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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행사

<7호>독일방사선방호협회장 세바스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싸우는 것은 당연한 권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싸우는 것은 너무 당연한 권리

3월 독일방사선방호협회장 강연과 4월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출범

안재훈 간사(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


 

 

<사진설명: 세바스찬 플루크바일 독일방사선방호협회장>

 

지난 314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진실과 방사능 건강영향을 주제로 세바스찬 플루크바일 독일방사선방호협회장의 강연이 열렸다. 오는 4월 출범할 시민방사능감시센터의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핵발전소 사고 등으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암, 백혈병 등의 발병과 사산율의 증가 등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대형 원자력 사고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핵발전을 추진하고 옹호하는 집단에서는 핵발전의 안전을 과신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실제 후쿠시마 사고 이후인 20119월 런던에서 열린 세계원자력협회(WNA) 정기총회에서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는 핵발전소가 얼마나 안전한지 보여주는 증거이다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체르노빌 사고 때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수장이었던 한스 블릭스는 핵에너지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나는 체르노빌의 사고를 한 해 한 건씩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망발을 한 바 있다. 과연 이들을 핵발전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라고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

세바스찬 회장은 체르노빌 사고에 있어서도 IAEA 등의 조사가 피해를 축소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IAEA20006월 보고서에서 아이들의 갑상선 암이 증가한 것 말고는 영향을 끼쳤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2005년에도 IAEA는 체르노빌의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50명도 안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세바스찬 회장은 방사능 낙진 피해가 심했던 우크라이나 북부지역은 인구 10만 명 당 순환계질환은 199298천여명, 근골격계 질환은 73천여명이 발생했음을 보여주었다(1998년 연구). 이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서 질병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또 그는 체르노빌 사고로 인해 저선량의 방사선 피해도 적지 않다는 증거들도 제시했다. 체르노빌 인근지역이 아닌 서베를린 지역에서도 19871월 다운증후군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유럽지역의 태아 사산율이 전체적으로 86년에서 87년 사이에 증가했음도 보여주었다. 독일의 바이에른 지역에서는 87년에 남아의 생식기 선천성 기형이 급격히 증가했다. 체르노빌 사고의 영향으로 제시된 피해 중에 주목할 만한 점은 남아와 여아의 출산율의 변화였다. 그는 유럽에서 사고이후 약 27만여명의 여아들이 탄생하지 못하고 죽어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핵산업계의 발표와는 달리 이처럼 체르노빌의 사고에 상반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점은, 우리가 후쿠시마 사고 방사능 영향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강연 말미에 세바스찬 회장은 브레히트가 1930년대말 핵개발에 대한 기사를 보고, “진실을 모르는 사람은 바보일 뿐이지만, 진실을 알고서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범죄자다라고 했던 말을 인용했다. 그는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런 지식을 다 알고 있으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핵발전소를 만드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처음 한국에 왔다는 그는 부산의 고리핵발전소를 둘러본 뒤, 핵발전소 가까이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점에 대해 놀라워했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독일에서도 사고가 아니더라도 핵발전소 주변 지역에서 백혈병 등 암발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오는 415일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두레생협연합회, 에코생협, 차일드세이브, 한 살림연합,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환경운동연합 등이 함께 설립한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출범한다. 독일과 일본처럼 이제 한국의 시민들도 방사능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직접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운동을 펼쳐나갈 수 있는 그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발족에는 핵과 방사능의 의학적 위험을 경고해 온 국제전문가인 헬렌 캘디콧 박사를 비롯해 일본시민방사능측정소 등의 전문가를 초청해 국제적 경험과 내용을 공유하고 우리의 과제를 고민해 보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우리가 만드는 안전한 미래를 위해 많은 분들이 함께 나서주기를 기원한다.

발행일 : 20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