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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슈

세월호 참사와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 핵발전소 방사능방재 대책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하기에, 반드시 대비해야 하는 일

세월호 참사와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 핵발전소 방사능방재 대책

 

권승문(녹색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

 


 

 

세월호 참사와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의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관할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졌지만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과 유기적인 지휘체계는 고사하고 사고 초기에 현장에서 혼선만 야기했다. 이에 따라 인명 구조가 늦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만 커져가고 있다.

일부에선 재난 대응 컨트롤 타워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이나 총리실 산하에 재난 대응을 담당하는 직속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현재의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를 들고 있다. 타 부처와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안전의 관점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규모 재난의 경우에는 안전행정부가 관할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부가 재난 대응을 총괄하지만, 방사능 재난의 경우에는 원안위가 주관하는 중앙방사능방재대책본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협조 및 통합지원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이처럼 중앙본부가 이원화돼 있다 보니, 관계법령의 중복을 수정하고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지휘체계의 혼선이 발생시키는 문제점들을 목격했다. 유관기관과의 협조지원까지 고려할 경우, 상위 단위에서의 협조지원체계가 국가 비상시에 유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 들어 대통령 직속에서 국무총리 소속 기관으로 격하된 차관급 위원회인 원안위가 장관급 중앙행정기관 사이에서 실질적인 주민보호조치를 위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핵발전소 사고와 해당 지자체 및 사업자 실태

핵발전소 사고 시 지방정부는 주민보호조치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주체이다. 이에 지방정부의 방사능 방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핵발전소 지역 지자체별 방사능 방재 담당인력은 1~2명 정도에 불과하며, 이 또한 방사능 방재 업무 전담이 아닌, 재난관리 또는 민방위 업무가 주요담당인 상황이다. 또한 사고 시 주민 소개와 사고 수습 등을 총괄하는 핵심시설인 현장방사능방재센터에 실제 상주하는 전문가는 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파견된 2인에 불과하다.

현장방사능방재센터의 관련 인력 및 장비, 예산 등도 턱없이 부족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현재의 예산이나 행정권으로 지자체를 지도 및 감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세월호 참사는 선박회사와 이를 관리·감독하는 정부 및 관련기관간의 유착관계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핵마피아와 가짜 부품, 각종 비리로 얼룩진 핵산업계를 우리는 이미 목격한 바 있다. 또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도쿄전력의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기억하고 있다. 승객들보다 먼저 대피한 선장과, 선장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노후화된 배를 수입해 안전을 무시한 채 개조하고 운행한 선박회사를 보면,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핵발전소 사고를 수습해야 하는 노동자와 노후화된 핵발전소를 안전을 무시한 채 수명 연장하려는 핵발전 사업자가 떠오른다. 핵발전 사업자가 안전을 최우선하고, 방사능 방재에 관한 인력을 확충하며,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방사능방재 대책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은 핵발전 관련 시설에서 방사선 비상 또는 방사능 재난이 발생할 경우 주민보호를 위해 비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구역이다. 원안위는 기존 8~10km인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을 세분화하라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권고기준 및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의 교훈을 반영해 비상계획구역을 예방구역(3~5km), 준비구역(8~10km), 감시구역(~30km)으로 세분화해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역의 확대 및 세분화에 걸맞는 대책이 뒷받침되고 있는지 그 여부는 의문이다. 세부구역별 준비사항과 기관별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핵발전소 사고 시 지역 주민들은 옥내 대피 및 소개를 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고 기다리는 주민들은 이제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구호소 대부분은 공공학교다. 하지만 구호소 표시가 돼 있지 않아, 지역주민들은 어떤 학교가 구호소인지 알 수 없다.

핵발전소 사고 시 주민들을 안전하게 소개해야 하는 구호소 대부분에, 방사선 대비를 위한 시설 및 기준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설정돼 있는 구호소의 수용 가능 인원이 주민들의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또한 핵발전소 반경 거리에 있어 구호소 위치의 적절성이 의문시되고, 집결지와 소개루트, 소요시간의 존재 유무가 각 핵발전소 지역별로 달라 구호소의 위치 및 대피 매뉴얼을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사고 시 지역주민들을 수용하는 구호소의 위치, 수용인원, 소개루트, 소요시간을 선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지역방사능 방재대책 대피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매뉴얼이 있다한들 이를 위한 훈련과 교육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4년마다 진행되는 합동훈련, 5년마다 진행되는 연합훈련으로는 부족하다. 훈련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수도 턱없이 적어 실효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을 확대·세분화할 경우 방재 훈련도 비상계획구역 확대에 따라 훈련 대상 주민을 확대하고, 훈련주기를 재설정해야 하며, 실효성 있는 훈련 방법을 마련해 실시해야 한다.

핵발전소가 위치한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성인은 물론, ··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시적인 방재 교육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발행일 : 2014.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