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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삼척(신규예정지)

삼척시장 ‘건설 반대’, 영덕군수 ‘조건부 수용’ 신규핵발전소 해당 지자체장 국감 증인 출석, 대조적인 입장 밝혀 / 아쉽게 끝난, 2015 국감…19대 국회, 역대 최고 탈핵 이슈 다뤄

19대 국회 마지막, 맥빠진 국정감사

지나치게 많은 피감기관 숫자와 20여일의 짧은 감사기간, 불필요해 보이는 각종 자료 요구로 국정감사 무용론이 매년 나오지만, 자료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은 시민단체의 눈에는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것을 기획해야 할지 힘들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널린 자료는 가공하기에 따라 특종이 되기도 하고 누구나 이야기하는 구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국정감사에 예외인 기간이 있다. 바로 국회 임기 마지막 년도 국정감사이다. 첫 해에는 누구나 심기일전을 불태우기도 하고, 달라진 상임위 배치에 따라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더 이상 나올 이야기가 없어지고, 마음은 국회의사당이 아니라 내년 선거와 지역구에 가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국정감사는 기운이 빠지기 시작한다.

올해 국정감사가 딱 그랬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인 것도 있지만, 2012년과 2013년 한수원 비리, 전력대란, 고리·월성 1호기 수명연장, 2차 에너지기본계획,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굵직굵직한 에너지 현안들이 모두 끝난 시점에서 진행된 국정감사가 주목받기란 쉽지 않다. 이미 잡혀갈 사람은 다 잡혀가고, 나올 이야기는 다 나왔다는 이야기가 여러군데서 흘러나왔다.




김양호 삼척시장  / 이희진 영덕군수  

 

대조적인 국감 증인 출석신규핵발전소, 삼척시장 건설 반대”, 영덕군수 조건부 수용

그러다 보니 과거 이야기가 재탕, 삼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용후핵연료 보관세 주장(강길부 의원, 미래위)은 핵발전소 소재 5개 지자체에서 계속 주장하던 내용이었고, 경주로 한수원 본사 이외에 부설 연구소도 이전하라는 주장(정수성 의원, 산업위)은 전형적인 지역구 챙기기식 질의였다.

그나마 의미가 있었던 것은 삼척시장과 영덕군수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각각 핵발전소 건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원전유치 신청 및 건설은 국가사무라는 산업부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삼척주민들의 84.7%가 주민투표를 통해 반대한 만큼 삼척에 신규 원전을 건설해서는 안 된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이희진 영덕군수는 지난 2005년 영덕주민의 80%가 방폐장 유치에 찬성을 했지만, 지금은 후쿠시마사고의 여파 등으로 주민의 여론이 많이 바뀌었다, “정부와 국회가 경주에 지원해 준 것만큼 영덕에 지원을 해준다는 약속을 해준다면 영덕군도 원전 유치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조건부 수용의사를 밝혔다.

영덕군수의 애매한 발언에 반발 목소리가 높아지자, 영덕군청은 조건부 수용은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 보도자료까지 발표했다. 영덕군청은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는 상황을 전달하는 발언이었다, “특별법 제정과 이를 통한 주민수용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밝히기도 했다.

 

새로운 사실①…송전탑 및 송전선로 전국 최고, ‘경주 799, 601km’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큰 이슈를 몰고 다닌 것은 없었지만, 그동안 미확인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전국 지자체 중 송전탑이 가장 많은 곳이 경주(799)이고, 그 뒤를 해남(733)과 울주(715)가 뒤따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간 지역별 송전탑 개수는 한전 자료마다 천차만별이었고, 근거도 명확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정확한 통계가 발표된 것이다.

경주는 송전선로 길이로도 전국 1등 이어서 총 길이가 601km이고, 그 다음은 울주(537km), 창원(527km)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송전탑 6,632(5,566km), 경상북도 6,417(4,477km)로 충남보다 경기도와 경북에 더 많은 송전탑이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처음 드러났다.

 

새로운 사실②…신고리3호기 건설 지연으로, UAE 지체 보상금 40억원 지불 예상

또한 그 액수가 애매했던 신고리 3호기 건설 지연에 따른 UAE 지체 보상금 규모도 이번에 명확해졌다. 그간 공사대금의 일정액(0.25%)이라는 것만 나와 있었을 뿐 정확한 액수에 대해서는 서로 이야기가 달랐으나,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한전이 월 기성액 17천만달러의 0.25%42만달러(5억원)를 매달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제어 밸브 리콜문제로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신고리 3호기는, 내년 5월 상업운전이 목표이기 때문에 총 40억원의 위약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대 국회 중 탈핵 이슈를 가장 열심히 다룬 19대 국회

이처럼 소소한 사실 확인 이외에 신고리 3호기 위조부품 검증실패 은폐(김제남 의원), 김종경 원자력연구원장의 고리1호기 폐로 결정은 지역이기주의발언 지적(송호창 의원), 핵발전소 해외부품 중 35%의 시험성적서 위·변조 확인 불가 지적(주승용 의원) 등은 과거 같으면 큰 이슈가 되었을 사안들이었지만, 반복되는 시험성적서 위·변조, 이미 결정나버린 고리1호기 폐로 결정 등으로 별로 주목받지 못한 사안들이 되고 말았다.

설령, 마지막 국정감사가 조금은 힘없이 끝났지만, 19대 국회는 대한민국 역대 국회 중 탈핵 이슈를 가장 열심히 다룬 국회로 기억될 것이다. 탈핵 사안을 다루는 2개의 국회의원 연구모임, 다양한 법안 입법 제출과 법개정은 이전 어떤 국회보다 훌륭했다.

올해 국정감사의 부족한 지점은 내년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잘 메울 것으로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탈핵신문 2015년 10월호

이헌석 편집위원(에너지정의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