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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과 일본

‘UN과학위원회 2020년 보고서’ 반박

※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CNIC)의 가타오카 료헤이 씨가 ‘원자 방사선 영향에 관한 UN과학위원회’(UNSCEAR) 2020년 보고서를 반박한 글을 번역해 소개한다. UN과학위원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 따른 방사선 피폭 영향 등을 보고서에 담았다. 원문은 원자력자료정보실의 소식지 566호(2021년 8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UN과학위원회,

후쿠시마 사고 피폭에 따른 건강 영향 없다

 

 

원자 방사선 영향에 관한 UN과학위원회’(UNSCEAR)가 올해 3<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에 따른 방사선 피폭 레벨과 영향: UNSCEAR 2013년 보고서 발행 후 발표된 견해의 영향(UNSCEAR 2020 Report Annex B)>’(영어판 248. 이하 UN과학위원회 2020년 보고서)을 발표했다. UN과학위원회는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에 관해 2013년 보고서를 발표했고, 이후 새로 발표된 논문과 조사 결과를 반영한 백서를 2015, 2016, 2017년에 각각 발표했다.

 

2020년 보고서는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부터 10년을 맞아 새로운 연구 결과 등을 추가해 정리했다. 내용은 방사성 핵종이 대기와 해양에 방출·확산·침착·이동한 현황, 공중과 노동자의 선량평가와 건강 영향, 인간 외 생물상(生物相)에 대한 영향평가 등으로 구성했다. 이 글에서는 저자(가타오카 료헤이)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과 그 문제점을 지적한다.

 

 

공중 선량 평가

 

 

UN과학위원회는 2013년 보고서 이후 피폭 선량 평가에 관한 새로운 견해를 상당수 밝혔다. 2020년 보고서는 핵발전소 사고 이후 주민의 식생활과 행동에 대한 선량 평가를 재검토했다. 보고서는 실제에 가까운 상황을 재현하고 계산한 결과, 개인 피폭 선량과 관련해 생활 형태에 따른 변동 폭을 가미하면 사고 1년 후의 개인 피폭 선량은 10밀리시버트(mSv) 미만, 갑상선 피폭 선량당량은 100밀리그레이(mGy) 미만이라고 추정했다. 후쿠시마현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개인 피폭선량을 2013년 보고서 추계 결과보다 1/2 이하이거나 그것보다 대폭 낮게 평가했으며, 각 장기 피폭 선량당량도 모든 연령에서 평생 15mGy 미만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그 정도의 피폭으로 암 발생 비율이 상승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평가했다.

 

UN과학위원회는 그 이유가 요오드가 섭취가 많은 일본인의 식생활 습관을 고려한 추정 식을 사용했고, 2013년 보고서에서는 갑상선 피폭의 주된 경로를 음식물과 음료수 섭취를 통한 내부 피폭으로 규정했지만 2020년 보고서는 공기 중 핵종을 흡수한 것으로 인한 내부 피폭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주민들이 피난해서 회피한 외부피폭 선량은 어른의 경우 최대 40mSv, 유아 갑상선 선량당량은 최대 500mGy라고 추정했다. 장기적 피폭선량은, 사고 발생 후 10년간의 외부피폭 선량을 사고 후 1년째의 2~3, 생애 피폭 선량을 사고 후 1년째의 4, 갑상선 피폭 선량당량을 첫 번째 연도의 약 2배 정도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이 추정치는 2013년 보고서보다 높다. 그 이유는 지표 방사선량 감쇠 속도가 당초 예측보다 늦은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UN과학위원회 2020년 보고서는 피폭 선량 추계를 근거로 향후 후쿠시마 주민들에게 암 등 건강에 관한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UN과학위원회가 의거한 측정치는 30km 바깥의 특정 지역과 사고 발생 2주 후의 1080명이라는 한정된 데이터를 활용한 것인 만큼 그 신뢰성이 낮다. 가장 심각하게 피폭했다고 여겨지는 피난지시구역 주민의 피폭량은 충분히 측정되지 않았다.

 

 

갑상선 검사

 

 

후쿠시마현에서 실시하는 소아갑상선검사 현민건강조사에서는 현재까지 256명이 악성 및 악성 의심판정을 받았다. 그 가운데 214명은 갑상선 전부 또는 일부를 척출하는 수술을 받았다(517일 현재). UN과학위원회 2020년 보고서는 방사선 피폭 측정치에서 갑상선암 발생을 평가한 결과, 모든 대상 연령층에서 갑상선암 발생은 확인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갑상선암 검출수가 예측과 비교해 대폭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은 방사선 피폭이 아니라, 감도가 상당히 높은 초음파 기기를 사용해 스크리닝했기 때문이라며 과잉진단 가능성을 지적했다. 덧붙여서 갑상선 검사는 후쿠시마 어린이와 젊은이에게 불필요한 불안과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고 일반 공중 사이에서는 방사선 피폭과 관련된 선천성 이상, 사산, 조산이 과잉 발생했다는 정확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한 저자(가타오카 료헤이, 원자력자료정보실)의 생각은 이렇다. 첫 번째 검사(201110~ 20133) 대상인 약 30만 명은 이전 상태를 알 수 없으므로 스크리닝 효과를 완전히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두 번째 검사(20144~ 20156)에서 갑상선 검사를 받은 약 27만 명 중에는 약 2년 전에 실시한 첫 번째 검사에서 건강하다고 진단받았음에도 갑상선 의심 진단을 받은 사람이 71명에 달했고, 그 가운데 51명은 수술 결과 암으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두 번째 검사 이후 발견된 환자는 스크리닝 효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또 수술 결과 림프절 전이(78%)와 갑상선 외 침윤(45%)이 발견됐다. 따라서 검사와 수술은 필요한 것이었고 과잉진단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스크리닝 효과와 과잉진단이 후쿠시마현에서 갑상선암 환자가 증가한 원인이라면 환자 발생에 지역 격차는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암 발생에는 지역 격차가 나타나고 있으며 방사선량이 높은 지역일수록 갑상선암 발생이 많다.

 

 

노동자의 선량 평가

 

 

UN과학위원회 2020년 보고서는 노동자의 백혈병 리스크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피폭량이 가장 많은 37명의 노동자 중 최대 피폭량은 약 200mGy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인원수가 적어서 백혈병 발생률의 증가를 통계적으로는 식별할 수 없다고 했다.

 

2018년 말까지 일본 정부는 수습작업에 종사해 암에 걸린 6명의 노동자(백혈병 3, 갑상선암 2, 폐암 1)에 대해 업무상 질병(산업재해)을 인정했다. 하지만, 방사선 피폭과 특정 암 발생과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수습작업 종사자의 피폭선량은 대다수가 사고 발생 후 1년 이내 10mSv 미만이다. 100mSv 이상의 피폭선량을 받은 노동자는 극소수다. UN과학위원회 2020년 보고서는 그래서 백혈병, 전고형암, 갑상선암 발생률이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결론지었다. 노동자의 백내장 리스크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리기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원래 UN과학위원회는 100mSv 이하 피폭으로 인한 암 발생 리스크의 유의미한 상승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에 입각해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10mSv 이하의 저선량 피폭으로도 발암 리스크는 유의미하게 상승한다는 연구 보고가 다수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2020년 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UN과학위원회는 2020년 보고서에 대해 곧 일본어 번역본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서 거론한 점 외에도 반론의 여지가 많다. 폭넓은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어 논의해 높은 수준의 반론을 펼쳐 나갈 필요가 있다.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1년 9월(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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