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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인터뷰 l 영덕핵발전소백지화투쟁위 손성문 공동대표 "핵발전소 유치는 주민 뜻이 아닙니다"

2011년 12월 23일 신규핵발전소 부지로 삼척·영덕이 선정됐다. 삼척과 영덕에서 신규핵발전소 부지선정 철회 운동의 중심에 있는 박홍표 상임대표(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와 손성문 공동대표(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의 이야기를 각각 들어봤다. 


|인터뷰| 영덕핵발전소백지화투쟁위 손성문 공동대표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이하 영덕핵투쟁위)는 정부와 한수원의 신규핵발전소 건설계획을 반대하고, 김병목 영덕군수의 신규 핵발전소 유치신청은 영덕군민들의 의사와 다르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2011년 6월 14일 발족한 시민모임이다. 영덕군민 대다수가 신규 핵발전소 유치에 반대하고 있는 여론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유치를 강행하는 영덕군에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손성문 공동대표(천주교 안동교구 영해성당주임신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지 선정에 대한 생각은?


그저 착잡한 마음입니다. 바로
이웃 나라에서 선량한 사람들이 단지 핵발전소 가까이에 살고 있던 죄로, 위험을 모르고 사고 현장을 수습하러 들어간 죄로 수없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수백km 떨어진 먼 곳에 있는 사람들도 방사능의 피해를 보고 있고요. 앞으로 사망자가 백만 혹은 이백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아무리 재물이 좋다한들 죽고 나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어느 한 기만 사고가 나도 전 국토에 영향을 미치는 작은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유한한 재물을 얻고자 귀한 생명을 가볍게 여기고 핵발전소를 늘리려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왜 반대하는가?


핵은 사람이 관리·제어할 수 없
는 위험한 물질입니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놓고는 써먹을 데가 없어 전기 생산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핵분열 기술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핵을 충돌시키기만 할 뿐, 멈추거나 없애는 기술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핵분열로 인해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관계당국은 핵은 안전하며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예전에 체르노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을 때 이를 보고 일본자신은 절대 안전하다고 주장했지만, 그것은 지난해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터지면서 거짓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그것을 단지 거짓말로 넘기기엔 상황이 너무 심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역시 그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일본보다 나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무식한 게 용감하다’는 격언처럼 정말 몰라서 그런 것일까요?
핵이 아니어도 더 싸고 안전하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때문에 저와 많은 분들이 핵발전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가까이 영남권에 계신 뜻있는
분들이 힘을 모아주고 계십니다. 지난 12월 26일 영덕 군청 앞에서 정부·한수원·영덕군수가 벌인 신규부지 선정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고,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지난 연말 마지막 밤에는 해맞이 축제를 벌이는 ‘삼사해상공원’에서 경북도민몰래 핵 클러스터를 유치하려는 김관용 도지사와 경북의 많은 지자체장들이 보는 앞에서 핵발전소 반대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핵의 위험성과 더 나은 대체에너지에 대해 알리고 교육하는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현재는주민들이 반대의사를 제대로 표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과 이웃의 눈치를 보기 때문입니다. 마치 조선시대나 이북에 사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그 가운데 적지 않은 분들이 핵의 위험성을알고 걱정하고 계신다는 것에 희망을 가집니다.


하고 싶은 말은?


영덕군민 여러분! 저희가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것은 우리 지역에 피해를 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깨끗한 바다와 건강한 농수산물을 대대로 지키기 위함입니다. 핵발전소가 들어선곳은 약속과 달리 어느 곳도 발전하거나 인구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암 발생만 늘어났습니다. 우리 지역에 정말 좋은 것이라면 저도 찬성하겠습니다. 우리 자신과 자녀들을 위해 깊이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3면 기사
박혜령·윤종호 준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