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로 만나는 탈핵
아톰, 내 사랑(Atom, mon amour)
- 핵에너지에 대한 프랑스의 믿음 들여다보기
△ DW 다큐멘터리, 2019, 영어 (28분 35초), 감독: 마티아스 베르트, 카트린 빌트하게
프랑스보다 핵에너지를 좋아하는 나라는 드물 것이다. 프랑스는 핵발전 분야의 세계 선두 주자이며 자국 전력 생산의 대략 75%를 핵발전이 담당한다. 핵에너지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그들의 귓등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반핵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아톰, 내 사랑(Atom, mon amour> 영화에 나오는 서폰텐느의 농부 장뽈 시몽은 핵발전에 반대하는 시위대에게 농장 시설을 빌려주었다가 법정에 가야 했다. 농장 시설은 당국에 압류되어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핵발전소는 독일과 국경을 인접한 페센하임에 있다. 페센하임 핵발전소에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지만 주민들은 대체로 아랑곳하지 않는다. 신형 유럽형 가압경수로 완공이 거듭 지연되고 있는 플라망빌, 핵재처리 시설이 가까이 보이는 르아브르의 해변에서 사람들은 평온하게 해수욕을 즐긴다.
프랑스에서의 핵에너지에 대한 이러한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 다큐멘터리는 핵에너지에 대한 찬성론자와 반대자들의 시선을 통해 프랑스의 핵시설 곳곳을 들여다보며, 프랑스의 어린이들이 어떻게 핵에너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키워지는지를 살펴본다. 2차 대전 후 프랑스가 해결해야 했던 에너지 자립과 환경 문제, 과학기술에 대한 믿음은 핵에너지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상식’을 만들었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있다. 핵시설 근처 해변에서 시료를 채취해서 방사능을 측정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풀뿌리 활동가들은 프랑스가 결국은 ‘핵발전에 대한 사랑을 멈추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독일 공영방송 DW가 제작한 것으로 웹사이트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dw.com/en/atom-mon-amour/av-50829203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11월(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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