 수위 저하 정도를 놓고 봤을 때 누수가 약 120톤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도쿄전력은 같은 날부터 인접한 1호 저수지로 물을 옮기기 시작했지만, 1호기에서도 누수가 발견됐다. 이것은 저수지에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것을 시사할 뿐만 아니라 기존 오염수 처리와 보관체제가 파탄났음을 의미한다.
도쿄전력은 지하저수지 사용을 포기하고 일단 지상에 설치돼 있는 저장통에 물을 옮기기로 했다. 또 지하저수지에는 이미 그 시점에서 오염수가 2만3600톤이 괴어 있었고, 게다가 오염수는 하루에 400톤씩 늘어나는 것에 비해 지상저장통의 비어 있는 부피는 2만2000톤이며, 준비 가능한 예비통은 7300톤 정도다. 도쿄전력은 6월까지 이송작업을 마칠 예정이지만, 그 때까지 세 번이나 저장통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한편 도쿄전력은 지난 2월 말, 1~4호기 건물 지하에 흘러 들어오는 지하수를 줄이기 위해 건물보다 산쪽(내륙쪽)에 우물을 12곳 팠다. 그 우물들이 아직 오염되지 않았다고 해서 도쿄전력은 그 물을 바다로 직접 버릴 방침을 발표했으며 이 조치로 오염수를 하루에 100톤씩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번에 누수가 발견된 지하저수지는 이 우물보다 더 산쪽에 있어 6년 후에는 이번에 누출된 물이 우물을 오염시켜, 물을 바다로 버릴 수 있는 오염기준치를 웃돌며 10년 후에는 발전소 앞바다도 우물과 같은 정도로 오염될 가능성이 지적됐다. 지난 4월 19일에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가 원자력규제위원회 검토회의에 그러한 계산결과를 제출했다. 그 검토회의에서는 오염수가 베어든 토양을 제거하는 등의 대책이 제안됐다.
사실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사고현장에선 작은 규모의 누수가 다반사다. 그러나 이번 누수는 구조적인 문제이고 잘못 대처하면 해양오염의 대규모 확대를 초래하는 만큼 조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쥐가 불러일으킨 위기…후쿠시마사고 현장에선 트러블이 일상
지난 3월 18일, 후쿠시마제1핵발전소에서 정전이 일어나 1, 3, 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냉각을 무려 29시간이나 못하게 된 사고가 일어났다. 이 정전의 원인은 배전반에 들어간 쥐였다.
한편, 4월 5일엔 작은 동물 침입 방지용 쇠그물 설치공사 중에, 3호기 저장조 냉각이 3시간 정지되는 사고가 또 일어났다. 게다가 4월 22일엔 2호기 저장조 냉각장치에 전기를 보내는 변압기에서 죽은 쥐 두 마리가 발견돼 점검 때문에 4시간 동안 냉각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발행일 : 20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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