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부지 내에서 늘어나고 있는 삼중수소를 포함한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에 대해 일본 싱크탱크 ‘원자력시민위원회’가 정부 관계 기관에 제안서를 보냈다. 위원회는 ‘오염수 해양 방출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고 강조해, 모르타르 고체화 대형 탱크를 설치해 장기 보관할 것을 제안했다.
탈핵신문은 원자력시민위원회 좌장 대리이자 국제환경 NGO ‘FoE Japan’ 사무국장인 미츠타 칸나씨의 관련 글을 번역·소개한다. - 번역자 주 -
방사성오염수 육상 보관
‘모르타르 고체화’ 방안 제시
일본 싱크탱크 ‘원자력시민위원회’(전문가, 기술자, NGO 등으로 구성)가 10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서 발생하고 있는 방사성 오염수를 육상에서 보관하는 방법으로, ‘모르타르 고체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이 방안을 경제산업성, 환경성, 원자력규제위원회 등 일본 정부 관계 기관에 제출했다.
△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보관 모습. (사진 = 원자력시민위원회 제공)
원자력시민위원회는 그동안 정부와 도쿄전력이 시사하는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동시에 석유비축 대형탱크를 이용한 장기 보관 방안을 제안해 왔다.
작년 8월 경제산업성 산하 ALPS소위원회(다핵종 제거시설 등 처리수 취급에 관한 소위원회, 탱크에 보관되어 있는 고농도 오염수를 ‘ALPS 오염수’라고 지칭)가 실시한 공청회에서는, 지역의 어업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참가자가 해양 방출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육상에서 장기 보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야마모토이치로(山本一良) 위원장은 ‘육상 보관도 하나의 선택지’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8월 9일에 열린 제13회 ALPS 소위원회에서 드디어 육상 장기 보관이 논의 선상에 올랐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대형 탱크에 보관하는 방안에 대해 ▲탱크 설치에 1기당 3년이 걸린다, ▲부지 이용효율이 기존의 탱크와 크게 차이가 없다, ▲플로팅 루프 탱크(액체에 떠 있는 지붕식 탱크)는 빗물이 섞일 가능성이 있다, ▲탱크가 파손될 경우 누설량이 크다 등의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원자력시민위원회는 10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 탱크 설치 기간은 1.5~2년이면 가능하고, ▲대형탱크 설치로 부지이용 효율이 향상되며, ▲돔형 지붕을 채택하면 빗물 혼입을 막을 수 있고, ▲대형 탱크는 석유비축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오염수 모르타르 고체화의 장단점
△ 원자력시민위원회는 위와 같은 대형탱크(용량 10만㎥) 10기를 설치하고, 방사능 오염수를 고체화해 보관하자는 제안을 했다. (사진 = 원자력시민위원회 제공)
△ 원자력시민위원회가 제시한 방사성 폐액을 고체화하는 미국 사바나강 대형 콘크리트 시설. (사진 = 원자력시민위원회 제공)
이번에 원자력시민위원회가 제안한 모르타르 고체화는 오염수를 시멘트, 모래와 함께 모르타르로 고체화 한 후 콘크리트 탱크 안에 넣어 반지하에서 보관하는 방법이다. 원자력시민위원회 가와이 야스오씨는 미국 사바나 강 핵시설에서의 대형 탱크 건설을 소개했다.
대형 탱크의 장점은 석유 비축으로 검증된 기존 기술을 차용해 방사성 물질을 환경 중에 방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용적효율이 낮다는 것과 발열로 인한 수분증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탱크가 설치된 지역이 영구처분 지역이 된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오염수 보관 부지는 정말 부족한가
현재 일본 언론은 계속해서 ‘2022년 여름에는 오염수 저장부지가 포화상태에 이른다’고 보도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9월 27일 도쿄전력이 ALPS소위원회에서 설명한 자료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와 연료 데브리(노심용융한 핵반응로 안에서 녹아내린 핵연료 덩어리)에 관한 연구시설과 임시보관시설 등을 위한 부지로 약 81,000m2를 확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연료 데브리를 밖으로 꺼내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가능하더라도 꼭 필요한 작업인지 의문이다. 높은 방사선량 때문에 연료 데브리의 위치와 형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면 작업자 대량피폭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시민위원회는 기술상의 위험성, 거액의 비용과 피폭 노동 발생 등을 고려해 데브리 방출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대신, 그대로 100년 이상 격리 보관 후 처리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경제산업성 ALPS소위원회 일부 위원 중에서도 데브리 보관장소 확보 대신 오염수 장기보관을 위한 부지 확보를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부지 내에서 흙 폐기물 처리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장소나, 기존의 탱크 보관 부지를 확장해 오염수 육상 보관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산업성 사무국은 계속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육상 장기 보관 방안이 정말 불가능한지 경제산업성을 비롯한 정부 관계 기관이 진지하게 검토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원자력시민위원회가 이번에 제안한 모르타르 고체화 육상 장기 보관 안에 대해 ALPS소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기관은 이 제안에 대해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
글 = 미츠타 칸나 국제환경 NGO ‘FoE Japan’ 사무국장
번역과 정리 =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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