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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두 다리로 걸어 탈핵운동에 봉사하는 ‘탈핵 알리미’

김은순 집행위원(핵 없는 사회를 위한 충북행동) 인터뷰

 

충북 청주에서 탈핵 알리미활동을 하시는 김은순 님. 매일 빠짐없이 거리에 나와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핵발전 문제와 탈핵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최근에 김은순 님이 사는 충북 청주지역에서는 핵 없는 사회를 위한 충북행동이 출범하기도 했다. 지난 524(), 김은순 님을 만나 탈핵 알리미활동과 동시에 청주 지역의 탈핵운동의 전망에 대해 물어보았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나는 청주에서 탈핵 알리미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에 출범한 핵없는사회를위한충북행동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2010~15년까지 활동했고, 현재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회원, 세월호충북대책위 집행위원, 충북녹색당() 탈핵의제모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11녀 아이 엄마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다 컸다.

 

탈핵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후 방사능문제와 먹거리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4년 가을에 천주교에서 진행한 탈핵학교에 참여해 1기생으로 졸업하게 되면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52월 초에 탈핵 국토도보 순례단의 청주·충북 지역 34일 일정에 참여한 것도 큰 계기가 되었다.

삼척지역 주민들이 핵발전 부지선정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해온 것을 알게 되면서, 핵문제가 단순히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탈핵 알리미활동을 매일 진행하고 계신다는데

탈핵 도보 순례단이 31일 광화문에서 순례를 마무리하는 탈핵 미사를 치렀다. 저녁 기도를 하면서 탈핵을 위해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할까생각했고, ‘남들이 지금까지 안 하던 방식으로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게 바로 내가 사는 지역 골목골목을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에게 핵발전 문제와 탈핵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이었다.

사실, 몸이 안 좋아서 201310월에 수술했는데 그 이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1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2015년에 들어서면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치유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 다리로 걸어서 탈핵운동에 봉사하는 탈핵 알리미를 하겠다고 결심했고, 2015311일 후쿠시마 4주기를 맞이하는 날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말 그대로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탈핵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나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교사들을 만나기도 한다. 가게나 은행에 들어가서 직원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기도 하고, 미용실에 들어가서 20~30분정도 이야기하다 나올 때도 있다. 우리나라의 핵발전소 문제를 알아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시민들과 만나고 이야기한다.

가슴이나 배낭에 몸자보를 붙이고 다니는데, ‘종북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고, 심한 욕이나 배척을 받을 때도 많다. 그럴 때는 기분이 안 좋아지기는 하지만 나름 빨리 해소하는 연습도 많이 했다. 그러지 않으면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니면서 여러 사람들한테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고, 호응해 주시거나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만났다.

 

시작하신지 1년 넘게 지났는데, 힘들지는 않는지?

처음에 대문을 열고 나설 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 동안 안 하고 싶은 날은 하루도 없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하루에 6시간씩 했지만 현재는 4시간 정도씩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순례이다. 매일매일 걸었지만 아직 청주를 완주하지 못했다. 이제 겨우 절반가량 돈 것 같다. 빨리 걷는 것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희망과 보람이 있기에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이번에 핵없는사회를위한충북행동이 출범했다고 들었는데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 청주지역에서도 탈핵문제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고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했다. 핵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밀양 송전탑 문제를 비롯해서 핵발전소와 관계된 지역에서 생기는 차별과 불평등이 무엇인지, 핵 발전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움직이는 비민주적인 것이라는 점에 대해, 지역에서 인식을 함께 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사안별 연대가 아닌 보다 더 효과적이고 상설적인 연대 활동이 필요하고, ‘에너지 전환에 대한 활동도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이 모아졌다.

20159월부터 총 10차례 회의를 걸쳐 지난 2016523일에 출범했다. 지역의 1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핵없는사회를위한충북행동에서 향후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첫 번째로 ‘300인 충북탈핵시민 조직화 사업을 할 것이다. 단체 중심의 연대 활동을 넘어서 시민들이 함께 하기 위해서다. 탈핵을 염원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300여 시민을 모아 탈핵운동의 동력을 키우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대중적 네트워크를 만들어갈 것이다. ‘충북 탈핵시민이 되기를 약속하고 5천원의 후원금을 내면, 우리는 그들에게 탈핵수칙이 써진 수첩을 선물한다. 향후에는 뉴스레터 등을 통해 탈핵 행사 등 각종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내년 후쿠시마 6주년 때는 시민들과 함께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추모 행사를 개최하고 탈핵을 알려 나가는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탈핵 교육사업을 확대할 것이다. 탈핵 강사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지역 탈핵교육의 역량을 모아 표준 교안 제작과 탈핵 공부방 운영도 할 계획이다. 향후 교육청과 협의해서 학교 내에서 탈핵교육을 진행할 수 있으면 한다.

세 번째로 지자체가 에너지 전환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활동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장기적인 지역에너지 자립과 전환정책을 위한 연구 관련 사업을 기획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등 대안 에너지 보급 사업이 현실화되도록 하고, 대중적 대안에너지 시나리오 구축을 위한 토론회도 기획할 예정이다.

기존의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뜻있는 시민들의 풀뿌리 소규모 활동을 통해 핵없는사회를위한충북행동의 조직 확대를 도모하고, 계속적으로 탈핵 활동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으로도 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과 탈핵신문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나는 늘 길에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희망은 길에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천주교에서는 늘 평화를 지향하지만, 그 평화란 정의의 열매로써 가져오는 결과물이다. 나는 길을 걸으면서 주님이 바라시는 평화란 개인적인 평화가 아니라 세상에 휘몰아치는 여러 가지 안 좋은 것들 속에서 찾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탈핵신문은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탈핵 이슈에 대해 다루는 신문이다.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하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탈핵신문을 보는 독자들도 핵발전에 대해서 하나씩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나가는 활동에 동참해 주시길 기대한다.

 

핵없는사회를위한충북행동 출범식 (사진제공: 김은순)

 

탈핵신문 2016년 6월호

오하라츠나키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