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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8호>세계시민 공동소송을 위해, 일본 환경변호사연맹 한국 방문

후쿠시마 사고 원자로 제조사 책임을 묻는다

세계시민 공동소송을 위해, 일본 환경변호사연맹 한국 방문 동행기

이대수(탈핵신문 운영위원)


일본 환경변호사연맹의 시마 아키이로(島 昭宏) 변호사와 오카다 다카시 교수(대구 계명문화대) 일행과 함께, 지난 418() 서초역 근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회(이하, 민변) 사무실을 방문했다. 지난 해 1110일 도쿄 NNAA(No Nukes Asian Actions, 탈핵아시아공동행동) 발족식에서, 후쿠시마 사고 원자로 제조사 책임을 묻는 발표가 있었고, 그 자료가 한국에 소개 된 바 있다.

민변의 실무자로 근무중인 이혜정 변호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먼저 민변 영상자료를 통해 인권·환경·국제교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동하고 있고, 900명의 회원 등이 있다는 것 등을 소개받았다. 이어 시마 변호사도 일본의 환경변호사연맹(JELF)550명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대부분 환경관련 소송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시마 변호사는 NNAA 측의 요청을 받아 일본 환경변호사연맹을 통해 추진중인 도시바·히다치·제너럴일렉트릭(GE) 3개 원자로 제조사에 대한 세계 1만인 소송의 배경과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민변에서 함께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고, 민변 측에서도 원칙으로는 공감하지만 실제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지는 내부적으로 논의해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인 김영희 변호사를 방문했다. 시마 변호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와 북극 백곰을 위한 소송인, 이산화탄소 없는 전력생산 요구 소송을 하고 있다, 핵발전의 불합리한 점을 밝히는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재 제조물배상책임법과 원자력손해배상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한계가 있으므로 법·제도를 바꿔야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 핵발전의 비경제성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영희 변호사는 이런 소송에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송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고 나쁜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 소송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여러 가지 원인 중 제조사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을지, 인과관계와 책임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시마 변호사는 제조사의 결함을 증명하는 준비를 하지만, 근원적으로는 핵발전을 허용하고 추진해온 정부와 국가의 기본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정법보다 자연법을 우선하는 입장으로 보였다.

성북동의 녹색연합도 방문했다. 윤기돈 사무처장(녹색연합)은 시마변호사의 소송취지에 공감하면서 원자력손해배상법의 개정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고, 배영근 상근변호사는 외국인이 일본법원을 상대로 소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수명 연장시 제조사 책임의무화 규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특히 한국의 소송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1()에는 서울역 인근에서 생명회의 등을 통해 새만금 소송을 진행했던 전재경 박사와 박오순 변호사가 참석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 있었다. 고베와 시모노세키에서 활동중인 젊은 변호사들이 동석했다. 일본정부가 분쟁화해센터를 만들었지만 전력회사의 주장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 미국과 일본이 책임집중제(전력회사만 책임지는 방식)에 의거해 원전수출에 매진하고 있고 한국도 그 대열에 뛰어든 상태이므로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필요한 소송임을 밝혔다.

11월 소송을 앞두고 전 세계 1만명 원고를 모아 진행하기 위해 한국, 타이완, 리투아니아, 인도 등에서 참여하고 있거나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18~24일 일본인 20명이 참여하는 한국핵발전소지역 한·일 시민 공동순회를 통해, 연대활동을 만들어 갈 것 예정이므로 6월 이전에 소송관련 서류와 자료 준비를 통해 한국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재경 박사는 생명회의 측에서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고, 필요하다면 모금 등 구체적인 방안을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일본 변호사들의 한국 방문과 관련단체, 전문가들 간담회를 비롯해 6월의 핵발전소 공동순회 방문을 통해 후쿠시마 피해 소송 특히 원자로 제조사를 상대로 하는 국제소송의 협력이 계획대로 잘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발행일 : 2013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