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달 가동되지 않고 놀고 있는 발전설비 용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가동되지 않고 있는 발전설비는 35GW(기가와트)를 기록했다. 가동되지 않고 있는 발전설비를 설비예비력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발전소의 정비, 고장, 갑작스러운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해 최대 전력수요 보다 많은 발전소를 갖춰 놓는 것을 의미한다.
10월말 우리나라의 발전설비 용량은 총 103GW였고, 10월 중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날은 10월 31일(월) 오후 8시경으로 68GW였다. 이에 따라 가동을 하지 않고 있던 발전설비는 35GW였다. 이는 울진 6호기 등 한국형 원자로(OPR-1000) 기준으로 볼 때, 핵발전소 35기에 해당하는 발전설비이다.
설비예비력을 다시 최대 전력수요로 나눈 비율을 설비예비율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설비 예비율은 51%를 기록했다. 즉 필요한 발전 설비보다 51%나 많은 발전 설비가 놀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신규 발전소 건설 비해 전력수요 늘지 않아!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신규 발전소 건설이 이어진 것에 비해 전력수요는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적 순환정전을 겪었던 2011년, 월별 설비예비율이 4.1%까지 떨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하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최근 1~2년 동안에는 여름과 겨울 한두 달을 제외하고는 설비 예비율이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월별 설비 예비율은 그 달의 최대 전력수요를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때는 더 많은 발전 설비가 놀게 되고 있는 것이다.
내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영향…‘추가 발전소 건설 필요 없다’
이와 같은 변화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확정될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공급이 충분한 상태에서 ‘추가 발전소 건설이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민간 발전사들은 전력 수요 둔화에 따라 적자폭이 너무 크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로 핵발전소나 석탄화력발전소 같이 사회적 논란이 많은 발전소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논쟁이 내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탈핵신문 2016년 11월호 (제47호)
이헌석 편집위원(에너지정의행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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