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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 <마지막 비상구 _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대전환>


책 소개


현장 밀착, 입체적 조망 정말 단비!



마지막 비상구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대전환, 제정임 엮음, 오월의 봄, 2019. 12

 

최근 상황 91

 

최근 핵발전과 관련한 주요 논란 사안은 월성1호기 감사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와 공론화등일 것이다. 핵발전을 찬성하는 쪽은 멀쩡한(?) 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은 잘못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안이었던 월성1호기 폐쇄를 흔들며 쟁점화하려고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더 나아가 지역경제 침체, 국제경쟁력 약화 등을 핑계로 신한울(=신울진) 3·4호기 건설 재개를 외치며, ‘신규 건설계획 백지화공약도 무효화 하고 싶어한다.


핵발전을 반대하는 쪽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된 공론화를 통한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를 산업통상자원부가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해체 및 공론화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 문제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쟁점은 경주 월성 사용후핵연료 대용량(=조밀) 저장시설인 맥스터 추가건설 여부로, 맥스터를 제때(2022) 건설하면 월성2~4호기는 무사히 수명(2020년대 후반)까지 가동할 수 있지만, 맥스터를 제때 건설하지 못하면 월성2~4호기를 곧바로 멈춰 세워야 한다. 나아가, 제대로 된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공론화를 통해 전 국민이 핵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 두 사안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보도는 91이다. 한국사회 주류 언론과 핵산업계는 이슈의 구도를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보다 본인들이 쟁점화하고 싶은 월성1호기 감사건을 더 다루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의제 선정뿐만 아니라 해당 의제의 보도 경향을 살펴봐도, 월성1호기 영구정지를 흔드는 쪽과 산업통상자원부의 형식적인 공론화 진행 보도자료를 비판 없이 받아쓰는 쪽이 9라면, 그 반대쪽은 1로 보인다. 이유야 무엇이든, 이런 언론 환경이 당분간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이런 게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이라는 것을 거듭 확인할 뿐이다.

 

꼭 필요할 때 알맞게 내리는 단비뉴스 

답답한 언론 현실에 실낱같은 비상구

 

그나마 이런 현실에 틈을 내는 이들도 있다. 비영리 저널리즘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대학원에서 운영하는 단비뉴스’. 이들은 우리 시대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핵발전과 기후위기에 대한 사실관계를 끈질기게 추적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또 반론의 기회까지도 주는 언론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비상구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대전환단비뉴스20179월부터 20191월까지 연재한 탐사보도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시리즈 기사를, 출판에 맞춰 최근 상황을 보완하여 작년 연말에 출간한 책이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은 실무중심 언론대학원으로, ‘단비뉴스의 기자들은 언론인 지망 대학원생들이라고 한다. 이 책은 기성 언론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중요 사회 현안을 탐사보도한다는 단비뉴스 정신에 따라, 엮은이인 제정임 교수(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장)3개 기수 18명의 대학원생이 장장 2년의 시간을 들여 기후 붕괴와 원전 재난의 위협을 파헤친 결과물이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현실에서 2~3년 전의 기사를 들춰본다는 것이 철지난 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통상적인 서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핵발전과 기후위기의 현실과 대안을 현장의 목소리와 국내외의 광범위한 자료와 취재에 근거하여 보여준다. 다루는 주제들 역시 기성 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버릴 곳 없는 핵폐기물’, ‘핵발전소 주민건강 피해 소송’, ‘지진 나면 핵발전소는 어떻게 되나’, ‘도마에 오른 핵마피아’, ‘친원전 여론만들기등을 다루고 있다.


전체 구성은 1부에서 핵발전소와 석탄발전소로 일상이 무너진 현장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우리나라 에너지구조가 핵발전·석탄발전 등 위험한 에너지에 치우치게 된 배경과 구조를 고발한다. 3부는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 실태를 살펴보며, 지속가능한 에너지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국내외 노력의 실례를 보여준다.


520여 쪽에 이르는 분량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막상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낙담하면서도 스웨덴, 독일, 덴마크 등과 같은 에너지 선진국의 경험을 좇아 새롭게 대안을 만들어가는 제주 풍력 공유화 운동 등과 같은 사례는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사족이지만, ‘단비뉴스는 단비뉴스 정신에 딱 들어맞다고 생각되는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한 탐사보도 시리즈 기획은 언제 할려나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윤종호 무명인 출판사 대표

탈핵신문 2020년 7월(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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