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주민투표, 11월 11일 공표 -작년 삼척 주민투표 승리…올해 영덕의 선택은?

청정영덕을 지켜내기 위한, 영덕주민들의 핵발전소 반대투쟁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월 9일 영덕핵발전소찬반주민투표추진위원회(이하 영덕주민투표추진위)는 오는 11월 11일(수)을 영덕 주민투표의 날로 공표했다. 더불어, 영덕주민투표추진위는 주민투표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영덕군수와 영덕군의회를 압박하며, 영덕 민간주도의 주민투표를 추진하기 위해 투표인명부 작성 등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한국사회 탈핵을 희망하는 가톨릭, 원불교 등 종교계를 비롯해, 시민단체 회원들은 영덕지역을 연이어 방문하며 영덕핵발전소 반대운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신규핵발전소 부지로 예정되어 있는 삼척과 영덕은, 한국사회 탈핵을 위한 가장 첨예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작년 삼척 주민투표 승리에 이어, 올해 영덕에서조차 주민투표가 승리한다면, 정부의 핵발전 확대정책은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

 

영덕 주민투표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르고…영덕군청 앞 단식농성, 마을단위 주민설명회 이어져

9월 9일 영덕 주민투표의 날을 공표한 다음날부터 영덕군청 앞에서는 매일 영덕주민투표 궐기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농성장 사진 참고. 10월 5일 현재, 26일째). 또 9월 중순부터 ‘한국탈핵 전도사’ 김익중 교수(동국대 의대) 등은 영덕지역의 마을들을 구석구석 순회하며, 핵발전과 주민투표에 대한 영덕주민들의 이해를 돕는 주민설명회를 갖고 있다. 영덕주민투표추진위 관계자는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사가 돌아간 뒤에도 대부분의 마을들은 밤늦게까지 토론을 이어갔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영덕주민투표추진위, 영덕군수·영덕군의회 면담…“주민투표 협조하라”

9월 17일(목) 한수원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희진 영덕군수가, “정부와 국회가 경주에 지원해 준 것만큼 영덕에 지원을 해준다는 약속을 해준다면, 영덕군도 원전 유치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다”는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히자, 다음날 영덕주민투표추진위 등은 영덕군수의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또 한수원이 추석을 앞두고 쌀 6천포대를 지원하겠다며 영덕군청에 전달식을 요구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규핵발전소 입지에 따른 지원책 설명회를 제안했지만, 영덕군수는 이 둘 모두를 거부했다고 한다.

추석 직후인 지난 10월 1일(목) 영덕주민투표추진위는, 영덕핵발전소에 대해 다소 불분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영덕군수 간담회를 통해, 영덕 주민투표 추진에 관한 입장과 의견을 확인·조율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영덕주민투표추진위는 ▲주민투표 추진위 사무실 농성장 설치 지원 ▲주민투표관리위원회 구성 시 영덕을 대표할 수 있는 사회단체, 관리위원회 참여 ▲주민투표 투표소 설치, 비품 대여 등 지원 ▲읍면 주민투표관리위원회 구성 시, 읍면 사회단체 참여와 협조 ▲주민투표 과정에서 한수원과 중앙정부의 부당한 개입에 대해 영덕군의 단호한 원칙 고수 등을 요구했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요구를 검토한 뒤 법적 테두리 안에서 도울 일들을 확인하겠다. 유치신청은 비민주적이었지만, 거둬들이는 과정은 민주적이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한편, 영덕주민투표추진위는 10월 2일(금) 영덕군의회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영덕군의회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참석한 5명의 영덕군의원들은 “10월 6일(화) 군의회 전체 간담회 직후, 지지 입장을 밝히겠다”고 약속하며, 5명의 의원 전원이 주민투표 동의 서명에 참여했다.

 

가톨릭·원불교 등 종교계와 시민단체들, 신규핵발전소 건설 저지를 위해 영덕 응원·연대 방문 이어져!

영덕핵발전소 반대투쟁을 응원하고 연대하기 위해 영덕을 찾는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종교계의 움직임은 눈여겨볼만 하다. 지난 9월 14일(월) ‘영덕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를 촉구하는 생명평화 미사, 탈핵천주교연대 출범식’이 영덕성당에서 있었다. 이날 전국 각지의 교구에서 모인 성직자와 신도 500여명은 생명평화 미사 직후, 영덕성당에서 영덕군청까지 탈핵기도순례에 나섰고, 영덕군청에 도착해 이희진 영덕군수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또, 10월 5일(월)에는 전국의 원불교 교무들이 영덕교당에 모여 탈핵기도를 올린 후, 영덕읍내를 지나 영덕군청까지 ‘11월 11일 영덕주민투표로 핵발전소 막아내자’며, 탈핵순례를 진행했다<사진 참고>.

전국의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회원들도 ‘1박 2일 서명버스’로 영덕을 응원·연대하고 있다. 지난 10월 3일(토)~4일(일) 1차 서명버스로 70~80여명이 참여해, 마을별로 찾아가 주민투표 투표인명부 서명작업을 도와주었다. 당일 약 1200명의 서명을 추가했다고 영덕주민투표추진위 관계자는 전했다. 2차 서명버스는 10월 10일(토)~11일(일), 3차 서명버스는 10월 17일(토)~18일(일)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작년 6월 기준으로 영덕군 인구는 약 4만명, 유권자 수는 약 3만5천명 정도이다. 현재까지 약 1만명 내외의 투표인명부 서명을 받았다고 한다.

 

 

 

 

 

탈핵신문 2015년 10월호

윤종호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