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사고 5년, 체르노빌 사고 30년, 신고리5·6호기 건설허가,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발표 및 관련 법안 발의, 경주지진과 월성1~4호기 가동중단, 신고리3호기 상업가동,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 돌입, 영화 《판도라》 흥행 등 2016년도 역시 핵발전소와 관련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대통령과 비선실세, 관료, 재벌까지 연루된 국정농단과 헌정파괴가 드러났고, 국회에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사태를 바로잡기를 원하는 수백만의 국민들이 ‘시민혁명’을 2달 넘게 이어가고 있다. 국가 전반에 걸쳐 문제가 없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국정혼란과 마비를 틈타 지진으로 멈춰섰던 경주 월성핵발전소1~4호기 재가동이 12월 5일 기습적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승인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점검을 통해 지진으로부터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연 무엇을 점검했고 확인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는 3달 동안 한 번도 이 문제를 정식으로 다루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팽개치는 결정만 반복하는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7년 한국 탈핵의 분기점…차기 대선에서 탈핵을 정책적 과제로!
아쉽게도 탄핵 정국 속에서 탈핵의 요구는 많이 부각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계획대로 핵발전소 건설과 가동을 추진하고 있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2017년 7월에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2017년은 한국이 탈핵으로 가는 길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결정 시기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차기 대선의 시기가 상당히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약 3월을 전후로 탄핵이 결정되면 2017년 상반기는 탈핵에너지전환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현재 탈핵운동진영은 대선 후보들에게 탈핵에너지전환의 과제들을 요구하고 약속을 받기 위해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www.goodbyenuke.kr)’을 진행하고 있다. ▲신고리5·6호기, 삼척·영덕·울진 신규핵발전소 건설 백지화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와 폐쇄 ▲고준위 핵폐기물 관련 신규 핵시설 건설 철회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계획 철회하고, 공론화 재실시 ▲탈핵에너지전환정책 수립 및 탈핵에너지전환기본법 제정 ▲재생에너지 지원 및 확대정책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정치상황 속에 속도를 많이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지역과 다양한 부문에서 서명운동을 통해 탈핵의 필요성과 각각의 요구에 대해 알려나가고 있다. 이제 10% 정도의 목표를 채운 것 같다.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내년 3월을 전후해 우리의 요구와 목소리를 모아 분명히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에 집중을!
2017년 탈핵운동의 목표와 과제를 좀 더 명확히 세웠으면 한다. 무엇보다 차기 대통령과 정부가 탈핵에너지 전환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이 최대한 목표대로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1월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해서 2월과 3월 최대로 많은 서명을 받을 수 있도록 집중했으면 한다. 최근 흥행 중인 영화 《판도라》도 함께 보고, ‘시민혁명’의 광장에서도 놓치지 않고 각 지역에서 서명을 받았으면 한다.
둘째, 탈핵을 위한 시민요구안을 토론하고 만드는 공론과정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에서 제시한 주요 요구들이 있지만, 차기 정부와 지방정부, 시민사회 등이 해야 할 과제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해서 시민의 요구안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제시되었던 탈핵에너지전환시나리오와 로드맵, 탈핵에너진전환기본법 등도 함께 제시되고 정당, 지방정부, 대선후보 등과의 토론도 진행하면 좋겠다.
311, 후쿠시마 6주년에 서울에서 탈핵물결의 퍼레이드를!
셋째, 후쿠시마 사고 6년을 맞이하는 3월 11일 탈핵을 위해 광장과 거리에 최대한 모여 행동했으면 한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매년 후쿠시마 사고일을 즈음해서 탈핵행사가 진행돼왔다. 그동안 탈핵운동이 각계각층과 지역 곳곳으로 확대된 힘을 이번 후쿠시마 탈핵행사에 함께 모아봤으면 한다. 3월 11일(토) 오후 서울에서 신나는 탈핵물결의 퍼레이드도 하고, 100만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알렸으면 한다.
2017년 기회의 문은 분명히 열려 있다.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바로 지금이 이 문을 열고 탈핵으로 나갈 때다.
안재훈(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사무국장)
탈핵신문 201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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