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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삼척(신규예정지)

영덕군의회, 핵발전소지원금 130억원 전액 삭감

영덕군의회, 핵발전소지원금 130억원 전액 삭감

 

박혜령 통신원(영덕핵발전소 유치백지화 투쟁위원회 집행위원장)


 

 

영덕군의회는 1218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으로 편성된 특별회계 원전자율신청특별지원금(이하 핵발전소지원금) 130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영덕군의회가 핵발전소 건설을 대가로 주는 특별지원금을 쓰지 않겠다고 거부한 것이다.

애초 121일 본회의에서 영덕군의회는 예산안 원안을 거부했다. 의원 중 손달희 의원의 5분발언으로 제안되었으며, 전 의원 만장일치로 특별지원금 예산편성을 부결한 것이다.

이유는 명백했다. 지난 926일 한국농업경영인영덕군연합회가 의회에 제출한 청원에서처럼, 영덕핵발전소 신규부지 선정 결정 과정에 주민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에, 부지선정을 전제로 한 특별지원금의 예산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한국농업경영인영덕군연합회 청원서에는 이러한 영덕주민들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고, 영덕군의회는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한 것이다.

 

<12월 12일 오전 11시 한국농업경영인 영덕군연합회, 한국수산업경영인 영덕군연합회,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소속 주민들이 영덕군 의회를 방문하여 간담회를 가졌다. 영덕군이 130억 원전특별지원금 예산안을 2015년 6월말 이후 원전특위 활동이후로 조건부 집행할 것을 요구하자 의회가 동의할 의사를 비쳐, 영덕내 단체회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예산안 전면 부결을 요구하였다. 사진제공 박혜령>

 

영덕주민들은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영덕은 지난 1989년 이후 세 차례의 핵폐기장 유치문제로 지역 주민들 간에 갈등의 골이 패이고 분열되어 왔다. 갈등과 분열의 어려움에도 군민들의 자력적인 힘으로 최초로 핵폐기장 유치를 막고 청정영덕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고장이다.

영덕은 브랜드 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영덕 대게와 전국 최고 생산량을 자랑하는 연간 2~3백억의 가치를 지닌 자연산송이가 유명한 곳이다. 천혜의 자연유산인 블루로드는 영덕 대게공원에서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64.6km의 해안 길로, 많은 관광객들의 도보여행지로 각광받는 명소가 되었다. 무엇보다 영덕이 지닌 청정로하스의 브랜드가치는 다양한 자연자원과 함께 경제적, 문화적 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영덕군민들은 인류 최악의 재앙인 이웃나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를 통해 핵폐기장보다 더 위험한 것이 핵발전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근까지 반복되고 있는 국내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비롯해, 세계적인 대형 사고는 발전소가 있는 지역을 넘어 국경을 초월하는 방사능 오염과 피해를 낳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 작년 개정된 법률안에 의해 새롭게 설정된 핵발전소 비상계획구역도 20~30km로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 2012년 핵발전소 주변 지역주민 역학조사에서도 30km내에 갑상선암 발병률이 타 지역에 비해 1.8~2.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핵발전소는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일상적으로 방사능영향·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권역의 범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신규 핵발전소 유치에 대해 예정부지 내 주민뿐 아니라 영덕군 전체(30km 반경 내)의 의사를 묻는 것이 지극히 타당하고 필요한 과정임을 보여주는 근거이다.

지자체나 중앙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듣고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여 집행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안타깝게도 김병목 전 영덕군수가 추진한 신규 핵발전소 유치사업은, 영덕군민이나 영덕 내 제 단체에게 단 한 차례의 토론회나 공청회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왔다. 게다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나 끊이지 않는 한수원 비리 사건 등으로 인해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영덕군민의 반대 의견이 높아진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영덕 군민들은 영덕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업과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전체 군민의 의사를 묻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결여되었고, 유치과정의 투명한 정보공개가 진행되지 않은 그간의 과정을 문제제기하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영덕 핵발전소 건설은 대다수의 영덕군민들이 농·어업에 종사하는 현실에서 농·수산물의 생산과 유통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주민들의 건강영향과 피해, 청정영덕이 지속가능할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민심이 커져있다는 사실을 영덕군 의회는 살펴봐야 할 것이다.

대다수 영덕지역 주민들은 이러한 우려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여론 수렴 절차와, 필요하다면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전격적인 결정까지도 지자체와 지역의회가 적극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돈이 아니다. 주민들은 영덕의 미래를 말하고 있다!

지난 1121일 영덕의 신규핵발전소 부지를 기정사실화하기위해 정홍원 국무총리 등이 우르르 영덕까지 몰여왔다. 영덕군의회는 정홍원 총리의 방문에도 굴하지 않고 121일 한국농업경영인영덕군연합회가 제출한 청원에 부응하며, ‘원전특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며, 이번에 130억 원전지원금의 예산안도 부결한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영덕군은 영덕군의회의 결정을 번복시키고 원전지원금을 내년도 예산에 포함시키고, 통과시키기 위해 군의원들을 상대로 회유와 설득에 나섰다. 이는 행정부의 역할을 하는 영덕군청이 입법부 역할을 하는 영덕군의회의 고유한 권한을 침해·무시하고 3권의 분리·독립이라는 기본적인 국가운영과 지역자치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힌 행위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접한 영덕 농·어민단체와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212일 영덕군의회를 방문하는 등 반발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영덕군의회는 격론 끝에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원전지원금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영덕의 농·어민단체와 사회단체들은 핵발전소에 대한 영덕군민의 의견수렴을 위해 설치된 원전특위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도 하기 전에 원전지원금 130억원을 통과시킨다면 이것은 영덕군의회가 스스로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이다. 특히 원전지원금의 사용처에 대해 영덕군민들의 제대로 된 의견수렴 작업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며 원전 유치·추진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에 반대했다.

영덕군 주민들과 제시민단체들은, 영덕군 집행부와 영덕군의회가 향후 신규핵발전소 부지선정의 전 과정을 전면 재검토하는데 있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덕주민들이 130억 원전지원금을 거부한 것은 더 이상 돈으로 핵발전소 건설문제를 무마할 수 없다는 뜻이다.

중앙정부와 영덕군 집행부는 주민들의 뜻을 온전히 받아 행정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영덕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개·전달하고, 부지내 주민들뿐만 아니라 영덕 전 지역의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청원서

 

영덕 천지원자력 발전소는 2011년 12월31일  한수원이 영덕군을 신규 원전 후보지로 확정하고 산업통산부 고시 제 2012-216호에 의거 원전 개발 사업 예정 구역 지정 고시 되어 2013년부터 2016년 까지 감정평가, 협의보상, 환경성 및 방사성 영향평가, 문화재 지표 조사 등을 한 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원전 시설 실시 계획 승인 및 건설 허가 신청을 하고 2018년부터 착공해서 2024년 준공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덕군민의 다수가 한마음이라 생각합니다만 어느 누가 원자력 발전소를 브랜드 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영덕 대게 그리고 전국 최고 생산량을 자랑하는 자연산송이는 연간 2~3백억의 가치가 있으며 대게와 송이로 인한 영덕 시내의 경제적 효과도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정 영덕을 자랑하는 이곳에 건설하고 싶어 하겠습니까.

농,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경우에도 원전이 들어옴으로 해서 농, 수산물의 생산과 유통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난 군수님이 원전유치를 추진하면서 농민단체와 단한번의 토론회나 공청회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 되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후쿠시마 원전사고나 한수원 원전비리 사건 등으로 인해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이며 영덕군민의 반대 의견도 커진 것도 현실입니다.

따라서 저희 농업경영인 영덕군 연합회는 원전 건설을 추진하기에 앞서 영덕군민에게 원전 관련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어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는 공청회를 다시 한번 열었으면 하고 그 공청회의 결과에 따라 원전 관련 주민 투표를 실시하기를 바라며 청원서를 올립니다.

 

2014년 9월  24일

 

 

발행일 : 20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